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삼성 웨어러블 3총사(삼성 기어 네오, 삼성 기어2, 삼성 기어 핏). 이중에서도 기어 핏에는 '특별한' 배터리가 탑재됐다. G플렉스에 이어 국내에선 두 번째로 '커브드(곡면)배터리'가 들어간 것. 이 커브드 배터리는 세계 최대 용량인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 SDI는 이번 기어 핏을 시작으로 급성장하는 웨어러블 기기용 배터리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배터리 제조방식은 용량이나 쓰임새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와인딩(Winding)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양극재와 분리막과 음이온의 소재를 넣은 후에 동그랗게 마는 제조 방식을 기본으로 커브나 스텝드 배터리를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와인딩 방식으로 제조된 커브드 배터리는 동그랗게 말아서 위아래의 압력이 있는 데다 양극재와 음극재 가 좌우로 이동하기 때문에 좌우 압력도 발생해 배터리 뒤틀림 현상을 쉽게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압력을 4방향에서 받기 때문에 배터리 수명이 짧다는 지적이 있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SDI가 지난 15일 기어 핏에 장착했다는 커브드 배터리는 새로운 방법이 이용됐다. '초소형 배터리 셀 적층 기술'을 쓴 것이다.  바이셀이라고 부르는 양극재와 분리막 음극재를 한 층 한 층 쌓는 기술을 활용했다. 와인딩 방식의 탈피 이유에 대해서 삼성SDI 관계자는 "초소형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더욱 적합한 방식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V-벤딩'이란 삼성SDI의 기술도 들어갔다. 적층 방식과 신기술은 시너지를 내 세계 최초로 210mAh의 초소형 커브드 배터리를 탄생시켰다. 지금까지 나온 초소형 커브드 배터리 용량은 60~70mAh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에서 나온 'G플렉스'의 경우 3100mAh지만 이는 대형 디바이스의 배터리로 분류 범위가 다르다.

삼성SDI는 기어 핏에 들어간 커브드 배터리로 세계 웨어러블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어 핏이 블루투스와 문자, 이메일 등 다양한 기능을 담은 것은 배터리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기존과 다른 삼성 SDI의 배터리 제조방식에 대해 일면 인정하면서도 몇몇 일본 업체들이 쓰는 '적층 방식'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동종업계 관계자는 "만약 삼성SDI의 적층 제조방식이 하나하나 사람이나 기계가 쌓는 것이라면 제품 생산원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