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에 오염된 쌀, 인조 달걀, 멜라닌 섞인 분유 등등.  중국의 먹을거리 하면 떠오르는 부정적인 이미지들로 중국 사회의 식품안전 불감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이 사건들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에게도 중국산 식품에 대한 공포와 불신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식품 불안의 우려가 커질수록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비례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에서도 유기농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사회지도층과 중산층을 중심으로 돈이 더 들더라도 안전하고 깨끗한 식품을 먹자는 여론이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레노버 등 중국 기업과 유력 재벌들이 유기농 산업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미국 농무부와 중국사회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1억3000만위안(약 1884억원)이었던 중국 유기농산물 소비량은 내년 87억위안(약 1조4510억원)에 이르고, 향후 5~10년 내에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 유기농 먹거리 시장이 커지면서 중국 부자들은 물론 해외 투자가들도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동산 업체 소호차이나의 판스이 회장은 자신의 성(姓)을 딴 사과 브랜드 ‘판핑궈(핑궈는 사과의 중국어)’를 내놨다. 판 회장의 고향인 간쑤성에서 재배한 사과를 본인이 직접 광고 모델로 나서 홍보한다. 사과 가격은 1kg당 5달러, 일반사과의 무려 6배에 달하는 가격이지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판 회장은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에서 판핑궈를 각국 기업인·정치인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중국 인터넷 포털인 왕이(넷이즈닷컴)의 딩레이 회장은 자신 소유의 농장에서 키우고 가공한 돼지고기로 양돈사업을 펼치고 있다. 2009년 식품안전 의식을 높이고 농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양돈사업에 뛰어든 그는 이후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건강 돼지고기’를 넷이즈의 온라인게임 프로모션에 활용하는 등 두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기업도 식품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최대 PC 제조업체인 레노버의 모회사인 레전드홀딩스는 10억위안(약 1억6100만달러)을 들여 블루베리와 키위 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국영 차 생산기업에 30억위안을 투자하기도 했다. 필 크로니칸 ANZ은행 호주지역 대표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 해외 투자가들도 중국 유기농 산업에 큰 관심을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