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젊은이들이 서울로 모여들듯이 중국에서는 직업을 찾아 농촌에서 도시로 올라오는 농민공들이 있다. 중국 전체 인구의 약 20%에 이르는 이들은 마음 편히 몸을 쭉 펴고 누울 공간조차 되지 않는 비좁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꿈을 꾸고 있다.

상하이의 한 대학교에서 청소미화원으로 근무하는 펑(冯) 씨는 학교 건물 한편의 작은 사무실을 개조해 만든 공간에서 산다. 약 20㎡ 규모의 작은 공간에는 이층침대 두 개와 작은 서랍장, 의자 등이 놓여 있다. 펑 씨는 이곳에서 다른 청소미화원 동료 3명과 함께 지낸다.

상하이와 가까운 안후이(安徽)성 출신인 펑 씨는 학교 근무가 끝나는 저녁시간이나 주말에는 인근의 가정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청소 등을 하고 있다. 가사도우미로 버는 돈은 시간당 30위안으로 학교에서 받는 월급과 다 합쳐도 한 달 수입은 3000위안(한화 51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펑 씨의 남편은 고향인 안후이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하나뿐인 아들은 안후이에 있는 대학에 다니면서 학교 기숙사에 머물고 있다. 펑 씨의 아들은 졸업 후 상하이에서 취업하기를 원하는데 워낙 상하이의 물가가 비싸 집을 어떻게 구할지가 펑 씨의 최대 고민이다.

펑 씨와 같은 농민공들의 대도시 생활환경은 대부분 열악하다. 펑 씨의 경우처럼 직장에서 지낼 곳을 마련해주면 매우 운이 좋은 편이고, 대부분은 싼 월세를 찾아 전전하기 마련이다.

상하이에서 건설현장 노동자로 일하는 야오(姚) 씨는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의 아파트 단지에 산다. 겉으로는 말끔하니 제법 괜찮아 보이는 아파트 단지인데 사실 야오 씨가 사는 곳은 아파트 건물 안이 아니라 아파트 주차장이다.

아파트 1층에 있는 주차장 공간을 개조한 뒤 이를 사무실이나 방으로 만들어 세를 주는 식이다. 이 아파트에는 야오 씨가 사는 집처럼 주차장 공간을 개조해 만든 집들이 즐비하다. 정작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공간은 찾기 힘들다. 개조된 집 앞에는 주전자와 물통 등 취사도구가 널려 있다. 실내 공간이 너무 좁아 마땅한 취사공간이 없어 외부에서 음식을 하거나 몸을 씻기 때문이다.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는 창고를 방으로 개조해 한 사람이 몸을 쭉 펴지도 못하는 크기의 공간을 월세를 받고 내주는 경우도 있다. 100㎡가 넘는 큰 아파트의 경우, 이를 2~3개의 소형 아파트로 쪼개 세를 놓는 경우도 종종 있다. 쪼개서 세놓은 방에는 2~3명이 함께 살아 아파트 한 채에 10여 명이 사는 일도 드물지 않다. 상하이의 웬만한 아파트 방 1칸의 월세가 1500위안(한화 25만원)을 훌쩍 넘기 때문에 일어난 기현상이다.

상하이 외곽에는 컨테이너 마을이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한 몸 누일 자리를 찾지 못한 농민공들이 버려진 컨테이너를 보금자리 삼아 삶을 영위하고 있다. 버려진 컨테이너라도 주인이 있어 매달 세를 내야만 한다. 한여름에는 덥고 한겨울에는 집 안에서도 입김이 나는 컨테이너집의 월세가 500위안(한화 8만2000원)이나 된다.

베이징은 상황이 더욱 나빠서 창고나 주차장으로도 모자라 지하실을 개조해서 방으로 세를 내주는 경우가 많다. 공식적인 숫자는 없지만 최소한 수만 명의 사람이 창문도 없는 개조된 지하실 주택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물가 상승 및 주택임대료 상승으로 농민공들의 거주 환경이 점점 열악해지자 상하이는 5월 1일부터 세입자 1인당 주거면적을 5㎡ 이상 확보해야 방을 빌려줄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또 방 1칸의 세입자 수는 최대한 2명을 넘지 않도록 했다.

앞서 2013년 베이징시도 한 집을 쪼개 여러 명에게 세를 줄 경우 1인당 주거면적이 5㎡ 이상이 되도록 정했다. 방 1칸의 세입자 수는 최대 2명으로 제한하되 아이가 있는 경우는 예외로 했다. 또 지하 창고 등을 방으로 개조해 세를 주는 것도 금지한다.

직업을 찾아서 농촌에서 도시로 올라오는 농민공들은 중국 전체 인구의 20%에 이르는 2억7000만 명에 달한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 자료에 따르면 농민공의 월평균 수입은 2609위안(약 43만원)으로 하루 평균 86위안 정도다. 미국달러로는 14달러 수준인데 아시아개발은행은 하루 평균 20달러의 수입을 중국의 중산층 기준으로 삼고 있어 대다수 농민공들은 중산층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베이징과 상하이가 팔을 걷어붙이고 농민공들의 거주환경 개선을 위해 나섰지만 고학력의 젊은이들조차 높은 생활비를 견디다 못해 쪽방으로 모여드는 개미족이 되는 상황에서 손쉽게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알아두면 좋은 중국의 풍습>

닭요리는 가슴살보다 목이 맛있어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패스트푸드음식점으로 꼽히는 맥도날드. 그런데 이 맥도날드가 1등 자리를 KFC에게 내준 곳이 있으니 바로 중국이다.

중국에서 KFC는 약 4600여 곳의 레스토랑을 보유한 반면 맥도날드는 2014년 4월 현재 2000여 곳으로 KFC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KFC가 중국 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얻은 배경에는 중국인들이 닭요리를 좋아하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

중국인들의 치킨 편애에 자극받은 맥도날드는 4~5가지 종류의 다양한 치킨 버거와 치킨윙, 치킨너겟 등 다양한 치킨 메뉴를 선보였다. 메뉴만 봐서는 KFC로 오해할 만큼 다양한 닭요리로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최근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치맥(치킨과 맥주) 열풍이 분 것도 중국인들이 치킨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 었을 터이다. 거리 곳곳에는 중국식 닭튀김인 지파이(雞排)를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지파이는 닭을 뼈 없이 얇게 발라 돈가스처럼 바삭하게 튀긴 것으로 매운 양념 가루를 뿌려 먹는다.

닭튀김집에서 인기 있는 또 다른 메뉴는 닭모래주머니나 닭발, 혹은 닭 목 등을 튀긴 요리다. 중국인들은 닭가슴살은 퍽퍽해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고 한다.

중국인들의 닭 소비량은 2012년 1300만 톤으로 미국을 앞섰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inchunghan@gmail.com

뉴욕공과대학(NYIT)의 중국 난징캠퍼스에서 경영학과 조교수로 근무 중이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근무했으며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역경영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