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서해안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최근 확정되면서 수혜지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도권 서남권지역과 충남 내륙권과 상호 연계성이 좋아지게 돼 부동산 가격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제2서해안고속도로 착공현황

서해안고속도로는 낙후된 서해안지역 시대를 연 핵심 개발 사업으로 꼽힌다. 기존 도로의 극심한 교통 혼잡을 완화하고 서울 등 수도권과의 접근성을 높이면서 교통비, 물류비를 줄이고 국토균형개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01년 12월 개통 이후 10년 만에 서해안 개발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서해안고속도로는 오히려 상습정체 구간으로 변했다. 대안이 필요했다. 제2서해안고속도로는 이런 서해안시대 2막을 열기 위해 태어났다. 평택~시흥 구간이 5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3월 개통됐다. 이 구간은 청북면 고잔리와 시흥시 월곶동을 잇는 총 길이 42.6km의 왕복 4~6차선 도로로 일 평균 5만5000대의 차량이 이용하고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 같은 구간을 이용할 때보다 주행거리는 3.8km 짧고 주행시간은 평균 15분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제2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효과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볼 수 있다. 먼저, 고속도로를 직접 이용 가능한 지역의 연계성 개선이다. 부여와 청양 등 충남 내륙지역권에는 서해안권에 비해 수도권 등으로의 접근성이 다소 불편하고 개발이 덜 된 미개발지가 많다. 이에 따라 서울과 호남 및 영남과의 연계가 가능한 광역교통망 확충의 의미를 가질 것으로 평가된다. 둘째, 연결된 주요 간선도로의 교통정체 해소도 기대해볼 수 있다. 주로 교통체증이 심한 인천, 수도권 서부권 지역의 교통 분산 효과가 기대된다.

◆평택 등 고속도로 인근 배후지역 수혜 전망

지역 간의 연계성이 좋아짐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높은 수도권에서 가격이 낮은 충남 내륙권으로 부동산 투자수요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기 서남부지역에 위치한 시화공단, 반월공단과 인천 남동공단 등으로의 접근성이 좋아짐에 따라 산업물동량을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게 돼 경로 내에 있는 지역 경제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공단의 연계 시설인 물류·창고 시설 등의 수요가 임대료나 지가가 낮은 청양군, 부여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2서해안고속도로 평택~부여 구간이 개통되면 수도권 서부권에서의 접근성은 강원 원주기업도시나 충청 충주기업도시보다 좋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강남권에서도 청양군, 부여까지의 이동 시간이 강원이나 충청권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으로의 접근성은 경쟁지보다 월등히 좋다. 수출 중심의 기업들에 수도권 서남권이 굉장히 유리하다.

주택시장에서는 제2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는 지역보다는 교육여건이 좋은 인근 배후지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중 최근 수요 확장을 거듭하고 있는 평택의 주거 수요가 관심거리다. 삼성전자는 100조원 이상을 투자해 평택 고덕산업단지 395만㎡에 차세대 반도체 생산라인을 비롯해 태양전지 의료기기 같은 신사업 시설을 만든다. 그러나 평택지역에 직장이 있는 주택 수요자 대부분은 주로 임대를 얻거나 주변지역으로의 출퇴근을 선택할 것 같다. 그래서 고속도로가 지나는 곳을 중심으로 임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임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소형 아파트 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아 보인다.

매매수요의 이동 경로를 보면 주택가격 상승지역의 윤곽이 잡힌다. 서해안고속도로 남쪽보다는 북쪽 방향의 도시를 눈여겨보길 권한다. 교육여건과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좋은 동탄신도시가 매매수요의 상당부분을 흡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쪽으로 더 접근하면 수원 지역도 수요가 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같은 원리로 청원군이나 부여지역의 싼 주택을 매입하는 것은 권하기 어렵다.

제2서해안고속도로 사업이 경제활성화를 이끈 기반개발 사업이라는 큰 측면에서 황해경제자유구역, 화옹간천지, 시화MTV가 실현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 투자전략도 유효해 보인다. 이들 사업은 아직은 구상 단계이지만 실현 확률이 높아졌다는 측면에서 후광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주거나 상가 등 직접 거주하거나 운영해야 하는 상품보다는 개발에 따른 보상 등을 노린 투자 등이 타당하다.

시화호, 제부도, 대부도 등 서해안 해양 관광지로의 접근성이 좋아지는 점도 생각해볼 만하지만 노선이 기존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중부 내륙 안쪽에 위치해 있어 관광 수요가 분리되는 느낌이 있고 서해안 관광 수요의 상당부분이 수도권 관광객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큰 장점을 가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관광객을 위한 단기 임대 숙박시설 등은 위험 요인을 잘 따져봐야 한다.

◆투자 시 장기적 관점에서 기회비용 따져봐야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지역 간의 연계성이 좋아지고 용도나 공간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토지 등 부동산의 쓰임세가 다양해져 토지 가격이 평균수준에 비해 더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따져야 할 점도 많다.

먼저 장기투자이므로 시간의 기회비용을 따져봐야 한다. 도로망이 좋아지면 부동산 가격이 낮은 곳은 상향평준화되고 가격이 높은 곳은 일부 조정을 받는다. 실제 고속도로 개통은 4~5년 후라고 해도 부동산 가격은 개발계획이 발표되기 이전 또는 직후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둘째, 같은 도로가 지나간다고 해도 지역마다 부동산 수요가 다를 수 있다. 지역마다 용도에 맞는 부동산 상품을 눈여겨봐야 한다.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유형은 물류단지, 산업단지 그리고 고급전원주택지로 생각된다. 관광단지 수요도 판단해볼 수 있겠으나 서해안고속도로와 달리 해변을 끼고 있지 않아 관광특화단지로의 연계 개발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산업단지 후보지를 검토할 때에는 수도권 공장총량제 등과 같은 현행 규제가 풀릴 경우에 미치는 영향도 같이 따져봐야 한다.

셋째, 토지거래허가구역인지를 확인해봐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실수요자임을 증명해야 하고 매수자는 사후에 허가목적에 맞도록 이용, 개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특히 농지의 경우 전 세대원이 1년 이상 해당지역에 주민등록을 이전하고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도로망이 통과하는 지역보다는 나들목(IC)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통과하는 지역은 소음 문제 등만 발생하고 연계 도로망이 나빠 고속도로 인근의 장점을 희석시킬 수 있다.

리얼투데이 김광석 실장(www.Realtoday.co.kr)

리얼투데이 김광석 센터장은 현재 영암, 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주택과 산업단지, 계량분석 전문가로 부동산 정보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닥터아파트 정보분석팀장, 유니에셋 리서치센터 팀장, 스피드뱅크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