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겨냥, 6년 전 비해 늘어난 컴퓨터 ‘셀프 검색대’

사진=이코노믹리뷰 손예술 기자.

해외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하고 있다면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이케아(IKEA)다. 기자도 2008년 독일 교환학생 시절 교외에 위치한 이케아에 들러 소형 가구는 물론이고 자질구레한 생활용품을 구입해본 경험이 있다. 그로부터 6년 뒤인 올해 3월 ‘MWC(Mobiel World Congress) 2014’ 취재차 들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다시 한 번 이케아를 찾을 기회가 생겼다. 이케아의 국내 상륙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이케아는 6년 전과 달라진 것이 있을까.

 

집과 관련한 모든 것, ‘원스톱’으로 해결 

이케아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도 외곽에 위치한 피라 그란 비아(Fira Gran Via)에 있다.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을 탄 후에도 우리나라의 ‘경인선’과 같은 외곽 지하철을 한 번 더 타야 한다. 이케아는 넓은 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도심이 아닌 상대적으로 땅값이 비싸지 않은 곳에 매장을 설립해왔다. 또 이케아는 배달 서비스를 거리별로 금액을 책정,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니 이케아는 자동차가 있는 소비자가 더욱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이케아 1호점은 경기도 광명에 있지만, 해외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교통편이 좋아 차별적인 배달 전략 등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이케아는 총 3층으로 구성돼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상품들을 인테리어로 구성해놓은 쇼룸(Show-room)과 연결돼 있으며 위층으로 올라가면 카페테리아가 있고, 쇼룸에서 한 층 내려가면 실제로 살 물건들을 담을 수 있는 거대 창고로 연결돼 있다.

입구와 연결된 쇼룸으로 들어가면 바로 이케아 제품들로만 세팅된 수십 개의 방을 만나게 된다. 인테리어된 가구·벽지·커튼은 물론이고 소품까지도 모두 이케아 것이다. 다양한 콘셉트로 꾸며 놓아 특별한 인테리어를 구상하지 않아도 손쉽게 방을 꾸밀 수 있어 편하다. 인테리어 룸들은 침실과 거실, 아이들 방, 주방순으로 되어 있으며 이 룸마다 메인 제품들을 별도로 전시해놓았다. 예를 들어 침실 쇼룸을 지나면 침대와 메트리스 등이 진열돼 있는 식이다. 매트리스의 촉감 등을 이곳에서 확인한 뒤 지하 1층의 창고에서 바로 물건을 픽업(Pick up)할 수 있다.

주방의 경우에는 식기세척기와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싱크대, 수납장 등도 구비돼 있다. 하다 못해 주방 서랍장 안에 넣을 숟가락과 젓가락 등의 분리 케이스도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수납장 손잡이의 종류도 다양해 이케아만 방문하면 집에 관련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끔 했다.

아예 소비자들의 예산을 고려한 인테리어도 있다. ‘1000유로에 새 주방을 만나는 방법’ 등의 광고 문구와 함께 이와 관련한 식기와 가전제품이 세팅되어 있는 식이다. 쇼핑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쇼룸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는 평균 30~40분 정도 걸린다.

 

스마트폰에 밀린 종이 줄자와 연필

구입할 제품을 가져올 수 있는 창고로 내려가기 전에는 상담 전담 직원들과 컴퓨터가 배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대량으로 제품을 살 경우 견적을 내고, 제품 배송 내용과 일정 등을 체크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6년 전과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였지만, 가장 큰 차이는 이케아의 ‘디지털화’였다.

6년 전에는 쇼룸 입구나 매장 곳곳에 긴 종이 줄자와 몽당연필이 배치돼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가구 사이즈를 재거나 크기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종이 줄자보다는 스마트폰을 손에 쥔 사람들이 눈에 더 많이 띄었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 메모 기능으로 자신이 사고 싶은 제품과 가구를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종이와 연필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실제로 바르셀로나 매장을 돌아다니고 있는 중장년층 여성들도 모두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기록하면서 자신들의 쇼핑 리스트를 관리하고 있었다.

또 다른 점은 창고가 있는 층에 혼자서 제품을 검색할 수 있는 ‘셀프 검색대’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곳에는 검색용 컴퓨터가 10대가량 배치되어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창고에서 바로 검색해 제품명을 알아내거나 재고 등을 체크할 수 있는 것이다. 6년 전, 제품을 직접 직원들에게 문의했던 때와는 다른 풍경이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면 바로 이케아의 명물 ‘1유로 핫도그’를 먹을 수 있는 작은 식당이 있다. 1유로 핫도그 외에도 탄산음료와 커피도 즐길 수 있다. 핫도그는 빵에 튀긴 양파가루와 소시지, 오이피클로만 구성된 단촐한 메뉴. 6년 전과 다른 점은 튀긴 양파가루와 오이피클을 직원이 담아준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손님 취향에 맞게 몇 번이고 퍼 먹을 수 있게끔 돼 있었다. 이곳은 식당이 아니라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은 구비돼 있지 않다.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마련돼 있는 식당에 가면 된다.

핫도그 코너 옆에는 초콜릿과 식당에서 파는 메뉴의 식재료를 살 수 있는 매장이 있다. 스웨덴의 전통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키트(Kit)를 파는 것이다. 그야말로 이케아에서 파는 것은 직원만 제외하고 모두 이케아에서 살 수 있다.

2층에 있는 식당의 메뉴는 기본적으로 스웨덴 음식과 샐러드 뷔페, 음료 등이다. 그러나 추가 메뉴는 국가별로 다르다. 기본적으로 스웨덴 전통음식과 샐러드 뷔페가 있는 것은 동일하나 독일과 다르게 바르셀로나에서는 스페인 현지 음식이 제공되고 있었다. 케첩과 마요네즈 등 소스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가격대가 비싸지 않아 이케아 식당만 찾는 사람들도 보였다. 국내 마트나 백화점에 입점한 푸드코트만큼 음식 종류가 많지 않았으나, 샐러드 뷔페 등은 국내에서도 호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