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버블 붕괴인가. 최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파산 소식이 잇달아 들려오고 있다. 가격 상승 폭이 줄고 미완공된 건물과 미분양 주택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개발업체가 분양가 인하에 나서면서 기존 입주자들과 마찰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으로 인한 잡음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난징시 장닝구(江宁区)의 번화한 교차로에 위치한 8층짜리 건물은 지난해 5월 이후 아무런 공사도 진행하지 않은 채 거의 1년 동안 흉물스럽게 방치돼왔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5월 공사가 완료돼 분양해야 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공사가 완공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가족의 봄(家庭春天)’이라는 건물 이름에 걸맞지 않게 미완공된 건물은 전혀 봄을 만끽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잉지아(赢家)가 파산위기에 몰려 건물 완공을 위한 자금 마련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추진했던 또 다른 부동산인 난징 치샤구(栖霞区)의 건물 역시 1년 6개월째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의 파산은 잉지아 한 곳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최근 들어 연쇄적으로 여기저기에서 파산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부동산 버블이 꺼지는 신호탄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저장성 하이닝시의 부동산 개발업체 리더팡찬(立德房产)은 지난 2010년 헤이룽장성 미산시에 2억5000만위안(약 417억원) 규모 비즈니스단지 투자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또 하이닝시의 피혁산업단지 프로젝트도 실패하면서 심각한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에 빠졌다.

난징의 또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인 푸디(福地)는 1억500만위안(약 175억원)을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으로 사실상 부도 처리될 공산이 커 보인다.

중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는 지난 3월 저장성 닝보(寧波)의 부동산 개발업체 싱룬(興潤)이 부채 35억위안(약 583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부도가 나면서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싱룬은 15곳의 중국 내 은행으로부터 24억위안, 개별 투자자들로부터 11억위안을 빚지고 있다. 싱룬이 보유한 자산은 3억위안에 불과해 부채를 갚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모두 부동산 열기 탓에 과잉으로 건물을 짓다가 덤터기를 쓴 사례다. 거주용 부동산도 예외는 아니라서 부동산 거품론을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70대 주요도시 신축주택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7.7% 상승해 지난 2월 상승률 8.7%에 비해 1.0%포인트 낮아졌다. 아직까지 주택 가격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그 폭이 낮아지고 14개 도시는 가격 자체가 하락하면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열기가 뜨거울 때, 전국 곳곳에서 건설붐이 일었다. 하지만 그 당시 아파트들은 부동산 개발업체의 자금난으로 중도에 공사가 중단됐거나 완공됐어도 구매자를 찾지 못해 빈집 신세인 아파트가 무더기로 나오는 실정이다.  자금 부족에 시달리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완성된 아파트를 할인 분양하는 새로운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萬科)는 베이징의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당초 예상보다 3.3㎡당 2000~3000위안(33만~50만원) 할인된 가격으로 내놓았다. 보유 물량의 조기 소진을 위해서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대폭 하락한 항저우의 경우,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최고 30%까지 분양가를 내려서 판매하자 추가 가격 하락을 기대한 구매자들이 오히려 구매를 미루면서 해당 업체들이 줄도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분양가를 낮춰서 판매하자 이미 아파트를 구입한 입주자들은 이에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개발업체들의 분양가 인하로 인해 전반적인 주택 가격의 하락을 우려한 일부 입주자들은 현수막을 내걸고 부동산 개발업체를 비난하고 나섰으며 업체 직원들을 위협하고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일부 입주자들은 부동산 개발업체 분양사무실에 가스레인지 등을 가지고 가서 음식을 해 먹는가 하면 가스통을 폭파한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또 일부 입주자들은 업체가 할인한 분양가만큼의 돈을 기존 입주자들에게도 돌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입주자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지방 정부에 입주자들의 시위를 막아달라는 요청까지 하고 나섰다.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인한 잡음은 한동안 중국에서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알아두면 좋은 중국의 풍습>

중국인들의 비취옥 사랑

중국인이라면 남녀를 불문하고 한두개는 갖고 있는 액세서리가 있다. 바로 비취옥으로 만든 장신구다.

한국에서는 비취옥으로 만든 장신구라고 하면 대체로 반지나 비녀 정도를 떠올리게 된다. 또 비취옥 반지 등은 한복을 입었을 때, 혹은 나이 든 할머니들이나 하는 것으로 치부해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어린 학생들부터 노인들까지 모두가 비취옥을 몸에 지니고 다닌다. 여학생들은 빨간 줄에 옥을 달아 목걸이로 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고 뱅글 모양으로 생긴 옥팔찌도 많이 하는 편이다. 남성은 목걸이보다는 염주처럼 생긴 옥팔찌를 하는 경우를 간간이 볼 수 있다.

중국인들은 비취옥이 나쁜 기운을 쫓아내주고 순수함과 장수를 의미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매장할 때 옥도 같이 묻는 풍습이 있었고, 명과 청시대에는 다양한 예술품이 옥으로 만들어졌다.

비취옥은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최근에는 중국 부유층들이 투자의 일환으로 비취옥을 사들이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부유층 중국인 수집가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아 크리스티 경매 등 해외 경매에서 비취옥 팔찌나 목걸이 등은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팔리기도 한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inchunghan@gmail.com

뉴욕공과대학(NYIT)의 중국 난징캠퍼스에서 경영학과 조교수로 근무 중이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근무했으며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역경영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