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코카콜라 인수 이후였다. LG생활건강의 휴게실과 화장실엔 생소한 내용의 CEO 메시지가 적힌 액자가 걸렸다. 제목은 ‘메디치 이펙트(Medici Effect)’ 였다.

이는 중세 유럽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이 음악, 미술,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한데 모아 교류시킨 것이 르네상스의 시초가 된 데서 유래했다. 서로 관련 없는 이종간의 교차점에서 생각이 결합해 아이디어가 폭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차 대표는 실제 경영활동에 이러한 원리를 적용했다. 제품 개발·마케팅팀이 사업부를 넘나들며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생활용품·화장품·음료의 특성이 섞인 새로운 성격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화장품에 발효콘셉트 적용시킨 ‘숨37’, 여기서 파생한 발효샴푸 ‘리엔 생기원’, 최초의 남성전용 샴푸 ‘엘라스틴 옴므’, 최초의 파우더형 자외선차단제 ‘오휘 파우더 선블록’ 등은 그의 메디치 효과론에서 나온 신개념 제품이다.

2005년 출시된 친환경 목욕용품 ‘비욘드’ 역시 메디치 이펙트의 대표적인 사례다. 생활용품 브랜드인 ‘비욘드’ 개발팀에 화장품 연구원들이 투입되는 식이다.

전민정 기자 pu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