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인구 1000만 명, 탈모 관련 시장 규모 약 1조 원. 국내 탈모 산업의 현 주소다. 대기업이 앞다퉈 진출하면서 발모 및 탈모 예방 제품 시장은 매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풍요 속의 빈곤’이랄까. ‘양’적으로는 풍족해졌지만,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전도용(48) 지유본초 대표는 이러한 국내 탈모 시장에 ‘한약재 전문기업’의 자존심을 내건 도전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전 대표는 ‘자연에서 온’ 천연 탈모 브랜드 ‘모숲’을 론칭했다. 탈모 방지 및 발모 촉진용 모발 화장료 제조법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모숲은 출시된 지 몇 개월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탈모인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이마반’ 등을 통해 꽤 입소문을 타고 있다.

“탈모 관련 제품은 장기간 꾸준히 사용해야 비로소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러나 모숲의 경우 체험 이벤트를 해봤더니 한 달 반 만에 사용자 피드백이 오기 시작하더군요. 체험해본 고객들은 대체적으로 70% 정도의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 대표는 “모숲의 정신은 ‘자연’”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18종의 천연 약초에 천연 방부제와 유화제를 사용해 부작용이 적은 것이 강점이다. 특히 동의보감에서 머리 빠짐을 막아준다는 유황을 3500ppm이나 넣어 효능을 높였다. 온천수에 유황성분이 1ppm 이상 함유되면 유황온천으로 인정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단, 천연 허브 추출물을 넣어 유황 냄새 대신 은은하고 향긋한 허브향을 담았다. 제품 형태도 다양화했다. 사용자 편의를 고려해 비누, 크림, 스프레이 등 3 종류를 갖췄다. 전 대표는 1996년 국내 최초 탈모 방지 제품으로 출시된 태평양제약의 ‘닥터모’의 개발 주역이다. 서울대에서 미생물학 전공으로 학·석사를 마친 그는 1988년 태평양 중앙연구소에 입사한 후 2001년부터 태평양제약 개발팀장과 전략기획팀장으로 일했다.

전 대표는 닥터모의 개발 및 리뉴얼 과정에 깊숙이 참여하면서 제약산업 전반에 대한 시장 상황과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하여 탈모 제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와 구매 특성에 대해 확실히 인지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당시의 경험과 노하우는 탈모 예방 비누 개발에 있어 큰 자산이 됐다.

전 대표는 대기업과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틈새시장을 노릴 생각이다. 인터넷 동호회를 통한 입소문 전략도 ‘익명성’을 보장받고 싶어 하는 20~30대 젊은층의 초기 탈모 환자를 겨냥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전 대표는 직접 블로그나 카페 활동을 하며 고객들과 항상 소통하고 있다. 목표도 달성 가능한 방향으로 잡았다. 국내 탈모 환자의 1%를 충성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지유본초는 한약재 관련 원천기술력, 업계에서는 드물게 박사급 인력을 보유한 양질의 인적자원을 높게 평가 받아 최근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얼마 전엔 특용작물건강식품 개발에 관한 정부 과제 사업도 따냈다.
“자연에 사랑을 담으면 약이 됩니다. 천연 약재를 통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미력하나마 국민 건강 증진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전민정 기자 puri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