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아프리카 시장을 눈여겨본 글로벌 제약사는 거의 없었다. 수십 년간 계속돼온 정정(政情) 불안과 국민의 낮은 구매력 탓이다. 하지만 빌 게이츠가 이 같은 판도를 바꿀 태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이자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세계 굴지의 제약사들과 손잡고 아프리카 질병 퇴치를 위한 구호 활동에 뛰어들자 아프리카 제약시장에도 새로운 관심과 조명이 쏟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빌 게이츠가 프랑스의 사노피 아벤티스, 스위스의 노바티스, 미국의 머크와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함께 아프리카 질병 퇴치를 위한 모금 활동에 나섰다고 전했다. 게이츠 재단은 그동안 총 2억4000만달러를 모았으며, 제약사들로부터 원가로 지원받아 아프리카에 제공한 제약품 규모만 해도 133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국의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아프리카에 대한 새로운 의약품 연구시설을 확충하고 제조 용량을 늘리기 위해 향후 5년간 1억3000억만파운드(약 23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앤드루 위트 GSK CEO는 “앞으로 10~30년을 두고 봤을 때 아프리카는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프리카에서의 질병 문제도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1990년과 2011년 사이 유아 사망률이 30% 하락했으며, 2004년과 2010년 사이에는 에이즈 관련 사망자 역시 30%나 감소했다. 다만 아프리카 국가의 평균 수명은 여전히 전 세계 평균 수명보다 14세나 더 낮다. 아울러 최근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비전염성 질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