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앱컨설팅 대표 ykimceo@naver.com
삼성전자 컴퓨터 사업부장을 거쳐 국민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역임했다. 앱MBA, 앱에디터를 개발했으며 60권의 경영 도서를 썼다.

한국의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대작 게임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을 때 미국의 한 작은 회사는 ‘소셜 게임(Social game)’에 눈을 떴다. 소셜 게임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사람이 사람을 끌어오는 형식의 게임을 일컫는 말이다.

소셜 게임에 눈을 뜬 이 회사는 특별한 기술을 보유한 것도 아니다. 대기업에서 돈을 대준 것도 아니다. 징가(Zynga)라는 이 회사는 2007년 7월, 페이스북(Facebook) 상에서 한 게임을 론칭했다.

‘팜빌(Farm ville)’이라는 이 게임은 친구들과 농작물을 키우고, 키운 농작물을 교환하거나 팔아서 돈을 버는 게임이다. 페이스북 고객들은 무료로 이 게임을 즐기면서 친구들에게도 이 게임을 권장한다.

자신이 농작물을 키우고 교환·판매하는 간단한 게임이라 남녀노소 누구든지 쉽게 즐길 수 있다. 기본적 형태는 무료 게임이지만 각종 아이템은 게임 머니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게임 머니 아이디어는 한국 게임회사들에게 배웠다.

그러나 징가는 여기에서 아이디어 하나를 더했다. 게임 머니를 현금 이외에도 배너광고 클릭 등 다른 기업과 연계된 마케팅 프로그램으로도 얻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징가는 유료 게임 아이템과 광고 프로그램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은 자신이 키우는 농장의 빠른 성장과 수익 창출을 위해 페이스북을 이용해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징가는 팜빌 이후에도 30여 개의 페이스북용 소셜 게임을 개발했다. 징가 게임의 1일 이용자는 800만 명, 1개월 이용자가 2억5000만 명에 이른다. 징가는 설립 2년 만에 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12년에는 10억 달러의 매출이 예상돼 ‘게임업계의 구글’로 인정받고 있다.

징가 설립자인 마크 핀커스(Mark Pincus)는 화제의 인물이다. 실리콘밸리의 스타들은 대부분 20대에 회사를 세웠다. 반면 핀커스는 40대에 창업했다. 핀커스에게 징가는 4번째 회사다. 인터넷 방송국, 소프트웨어 회사, SNS 회사를 경영해봤지만 모두 실패했다. 4번째로 만든 회사는 고객에게 재미를 주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징가라는 회사명은 핀커스가 집에서 키우던 개 이름이다. 회사 로고도 징가의 품종인 불독 모양이다. 징가 게임의 특징은 쉽고 재미있다는 것 외에 고객이 참여하는 게임의 정석이라는 점이다.

징가의 생존 기반은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다양한 사업 파트너와의 연계를 통해 독특한 비즈니스 생태계(Ecosystem)를 만들어 가고 있다. 페이스북은 고객을 끌어 모아주고 징가는 고객을 오랫동안 페이스북에 머물게 해 수익을 발생시킨다. 페이스북에는 수많은 협력회사들이 콘텐츠를 생성해 상생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정백현 기자 jjeom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