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포지션’은 클럽에 따라 정확히 놓아야 하는 ‘볼의 위치’라는 뜻으로, 그립만큼이나 볼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올바르지 않은 공의 위치는 스윙을 서서히 망치게 하는 원인이 된다.

또 스탠스나 클럽에 맞춰 정확한 곳에 볼을 놓지 않으면 골퍼가 볼을 치는 것이 아니라 볼이 골퍼를 치는 형국이 된다. 클럽 페이스에 볼을 맞추기 위해서 쫓아다니게 돼 인위적인 스윙 동작이 나오며, 이로 인해 스윙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볼 놓는 위치는 볼의 탄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가령, 평소 볼을 놓는 위치보다 볼 하나 정도 왼쪽에 놓는다면 클럽 페이스에 정확히 맞힐 확률은 떨어지지만 볼의 탄도는 평소보다 높아진다. 반대로, 평소보다 볼 하나 정도 뒤에 놓아두면, 클럽 페이스에 정확히 맞힐 확률은 높아지지만 볼의 탄도는 낮고 직선으로 날아가다 오른쪽으로 살짝 휘어지는 페이드성 타구가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좀 더 정확한 볼의 위치에 대해서 알아보자. 평균적으로 클럽마다 볼을 놓는 위치가 달라진다. 사진 1과 같이 보통 볼의 위치는 클럽에 따라 피칭 웨지(근거리를 치는 데 쓰는 아이언 클럽)의 볼 위치인 중간 지점에서 점진적으로 대각선 방향으로 이동한다. 클럽의 번호가 낮아질수록 로프트(골프 클럽의 헤드가 누워 있는 각도)가 4도씩 낮아지고(정확히 4도씩 낮아지다 5번부터 3도씩 낮아진다) 길이는 반 인치씩 길어지기 때문에, 볼의 위치도 대략 볼 반 개쯤 점차 앞으로 나가게 된다.

보통 아마추어들이 7번 아이언을 칠 때 볼을 양발 중앙에 두는데 이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피칭 웨지를 기준으로 로프트 각도는 46~48도로 규정되어 있다. 피칭 클럽의 머리 부분 끝인 ‘리딩 에지(leading edge)’와 바닥의 ‘솔(sole)’부분이 정확히 정렬하게 되면 어드레스 시 클럽은 양발의 정 중앙에 위치하게 된다.

만약 클럽 헤드가 양발에서 타깃 반대 오른쪽으로 이동하게 되면 클럽의 로프트 각은 점점 줄어들어, 피칭 웨지를 사용하는 의도가 무색하게 된다. 투어 선수의 경우 일반인의 볼 위치와 약간 다르며, 크게 4가지 위치로 구분지을 수 있다. 사진 2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가장 앞쪽의 드라이버는 왼발 뒤꿈치 연장선상에 볼을 둔다.

클럽 헤드는 바닥과 평행선상으로 움직이다가 볼을 만날 때는 약간 업블로(Up-blow) 즉, 하늘로 향하게 된다. 드라이버는 약간 스윙이 위로 올라갈 때 맞는 유일한 클럽이기 때문이다. 우드의 볼 위치는 드라이버보다 볼 한 개 정도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또 사진 3과 같이 5번 아이언은 어드레스 때 중앙에서 약간 앞쪽에 볼을 둔다. 5번 아이언과 비슷한 3, 4, 6, 7번 아이언들도 볼을 같은 위치에 둔다.

피칭 웨지는 볼을 좀 더 날카롭게 내려쳐야 하기 때문에 스탠스 정중앙에 위치시킨다. 8, 9번 쇼트 아이언 사용 시에도 볼은 같은 곳에 위치하게 된다. 짧은 아이언으로 칠 때는 스윙이 짧아 신체의 측면 이동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볼을 중앙의 앞쪽에 둘 필요가 없다.

김용효 골프 피트니스 전문가
■ 미국 PGA Apprentice 프로
Golf & Fit 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