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견조한 호조세 당분간 지속… 소비자 물가 상승 등 더블딥은 우려

한국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0 하반기 경제전망’의 경제지표는 매우 긍정적이다. GDP가 상승하고 있고, 하반기 성장률도 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투자의 증가와 민간부분이 경기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 내놓았던 올해 전망치 5.2%보다 0.7%포인트 높은 수치다. 또 정부의 공식 전망치(5.8%)보다는 0.1%포인트 높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6월에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성장률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10억 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4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경제지표만 놓고 봤을 때 재테크를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인 듯하다.


경제 전반 ‘행간’을 읽어라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하반기 금융시장을 한없이 긍정적으로 보거나,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분기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선진국의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더블딥 우려도 없다고 했다. 반면 하나대투증권은 하반기 펀드투자전략 보고서를 통해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화폐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투자자가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경제 성장세 속에서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상반기 2.7%에 머물렀던 소비자물가는 3.0%로 높아졌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금리 인상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4분기 이후에는 물가안정 목표인 3%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상반기 3.5%, 하반기 3.4% 등 연 3.4%로 물가상승률 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안정을 꾀하기 위해선 올 하반기에 2∼3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을 보인다. 현재 기준금리는 2.25%로 3% 안팎까지 끌어 올릴 것이란 게 금융전문가들의 평가다.

문제는 시기다. 한국은행의 8월 기준금리 동결이 인상의 전주곡으로 보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말까지 격월로 2.75%까지 인상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조금씩 금리 인상을 통해 시장의 반응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 효과에 대해선 원화 강세의 영향을 받겠지만 내수주 전반에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원화 강세는 수출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 계획을 갖고 있는 듯 보인다. 현재 물가를 놓고 봤을 때 기준금리가 낮다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중수 총재는 “연 2.25%가 적절한 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언제 어떻게 올릴지 사전에 계획을 갖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견조한 성장을 이끄는 것보다 물가 안정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빠르면 9월 중 금리 인상이 예상 되는 대목이다.

금리와 투자의 상관관계

금리가 인상되면 환율은 떨어진다. 경기 둔화를 이끌어 주가도 하락을 하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금리 인상 후 4개월 간 영향을 받는다. 지난 6월 금리 인상 이후 현재 코스피지수는 박스권을 형성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시중금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국제수익률, 채권수익률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금리가 인상되면 시중금리의 상승을 이끌어 채권 시장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투자자들이 경제지표의 행간을 정확히 읽지 않고선 올바른 투자에 나설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막연한 상승 기대감만을 갖고 투자에 나설 경우 물가 상승 등 인플레이션 압박에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하반기 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 자산관리에 더욱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제대로 된 하반기 자산관리를 위해선 어떤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할까. 경제지표의 행간을 속속들이 읽고 있는 증권사의 명품PB 3인이 전하는 하반기 자산관리 전략을 공개한다.

대우증권 갤러리아PB Class 이영우 부장
“물가 상승 시작… 채권을 노려라”

채권 투자, 이자수익과 투자수익 일석이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10년 장기채권 유리

이영우 PB는 투자를 통해 효율적인 종합자산관리를 선호한다.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특화 점포인 PB클래스 갤러리아에 재직하며 세무사, 변호사, 부동산 전문가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7월 CPI 전월 대비 0.3% 상승, 예상했던 수준” “9월 이후 상승률 3%대 접근할 듯” -한국은행-

지금까지의 물가 상승 압력은 지수상으로 나타나지 않고 숨어 있는 모습이지만 앞으로는 점차 높아지는 양상을 보일 듯하다. 작년 9~10월은 물가 안정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고 농산물의 경우 8~9월에 상승하는 계절적 특성과 공공요금의 인상까지 겹쳐 하반기 물가 압력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이자는 낮고 물가는 오르는데 좋은 상품이 없을까요?”
우리나라는 2007년 3월부터 표면금리가 2.75%인 물가연동 국고채를 발행하다가 2008년 8월 발행을 중단했으나 과잉 유동성 공급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정부의 국채 발행 니즈가 부합하여 올 6월부터 재발행 중이다.

물가연동 국고채는 물가 상승분만큼 채권의 원금이 증가하고(원금 증가분:비과세) 이자는 증가된 원금에 표면금리(2.75%)를 지급하는 채권으로 금리 상승의 주된 원인을 물가와 연동해 원금과 이자가 지급되는 정부 발행 채권이다.

일반적으로 물가 상승은 실질소득을 감소시키는 부정적 의미가 크지만, 이 채권 투자자 입장에선 물가 상승만큼 수익을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물가연동 국채에 1000만 원 투자 시 CPI(소비자물가지수)가 3% 올랐다면 채권의 원금이 1030만 원으로 늘어나고 이자 역시 늘어난 원금을 기준으로 책정되므로 물가 상승에 대한 위험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매년 3%의 물가가 오른다고 가정해 보면 일반 과세기준으로 세전 수익률은 6.8%이므로 현재 예금 금리 대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또 10년 장기채권으로 분리과세 신청이 가능해 금융소득 종합 과세 대상자에 유리하며 6개월에 한 번씩 이자가 지급되므로 안정적 현금흐름에도 도움이된다.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세계 주요국의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이며 국제 원자재 및 곡물 가격의 상승 등으로 물가 상승 요인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돼 채권의 인기는 높아질 전망이다.

동양투자종금 골드센터강남점 황현숙 대리
“물가연동 국채가 뜬다”

금리 상승 시기 채권형 펀드는 수익률 저조
박스권 장세 속 장기적 관점의 ELS·ELW 접근 필요

황현숙 PB는 동양종금의 부자재테크 전담팀인 골드센터강남점에 재직하고 있다. 투자전략과 주식시장의 한발 빠른 전망을 통해 효율적인 자산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700포인트 중반. 개인 투자자들은 신규 투자를 주저하고, 지속적인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 속에서도 1797.42포인트란 고점을 찍었다.
경기 회복기인가 싶었는데 벌써 경기 확장기에 접어든 만큼 CMA, 보통예금에 자금이 있지만 쉽게 움직이지 않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실천이다.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작년과 올해, 우리에게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었던 채권형펀드는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지난해의 수익을 보장해주기는 힘들 것이다. 7월 기준금리 인상 후 8월은 금리가 동결되었지만, 국내 경제의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니 비중은 축소하는 것이 유리하다.

채권형펀드의 비중을 축소하고 그동안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한 장기회사채는 초과 수익을 실현시켜야 한다.금리와 함께 최근에 급등하고 있는 농산물 가격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농산물가격이 상승하고 소비자 물가지수가 이미 바닥을 다진 상태라면 물가 상승은 시간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을 반영할 수 있는 물가연동 국채는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물가연동 국채는 정부가 발행한 채권으로 원금과 이자를 물가에 연동해 지급한다.
물가 상승으로 늘어난 원금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표면금리에 대해선 분리과세 신청이 가능하다. 최고 세율 38.5%를 적용받는 금융소득 종합 과세 대상자는 33%의 세율로 원천징수를 하고 종합소득에서 제외될 수 있다.

1700포인트 중반에서 박스권 장세를 유지하는 요즘 같은 시기라면, ELS도 시장 수익률 대비 초과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상품이다. 7월 ELS 발행 규모는 전월 대비 935억 원 증가한 2조 976억 원을 기록했으며 3개월 연속 2조 원 이상 발행됐다. 특히 공모형 ELS와 달리 상품을 맞춤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사모형 ELS 비중이 6월 대비 7월 7% 증가한 59%를 차지했다.

글로벌 금융 환경 개선에 따른 시장의 상승 가능성도 있으나 그동안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IT, 자동차 등의 주도주는 당분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은행주의 상승이 기대되며, 2010년 연간 영업이익이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는 해운·항공·정유 등의 업종과 중국 소비자 물가 안정에 따른 중국 정부의 긴축 완화가 예상되는 만큼 철강·조선·기계 등 전통적인 중국 관련주들도 관심을 가져보아야 할 것이다.

한화증권 르네상스지점PB센터 임주혁 차장
“3분기 씨앗 뿌려 4분기에 거둬라”

부동산 침체에 따른 직접투자시장 인기
물가 상승 대비 커머더티펀드에 가입할 만

임주혁 PB는 한화증권에서 PB업무를 시작하며 1호로 키운 인재다. PB지점 내 자산관리 베스트컨설턴트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바 있다. 2700억 원이 넘는 자산을 관리하며 목표수익률 위주의 운영을 선호한다.

2010년 하반기 재테크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선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2010년 하반기 금융시장에 미치는 변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직접투자시장으로의 자금 이동과 올해 초부터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자문형랩 상품의 등장으로 주식투자 분위기가 다시 올라가고 있는 점이다.

또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낮은 실질금리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있다. 원화 강세 같은 환율 문제와 글로벌경제의 더블딥 가능성 이야기가 자주 회자되는 등 투자심리도 변동에 따라 금융시장은 상당히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움직일 것으로 예측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금융 환경에서는 모든 투자 가능 자산 중 주식투자의 비중을 3분기부터는 지수 하락 시마다 늘리는 것을 추천한다. 이런 투자 의견에 부담이 되는 부정적인 측면으로 주식시장을 볼 때, 직접투자 비중 확대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다.

현재 주식시장의 이유들을 살펴보면 기업의 역사적 가치가 싸지 않고, 금리 인상 등 정부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다. 특히 중국의 성장 둔화와 긴축 우려감 팽배 등으로 당분간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이런 우려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듯 보인다. 주식시장을 볼 때 Upside Risk가 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수출기업의 지속적 Market Share가 증대되고 있다.

외국인/기관 투자가의 주식 매수가 꾸준히 증대되고 있는 점에서 하반기 투자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봤을 때 하반기 투자전략으로는 현금성자산을 CMA 같은 요구불 예금 성격의 투자처에 투자하면서 하반기 중에 4회 정도 거치식 분할투자로 코스피지수의 ETF에 투자하는 것을 권유한다.


전체적으로는 간접투자상품으로 곡물과 유가 상승을 대비한 Commodity Fund를 하반기 중에 분할 매수 추천한다. 하반기 시기별 투자전략으로는 3분기 중에는 직접 주식투자보다 증권사의 자문형 랩어카운트를 통한 투자가 좋다.

최근 금리 인상 시기와 맞물려 향후 금리 인상이 있다면, 그 인상 시기의 직전후에 A등급 이상의 장기채권에 투자하여 장단기채권의 스프레드 축소 시 중도 매매를 통한 채권투자를 추천한다. 3/4분기에 투자를 집중해 4/4분기 및 2011년 상반기 중에 투자 수익을 향유하는 하반기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