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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헤지펀드 돈맥찾기 나섰다



세계 헤지펀드들 중 45% 이상이 정리되는 가운데 숨죽이고 있었던 헤지펀드들이 경기침체의 바닥을 읽고 기지개를 펴고 있다. 주식, 부동산, 펀드 중 수익률이 좋은 곳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방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처를 알아보고 있다.

몇몇 헤지펀드들은 금, 원유 등 상품 시장으로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환투자도 이머징마켓 통화 비중을 늘리는 중이다. 특히 국내 원화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들도 있다. 달러 약세로 돌아설 경우에는 원화도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20조달러 골드 매수한 국부펀드

지난 2월 4월물 금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1000달러를 돌파했다.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의 가치가 계속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됐지만, 그 이면에는 금을 매수한 국부펀드가 있었다. 확인 불명의 국부펀드는 지난 2월 금 20조달러를 사들였는데, 이 여파로 940달러였던 금값이 1000달러까지 올랐다는 후문이다.

또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인 존 폴슨(52) 폴슨앤컴퍼니 회장은 금에 관련된 산업과 광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한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그는 “존 폴슨 회장은 향후에도 금의 가치는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금 관련 투자를 계속 늘리라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3월5일 현재 906달러까지 떨어졌지만, 헤지펀드 관계자들은 여전히 금값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시장에서 금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라고 말한다. UBS은행에서 나오는 골드바가 부족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분별한 국채 발행으로 시중에 과다 공급된 달러가 가치를 잃어버렸을 때 세계 기축통화의 역할을 금이 대신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유럽계 헤지펀드의 홍콩지점 헤지펀드 매니저는 “달러의 통화붕괴를 감지한 이들이 상당하다”며 “포트폴리오 중 10~20%는 항상 금을 비축해 두고 있고 그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답했다.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안전자산에 속하는 스위스프랑이 강세를 보이는 것도 스위스 은행이 보유한 금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스위스프랑이 발행될 때마다 스위스은행은 발행분만큼 금을 사둔다. 유럽계 헤지펀드 관계자는 “스위스프랑의 가치가 떨어질 경우 금이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에 스위스프랑은 달러보다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동남아와 부실자산은 ‘돈맥’

최근 헤지펀드들이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한 헤지펀드들은 동남아시아의 바닷가를 사들이고 있다.

독일계 헤지펀드 G사는 11월부터 리조트 관련 부동산들을 매입했다. 호텔은 물론 리조트 단지, 아직 미개발 중인 바닷가 부지 등 가리지 않고 있다고 헤지펀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G사는 태국 푸껫과 파타야 등 20곳, 대만 4곳, 인도네시아 3곳 등을 매입했으며, 베트남 바닷가와 리조트도 물색 중이다.

동남아시아 바닷가를 사는 이유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도 있지만, 무엇보다 개발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개발권이나 부지를 매각할 경우 커다란 수익률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계 헤지펀드 관계자는 “회계연도 3월 결산이 지나고 모든 것이 정리되면 자연스레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는 헤지펀드들이 아시아 부동산을 많이 노리고 있다”며 “유동성이 풍부한 펀드들은 11월부터 투자하기 시작했고, 보수적인 헤지펀드들은 3월 결산을 지켜보면서 투자하겠다는 의견”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유럽계 헤지펀드들도 아시아 부동산을 노리고 있다. 한국에도 독일계 펀드들이 빌딩들을 사들였고, 일본계 자본들도 동남아시아와 한국 부동산들을 매입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헤지펀드 관계자는 “환율과 부동산 가격 하락이 메리트로 작용해 헤지펀드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매수하고 있다”며 “경기회복으로 부동산 가치가 올라갈 경우 수익률이 아주 짭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자산도 헤지펀드의 먹잇감이다. 실제로 블랙스톤은 연기금과 MOU 체결한 20억원으로 국내 부실 금융사 M&A에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
존 폴슨 회장은 지난 연말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부실 모기지와 채권 매입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존 폴슨 회장은 미국 씨티그룹의 부실채권을 계속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존 폴슨 회장은 금과 함께 부실자산에 대해 상당히 메리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를 사는 헤지펀드들

지난 3월5일 현재 원·달러 환율이 1600원에 근접한 1586원을 기록했다. 헤지펀드들은 추락한 원화가치를 반기고 있다.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경기가 회복될 경우에 원·달러 환율은 자연스럽게 1200~1300원으로 회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은행에서는 원화를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일본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뭉칫돈을 들고 있는 일본 법인들이 원화를 많게는 수억 원대로 사들이는 등 원화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유럽계 헤지펀드들도 아시아 국가 중 한국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통화가치는 미국과 비례해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한국만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헤지펀드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미국 경제와 같은 경기곡선을 그려왔던 한국만 통화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비이상적”이라며 “수출둔화는 세계적인 현상이고 유동성 공급이 부족한 것도 한국만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원화를 장기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2~3년 후 경기가 회복되면 1600원 하던 환율이 1200원으로 되돌아와 400원의 환차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접근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정부가 개입해 끌어올린 환율이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초를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1500원까지 올라간 환율을 1400원까지 하락시켰다. 반면 정부가 다시 개입했던 3월6일에는 1597원에서 40원밖에 하락시키지 못해 1550원에 장이 마감됐다.

홍콩 헤지펀드 매니저는 “이 차이는 원화가 시장에서 제대로 취급받지 못함을 의미한다”며 “단기적인 시각보다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와 달리 달러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투자하라고 헤지펀드들은 말한다. 장기적으로 달러하락은 이미 예고됐지만, 현재 달러는 여전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3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김현희 기자 wooang13@ermedia.net


김현희 기자  |  wooang13@ermedia.net  |  승인 2009.03.05  21: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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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돈맥찾기,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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