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새로운 오아시스 3D프린팅, 한국은 어디까지 왔나

 

3D프린팅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3D프린터를 이용해 피자나 쿠키를 파는 가게가 오픈하기도 했고, 인공 신장을 인쇄했다고 발표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업계를 예측하는 수많은 시장조사기관이 3D프린팅이야말로 제조업의 새로운 모멘텀(Momentum)을 가져오리라 보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는 만큼 활용도도 높아 정체된 제조업을 한 발짝 나아가게 할 기술이라고까지 점치는 상황이다. 아직 보편적 상용화 단계까지 접어들지 않았기 때문에 대다수 사람이 3D프린팅의 개념이 뭔지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3D프린팅은 무엇이고, 국내 3D프린팅 산업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3D프린팅이란?

3D프린팅은 설계 데이터에 따라 액체・파우더 형태의 폴리머(수지), 금속 등의 재료를 가공・적층 방식(Layer-by-layer)으로 쌓아올려 입체물을 제조하는 장비 일체를 뜻한다. 이를 쉬운 말로 설명하면 컴퓨터에서 전달되는 지침에 따라 재료를 한 층, 한 층 쌓아가는 방식으로 물건을 찍어내는 기계라고 할 수 있다. 정확한 기술적 명칭은 ‘첨가적 제조 방식(Additive Manufacturing)’으로 원재료를 디자인에 맞게 깎아내거나 틀을 만들어 물건을 제작했던 ‘절삭 가공(Subtractive Manufacturing)’의 상반된 의미로 해석되곤 한다.

3D프린팅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부류의 프린터는 물체를 만들기 위해 원재료의 레이어를 쌓는 것이다. 두 번째는 프린터가 원재료들을 결합시켜 물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전자의 프린팅 방식은 ‘선택적 증착 방식(Selective Deposition)’으로, 원료를 얇은 층으로 쌓아가는 방식의 프린터들을 지칭한다. 이 프린터들은 주사기나 노즐을 통해 액체를 분출하거나, 뿌리거나, 액체 원료를 짜내서 바르거나, 가루 형태의 원료를 뿜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후자의 프린팅 방식은 원료를 레이저나 접착제를 사용해 결합하는 방식이다. 소위 ‘선택적 결합 방식(Selective Binding)’의 프린터들은 열이나 빛으로 분말이나 빛에 민감한 감광성 수지를 사용해 굳히는 방식을 사용한다.

우리가 미디어에서 본 3D프린팅 방식은 프린터의 헤드나 노즐을 통해 원료를 축적하는 선택적 증착 방식의 프린터들이다. 선택적 증착 방식의 프린터들은 무엇을 프린트해줘야 하는지 알려주는 디자인 파일이 필요하다. 3D프린터는 소프트웨어가 포맷된 파일을 읽고 나면 기계적 경로와 프린트 헤드의 실제 동작을 계산한다. 계산이 끝나고 나면 원료를 분출하는 프린터는 일반적으로 프린터 헤드를 필요한 방향으로 안내하는 수직‧수평의 레일을 따라 움직인다. 첫 번째 층을 쌓기 위해 프린트 헤드는 프린트되는 물체의 밑그림 윤곽을 형성하고 그 후에는 색칠을 하는 것처럼 윤곽 채우기가 진행된다.

위의 설명처럼 3D프린팅은 3D프린터만 있으면 안 된다. 잉크젯 프린터에서도 인쇄할 파일과 잉크, 프린터가 있어야 했던 것처럼 3D프린터에도 여기에 적합한 디자인 파일과 제작에 소요될 원료가 필요하다. 파일의 경우 3D시스템즈의 창업자인 척 헐이 발명한 STL(확장자 이름)이 업계 표준처럼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3D프린터 헤드에 전달할 디자인의 복잡성과 미묘한 상세 정보를 변환하기가 어렵다는 게 단점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원료의 경우에는 현재까지는 플라스틱(열가소성‧열경화성‧탄성체)이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점차 소재도 다양화해지고 있다. 3D프린터로 성형하기 어려운 단단한 금속(강철‧티타늄)까지도 원료로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프린터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금속 가루를 먼저 열에 민감한 플라스틱으로 코팅한 후 레이저를 이용해 선택적으로 융합시키거나, 노즐을 사용해 금속을 압출하거나 레이저로 직접 원료 분말을 융합하는 단계 등으로 발전되고 있다.

소재 부분의 혁신은 금속 외에도 의학분야에까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2011년 앤소니 아탈라 웨이크포레스트대학 연구원이 TED에 공개한 인공 신장과 같은 인공 장기 제작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금속, 세라믹, 플라스틱으로 교정기나 보청기, 뼈 등이 제작되고 있지만 세포를 프린트할 수 있는 바이오 소재까지 나올 경우 의료계에서는 3D프린팅으로 인한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D프린팅의 성장성은?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지난해 5월 혁신을 불러올 12개 기술 중 하나로 3D프린팅을 지목했다.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경제적 파급효과는 2300억~5500억달러(238조728억~569조3050억원‧11일 기준)로 보고 있다. 이어 맥킨지는  3D프린팅이 재생에너지나 셰일가스보다 더 큰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창의미래연구소가 발표한 ‘3D프린팅 관련 ICT R&D 유망 영역 탐색’ 보고서를 살펴보면 전 세계 3D프린팅 시장은 2011년 14억4280만달러에서 2014년 22억1580만달러‧2015년 24억3310만달러로 연평균 11%가량 성장을 거듭한다. 2018년에는 29억8960만달러까지 성장한다. 디바이스(3D프린터)와 서비스(관련 소프트웨어와 이를 접목한 다양한 분야) 시장은 각각 연평균 9.4%와 12.4%의 연평균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매출액 비중은 2011년 기기 대 서비스 시장이 5:5였다면 2018년에는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시장이 커짐에 따라 4.5:5.5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미국이 2018년 7억9730만달러로 단일 국가로는 가장 큰 시장이 되지만, 지역별로는 아태지역이 2018년 12억1030만달러로 비중이 가장 높다.

 

3D프린팅이 바꿔놓을 미래?

3D프린팅이 일반화될 경우 가장 큰 변화는 제조업의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B2C 기업의 소비재 생산 방식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대량생산’이었다. 그러나 이 방식에는 비용과 시간이 숨겨져 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기까지의 공장 설비 등을 갖추는 데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간다. 설비를 다루고 이를 감독할 노동자들이 라인마다 필요하다.

또 대량생산되는 제품들의 디자인을 빠르게 바꾸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제품의 디자인이란 품질과 생산 비용 사이의 ‘강요된 균형’(<3D프린팅의 신세계> 호드 립슨‧앨바 컬만 지음)에 달려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와 반대로 3D프린팅 방식은 대량생산 방식이 가지고 온 ‘다양성의 희생’을 뛰어넘고, 소품종 다양화 시대를 도약해서 ‘개인 맞춤’의 제조 시대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3D프린팅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바로 제조업체나 디자인 업체들의 ‘프로토 타입(Proto type)’ 제작이다. 과거에는 프로토 타입 제작을 위해 금형 등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비용 면에서 큰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3D프린팅은 원료비 외에는 추가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몇 번이고 시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다.

포낙보청기에 구비된 3D 프린터 프로그램으로 디지털 셸(Digital shell)을 제작하는 모습. 사진=포낙보청기 제공.

실제로 모뉴엘이 제작한 ‘부블(Bubble)’의 경우에도 프로토 타입을 3D프린팅으로 인쇄해서 몇 번이고 다듬은 끝에 내놓은 제품이다. 모뉴엘 제품개발담당 관계자는 “이전에는 시제품 제조업체와 의사소통 문제와 비용 문제들 때문에 디자인의 디테일을 살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3D프린터로 인해 훨씬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제품이 의도했던 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됨으로써 디자이너, 엔지니어, 마케팅팀과 제조업체를 지원하고 프로세서의 속도를 높여주는 것이다. 제품 개발비용의 절감은 물론이고 잠재 수요를 알아보는 데도 3D프린터가 활용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의 전략연구실이 올해 초 발간한 ‘글로벌 3D프린터 산업‧기술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3D프린터가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가정용 3D프린터가 보급될 경우 인형과 장난감, 액세서리를 직접 제조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 제품군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5년 4조달러에 이르며 3D프린터 디자인 판매 비즈니스 출현과 함께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 1조달러(1050조원가량)에서 최대 3조달러 정도의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소량‧고부가치 산업용 부품 생산의 부문에서 3D프린팅 기술은 복잡한 형상을 만들거나 소량의 상품, 높은 고객화가 필요한 제품 생산에 확산되거나 적용될 전망이다. 의료와 항공기 엔진 등 분야에 쓰일 것으로 내다보이며 2025년 시장 규모는 7700억달러(814조1210억원)로 예상되며 30~50%가량이 3D프린팅 기술로 생산된다. 금형 제작이나 인건비 등의 비용도 절감돼 40~55%의 원가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D프린팅 착실히 준비한 국가는? 

3D프린팅 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2012년 8월 오하이오 주 국립첨삭가공혁신연구소 설립 계획을 밝힌 이후미국 제조업 고도화(Advanced Mfg.)프로그램 산하에 나미(ANMII)를 설립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3D프린팅 산업의 미래’를 언급하면서 민관공동 제조혁신재단을 설립했다. 미 정부는 3000만 달러(317억 가량)를 투자했으며 민간 기업이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3D프린터 장비 설치 대수를 살펴보면 3D프린터의 강자들을 짐작해볼 수 있다. 1998~2012년 세계 3D 프린터 장비 설치 대수(누적)는 5만6856대 중 미국이 3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이 9.7%, 독일이 9.4%로 뒤를 잇고 있다. 미국과 일본‧독일‧중국이 이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결과도 있다.

더욱 확실히 3D프린팅 산업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3D프린터 기업의 전세계 점유율에서도 확연히 볼 수 있다. 2012년 현재 산업용 3D 프린터 시장은 스트라타시스(Stratasys)와 3d 시스템즈(3D Systems)의 양사 과점체제인데, 두 기업 모두 미국 업체다. 스트라타시스는지속적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스트라타시스는 2011년 5월 미 기업 솔리드스케이프(Solidscape)를 인수하고 2012년 12월에는 이스라엘 기업 오브젝트(Objet)를 인수했다. 오브젝트 인수로 인해 스트라타시스는 다양한 3D프린팅 기술에 대한 원천 특허를 확보한 상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스트라타시는 전 세계 산업용 3D프린터 시장의 57.4%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3D시스템즈도 2011년 이후에만 25건의 M&A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3D시스템즈의 경우 DLP기술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인데, DLP기술은 3D프린팅 기술 중에서도 고정밀도 제품 제작이 가능해 액세서리와 의료 산업에 적합하다 현재 주얼리 산업에서 사용되는 90%이상이 3D시스템즈가 갖고 있는 이 방식을 활용한 것이다.

미국 외에도 중국도 3D프린터 시장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국가 기술발전 연구계획 및 2014년 국가과학기술 제조 영역 프로젝트 지침’에 3D 프린터를 처음으로 포함했다. 약 72억 원 규모의 4개 R&D 과제 개시를 제시했다. 그래서 중국의 경우 2004년 설치 점유율이 7.2%에 불과하였으나, 2012년 세계 3위의 설치 대수를 기록하며 9%에 육박하는 점유율 달성하고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나라는 약 1300여 대 설치 추정(점유율 2.3%)하고 있다. 또 올해 초에는 스트라타시스가 국내에 법인을 설립하고(스트라타시스 코리아) 아시아 지역 선점에 나선 상황이다.

국내에 남은 과제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미래창조과학부와 연관 단체와 연구소들이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2013년 7월 ‘3D 프린팅 발전전략 포럼’ 발대식을 갖고 관련 연구과제들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예산도 법안들도 마련해야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상황인데 아무것도 없는 실정이다. 안드레 산업통상자원부 사무관은 “4월 말에 전략이 나올 것”이라며 “지금까지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국내 상황 등이나 관련 연구과제를 파악한 자료를 요청하자 한국기계연구원이 발간한 자료를 받았다. 이 자료에는 국내 동향 파악은 1페이지에 불과했다. 제조업의 혁신을 가져올 ‘제4차 산업혁명’으로 꼽히고 있는 3D 프린팅 산업이 미국 주도로 흐르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 4인이 말하는 한국 3D프린팅 현주소

정부/ 김창경 3D프린팅 산업 발전전략 포럼 위원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3년 초 3D프린팅을 언급한 것은 일자리 창출과도 연결되어 있다. 연구비용 등을 이미 쏟아붓고 있는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국내 현실은 ‘뒷북’ 수준이다. 현재 정부 쪽에서는 ‘무한 상상실’을 개설, 초‧중학교에 3D프린터를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는 대당 단가가 낮아 산업 쪽으로 가는 단초가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산업으로까지 발전하기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는 법 제도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4월 말에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3D프린팅 이니셔티브(가칭)’는 산업과 학교‧연구업체‧정부가 함께 새로운 방향성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3D프린팅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시장성’이다. 시장성에 대한 보장이 없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이 산업에 뛰어들기를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또 관련 법이 전혀 없다. 3D프린팅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과 제조하는사람이 다를 경우가 많다. 이때 물건에 하자가 생기면 누가 보상을 할 것이냐 등의 문제부터 다룰 수 있는 법이 없다. 또 중소기업 차원이 아닌 대기업에서도 이 산업을 눈여겨볼 수 있도록 법 제도와 인더스트리 생태계를 조성해줘야 한다. 3D프린팅으로 찍어내는 부품에 대한 신뢰도를 당장 확보할 수 있는 곳이 대기업이기 때문이다. 시장성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3D프린팅 산업을 가장 많이 받아들이고, 선점하는 분야는 ‘생명공학’이 될 것이다. 당장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절박함 때문에라도 비싼 값이어도 3D프린팅으로 만든 인공 장기를 살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수반되어야 할 것은 모바일 헬스(원격진료 등)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제도도 정부가 마련해줘야 된다고 본다.

 

학계/ 문명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과학기술대학원대학교(UST) 부교수전 세계적으로 3D프린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스트라타시스(Stratasys)’사의 원천기술 특허가 2007년 만료되었고, ‘3D Systems’사의 특허도 2014년 2월 만료되면서 영국의 RepRap과 같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또한 프린터 제작을 위한 중요한 기술적 자료들이 인터넷에 공유되면서 폭발적으로 이 분야가 활성화되고 있다. 3D프린터 기술은 그 무한한 활용 가능성에 비해서 경제적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문제점이 산재하고 있다. 특히 20cm 정도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나절 이상이 소요되는 속도의 문제라든지, 제한적인 소재 및 해상도 등에서 큰 한계를 가진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3D프린팅의 기술 중 프린팅 시스템 자체에 대한 개발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서 프린터에서 주요 수익원으로 알려져 있는 잉크, 즉 소재 개발이 아직 전체 시장에 비해 미비하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는 소재 분야에서의 노하우를 3D프린팅 기술에 접목 한다면 이 분야에서의 주도권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3D프린터는 이제 단순한 제작 장치가 아니다. 이를 구동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또한 핵심 기술이다. 3D스캐닝 및 창의적인 설계가 가능한 소프트웨어 등에서부터 프린팅을 통해 나온 제품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ICT와 3D프린팅 서비스를 연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기업/ 이병극 캐리마 대표

캐리마에서 제조하고 있는 3D프린터 중 56%가 수출되고 있다. 그만큼 관련 분야 필드 테스트(Field test)에서 확실한 검증을 마친 제품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정부 쪽에서도 3D프린팅 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관련 산업을 키우겠다고 몇 차례 이야기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나가서 싸우려면 인프라 구축이나 지원금 등이 당장 필요한 게 현실이다. 하지만 금액적인 부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외국 3D프린터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끼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캐리마는 3D프린터 수출 등으로 사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장 내수에서 시장성이 없으면 유지하기 어렵다. 그리고 R&D도 계속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 쪽에서는 대기업 위주로 시장을 재편하거나 활성화할 방침만 세울 것이 아니라 당장 이 산업에 뛰어든 기업들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캐리마의 경우에도 일본의 미쓰이 화학과 지난 3월 20억원의 펀딩을 받고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만든 제품을 구입하고 이용할 수 있는 ‘판’을 짜야 한다. 3D프린팅 연구 센터라든지 혹은 국내 연구소들에 제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가 당장 뛰어든 기업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기업/ 강민혁 오픈크리에이터즈 대표

오픈크리에이터즈는 개인용 3D프린터를 제조하는 회사다. 지난 2월에는 서울시 용산 ‘용산 전자상가’에 오픈크리에이터즈 센터를 세웠다. 이곳에는 3D프린터들이 진열되어 있고, 이를 활용해 만든 모형들을 보고 살 수 있도록 해놨다. 또 3D프린터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유는 하나다. 개인용 3D프린터 시장이 성장세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3D프린터라는 게 사실상 뭔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개인용 3D프린터가 잉크젯 프린터처럼 널리 보급될 것이라 보진 않는다. 하지만 3D프린터는 결국 개인용으로 보급될 확률이 높다. 구글이 벌써 무료로 3D 설계도를 받을 수 있도록 해놓지 않았나. 전문가가 아니어도 사용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더욱 이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 정부 쪽은 대규모 산업용으로서의 3D프린터만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개인용 3D프린터 시장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일단 3D프린팅 교육이 절실하다. 교육 등은 업체가 다양한 캠페인이나 마케팅을 통해서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현재 시장 규모에서 이를 전국적인 차원에서 기업이 해결하기란 어렵다. 정부가 기업과 연계해 관련 교육이나 강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