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종교의 자유가 없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베이징대에서 한 공개강연에서 언론과 종교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일부 종교를 억압한다는 비판을 받는 중국의 종교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전히 제한적이지만 점차 중국인의 종교 활동은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지 얼마 되지 않은 무렵이었다. 여학생 한 명이 끼고 있는 반지가 아무리 봐도 천주교 묵주반지처럼 보여서 왜 이 반지를 끼고 있느냐고 슬며시 물어봤더니 자신은 천주교 신자라고 답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되지 않고 대부분 종교 활동도 제한적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천주교 신자라고 말하는 학생을 보고는 다소 놀랐다.

혹시나 싶어 종교를 가진 학생들이 많으냐고 물었더니 이 여학생 외에도 정원이 40여 명 정도인 한 반에서 약 2~3명의 학생이 기독교 신자라고 밝혔다. 대다수 학생들은 종교가 없거나 불교 신자라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후 중국에서 지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성당이나 교회를 지나치기도 했지만 실제 신도들은 보지 못했다.

최근에는 우연히 들렀던 음식점에서 웬 전단지가 옆에 놓여 있길래 집어 들어서 보았더니 교회로 전도하는 안내문이었다. 모두 중국어로만 적혀 있어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교회에 다니고 믿음을 접하라는 선교문구였다. 중국에서는 선교활동은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았는데 의외였다. 또 생각보다 중국에서 다양한 종교를 믿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종교 활동을 허용하고 있지만 그 활동 범위가 제한적이다.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종교는 불교, 도교, 이슬람교, 천주교, 기독교 등이다.

종교 활동을 하는 인구는 모두 합쳐서 1억 명 정도에서 최대 3억 명이 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정확한 수치는 알려져 있지 않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종교 활동 인구는 대략 1억 명인데 이 중 불교 신자가 가장 많은 5000만 명, 기독교 신자는 23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이슬람 신자는 약 2100만 명이며 가톨릭 신자는 550만 명 선이다.

그러나 절에서 열리는 법회에 참석하는 불교 신자가 드물고 집 안에 불상을 모셔놓고 기도하거나 절에서는 향을 피우는 정도만 하는 신도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불교·도교 신자는 1억 명에서 최대 3억 명까지도 이를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 중국인이 절에서 법회에 참석하거나 특별히 절에 자주 가지 않아도 대부분 ‘불교신자’라고 하는 점도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 정부가 인정한 ‘중국기독교 삼자애국운동위원회’에 소속된 소위 삼자교회가 아닌 가정이나 비밀리에 예배를 보는 ‘가정교회’나 ‘지하교회’ 등의 규모가 제법 되는 점도 기독교 신도의 숫자를 정확히 가늠할 수 없게 한다.

삼자교회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계급투쟁적 개념인 자치(自治), 자양(自養), 자전(自傳)을 지향하는 교회로 정부에서 공인하는 교회다. 따라서 삼자교회에 소속되지 않은 교회는 모두 불법으로 간주한다. 선교활동 역시 금지한다.

외국인 대상의 교회는 허가된 장소에서만 모임을 가질 수 있고 중국인 대상의 선교는 절대 금지사항이다. 종교 활동 장소를 만들거나 종교 활동 관련 교육기관을 설립하는 것도 역시 제한된다.

하지만 여러 제약사항에도 기독교 신자 숫자는 많이 늘어나서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의 대도시 교회의 예배시간에는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이르는 신도들이 모여 예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중국어 외에도 외국인들을 위한 영어 예배, 조선족 등을 위한 한국어 예배 등도 진행된다.

가톨릭도 개신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삼자주의를 지향하는 천주교애국회를 조직하면서 이에 반발하는 일부는 비밀교회나 지하교회로 숨어들어갔다.

특히나 가톨릭에서 주교를 임명하는 고유한 권한이 로마 교황청의 교황에게 있지만 중국은 이를 외국의 지배하에 놓이는 것으로 분석, 자치를 내세우며 자체적으로 주교를 임명하고 있어 교황청과 갈등을 빚어왔다.

또 애국회에 소속된 사제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는 반면 소속되지 않는 사제들은 감금이나 고문 등의 탄압을 받은 사례도 있다. 이는 애국회 소속과 비소속으로 중국의 가톨릭 신자들을 가르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점차 그 간극을 줄여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중국의 종교 활동은 완전한 자유를 누리기에는 갈 길이 멀다.

 

<알아두면 좋은 중국의 풍습>

중국은 집 안에서도 신발을 신는다고?

중국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앉을 수 있는 방이 있는 구조의 한식당은 흔하지 않다. 방으로 만들어져 있더라도 테이블 밑에 공간이 있어서 다리를 뻗을 수 있는 일본식 다다미 구조인 경우가 많다. 신발을 벗고 따뜻한 방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것이 편한 한국인들의 좌식문화와 달리 중국인들은 입식문화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바닥 난방 덕택에 따뜻한 방바닥에 이불을 깔고 자지만 중국은 라디에이터 난방이라서 오래전부터 침대생활을 해왔다.

입식문화 때문에 현관이 거실과 특별히 구분되어 있지 않으며 집 안에서도 맨발이나 양말만 신고 다니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고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집 안에서도 신발을 신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신발은 벗어두고 실내용 슬리퍼로 갈아 신는다.

중국 남방 지역의 경우 겨울을 제외하고 대체로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집 안의 바닥이 대리석이나 타일 등으로 깔려 있어서 폭신한 슬리퍼 대신 플라스틱 슬리퍼를 신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가정이 방문객을 위해서 비닐로 만들어진 덧버선을 준비해둔다. 신발을 벗지 않고도 덧버선을 신어서 집 안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inchunghan@gmail.com

뉴욕공과대학(NYIT)의 중국 난징캠퍼스에서 경영학과 조교수로 근무 중이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근무했으며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역경영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