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휴전中···임시주총에서는 지주사 전환 반대, 정기주총선 평온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려 했던 일동제약의 시도가 녹십자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국내 상위권 제약사(녹십자 2위, 일동제약 10위) 간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녹십자가 일동제약을 인수할 경우 국내 제약산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월 24일 서울 양재동에서 일동제약 임시 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날 주요 안건은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분할계획 승인이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부터 지주사 전환을 준비해왔다. 투자사업 부문 지주회사 ㈜일동홀딩스와 의약품 사업 자회사 ㈜일동제약으로 분할해 경영권 강화와 안정적인 사업 계획 추진을 위해서다. 기업 분할은 특별결의 요건으로 출석한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만 가결된다. 하지만 참석주식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반대표를 던져 지주사 전환은 결국 부결됐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수 2343만여 주 중 93.3%인 2186만여 주가 출석했다. 예상외로 많은 소액주주가 참석해 찬성표를 던졌지만, 녹십자가 반대하면서 분위기는 급전환됐다. 녹십자 측(지분율 29.36%)은 “기업 분할 과정에서 신설 사업 자회사인 ㈜일동제약이 지주사보다 월등히 높은 부채비율을 가져가게 된 점이 부담스럽고 이에 따라 주주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어 반대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2대 주주인 녹십자가 반대표를 던지자 9.99% 지분을 가진 3대 주주 피델리티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피델리티 입장에서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싸움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 반대를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업계는 오랫동안 오너 일가끼리 서로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관계는 각별했다. 일동제약 윤원영 회장과 녹십자의 고 허영섭 회장은 옆집에 사는 이웃사촌으로 자제들도 같은 고교를 졸업했다.

2012년 12월 녹십자가 환인제약이 갖고 있던 일동제약 지분 7%를 인수한 이후 시장에서는 M&A설이 나돌았다. 그럼에도 그동안 맺어온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돈독한 관계 덕분에 일동제약은 녹십자 지분을 우호지분으로 분류해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지난 2년간 녹십자의 행보에 ‘적대적 M&A’를 염두에 두고 일동제약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문만 무성했던 M&A설이 실제 발생할 것처럼 급진전됐다. 주총을 일주일 앞둔 지난 1월 16일 녹십자는 일동제약 지분 14%를 추가매입했다. 지분보유 목적도 단순투자가 아닌 경영참여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동제약 주가는 요동쳤다. 곧 적대적 M&A가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일동제약의 주가는 일주일 사이 무려 45%나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3월 21일 일동제약 정기주총 분위기는 사뭇 평온했다.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놓고 양사의 힘겨루기가 예상됐지만, 일동제약에서 추천한 새 이사들은 녹십자의 반대 없이 모든 선임됐다. 이와 함께 이사보수 한도액 및 감사보수 한도액 승인 안건을 의결하는 등 4가지 안건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날 일동제약 관계자는 “녹십자 측으로부터 이사선임 반대표나 경영권 참여 관련 움직임은 없었다”고 말했다. 녹십자 역시 “2대 주주로서 일동제약의 안정적인 기업 경영을 위해 이사선임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동제약과 녹십자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돌았다. 하지만 여전히 양사의 ‘물리적 결합’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팽배하고,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일동제약 인수, 다각화와 외형확장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시장에서는 녹십자가 일동제약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지목한다. 첫 번째는 일동제약 인수를 통한 다각화와 시너지효과, 두 번째는 형제간 기업 정리, 마지막으로 일동후디스를 통한 분유시장 진출이다.

증권가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인수요인은 일동제약 인수를 통한 ‘몸집 키우기’다.

녹십자는 일반 제약사와 달리 혈액제제와 백신 등 전문의약품 매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과점 지위를 점유하고 있지만, 일반의약품 시장에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러한 이유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제한돼 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기업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반면 일동제약은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비율이 3 대 7인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또한 ‘아로나민’, ‘비오비타’, ‘큐란’ 등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수요변동이 적은 복제약에서도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녹십자가 일동제약을 인수한다면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모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김미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녹십자는 매출구조 다변화를 모색해왔다”면서 “일동제약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사업 다각화에 대한 고민을 일부 덜게 되는 셈이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룹 외형이 확대되면 업계 위상이 올라가는 효과도 있다. 녹십자와 일동제약이 손을 잡으면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올리는 대형 제약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녹십자의 지난해 연 매출은 8800억원 규모로, 3700억원인 일동제약과 합치면 제약업계 양대산맥인 동아제약과 유한양행을 단숨에 뛰어넘을 수 있다. 또한 녹십자(500명)보다 많은 일동제약(700명)의 영업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원재료 구입 등에서도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일동제약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일반 대중에게는 ‘녹십자’보다 ‘일동’ 브랜드의 인지도가 더 높다. 주로 전문의약품을 취급하는 녹십자는 광고를 통한 제품 홍보가 드물어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 반면 일동제약은 ‘아로나민골드’, 큐란’ 등 제품 TV 광고로 높은 인지도를 향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동제약 인수 후 일반의약품 계열의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헬스케어 사업 등에 진출할 경우 인지도 높은 ‘일동’ 브랜드를 활용한다면 고객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최근 한국의약품 시장 상황을 고려한다면 일동제약 인수는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국내 의약품 시장은 연간 15조원 규모에 육박하지만 완제품 의약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무려 250여 곳에 달한다. 생산하는 제품과 항목도 비슷해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여기에 정부가 지속적으로 약가 인하를 주도하고 있으며 리베이트 쌍벌제와 시장형 실거래가제 등을 내놓고 있어 국내 시장의 성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결국 M&A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일본이 2000년 전후 약가 인하로 제약사 간에 활발한 인수합병이 진행됐다. 이는 구조조정이 이어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대형제약사만 살아남았다”며 “일본 사례에 비춰보면 국내 의약품 시장도 제약사 간 인수합병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루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2017년 10대 제약강국 도약을 위해 자발적 구조조정을 원하고 있는 만큼 제약사 간 M&A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잠재적인 경영권 분쟁에서 벗어날 수 있어

업계에선 녹십자가 일동제약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향후 후계구도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녹십자는 2009년 창업주인 고 허영섭 회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허일섭 회장(녹십자홀딩스 10.62%)이 경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 허영섭 회장의 2세인 허은철 녹십자 부사장,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과 잠재적인 경영권 마찰을 안고 있는 상황.

따라서 허일섭 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고 허영섭 회장의 2세들이 독립할 수 있는 발판을 일동제약 인수를 통해 마련해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현대, LG 등 주요 대기업들도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을 막기 위해 일부 계열사를 나눠주거나 이종업종의 회사를 인수해 일정기간 성장시킨 후 독립시켜 경영권을 줬다”며 “녹십자도 이런 맥락에서 일동제약 인수에 목을 메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과거 고 허영섭 회장 일가와 허일섭 회장 일가는 경영권 사수를 위해 경쟁적으로 녹십자홀딩스 지분을 매입한 적이 있다. 고 허영섭 회장이 타계하기 6개월 전인 2009년 4월 허일섭 회장과 부인 최영아 씨 등은 10억원을 투자해 녹십자홀딩스 주식 1만3048주를 매입했다. 이어 같은 해 9월부터 고 허영섭 회장 부인인 정인애 씨와 2남 허은철 녹십자 부사장, 3남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 등이 그해 연말까지 37억여원을 들여 녹십자홀딩스 지분을 사들였다. 이듬해부터 허일섭 회장 일가가 다시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허 회장과 가족들은 2010년 2월부터 4월까지 31억여원을 투자해 녹십자홀딩스 지분율을 10.47%에서 11.25%로 끌어올렸다.

치열한 지분경쟁은 고 허영섭 회장의 유언장이 집행되면서 일단락됐다. 고 허영섭 회장의 주식이 유언장에 따라 110만 주는 목암연구소, 339만1740주는 장학재단 등에 기부됐다. 이에 따라 허일섭 녹십자 회장의 경영권이 확고해졌다. 반면 고 허영섭 회장이 소유했던 13.18%의 지분 중 일부만 상속받은 2세들은 경영권에서 점차 멀어졌다. 현재 허은철 녹십자 부사장과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이 각각 지분 2.36%, 2.44%를 보유해 허일섭 회장의 보유 주식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허 회장이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며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지난 1967년 설립 당시부터 허 회장 형제가 녹십자를 함께 키워왔기 때문에 먼저 타계한 허영섭 회장의 몫을 2세들에게 챙겨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허일섭 회장의 2세들은 아직 경영에 발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재임시절에 후계구도를 미리 정리해둬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일동제약을 고 허영섭 회장 2세에게 넘겨 향후 후계구도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일동후디스 잡고 분유시장 진출한다

녹십자가 일동제약을 인수하려는 목적에는 일동후디스를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녹십자는 프랑스 제약업체 유나이티드 파머수티컬(UP)과 제휴해 프리미엄 맞춤형 분유 ‘노발락’을 들여와 국내 분유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녹십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유아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제약업이 유아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령제약이 보령메디앙스를 성공시킨 것처럼 녹십자도 유아산업에 진출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버티고 있는 국내 분유시장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양사의 시장점유율은 74%에 육박한다. 2012년 6월 LG생활건강도 '베비언스 퍼스트밀'을 출시하면서 경쟁에 가세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이에 녹십자는 국내 분유시장에서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일동후디스를 통해 시장에 안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상장사인 일동후디스를 인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에 IB 관계자들은 “일동후디스의 2대 주주인 일동제약을 우회적으로 공략해 일동후디스를 인수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먹을까 아님 먹힐까

지금까지 상황을 본다면 양사의 결합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동제약은 지주사 전환에 실패하면서 대세는 녹십자로 기울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만약 지주사 전환이 가결됐다면 ‘윤원영 회장 등 특수 관계인→일동홀딩스→일동제약’의 지배구조가 구축돼 윤 회장 등이 일동홀딩스 지분 50% 안팎을 쥘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이 무산되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뾰족한 방법이 없어졌다.

특히 일동제약은 지분 구조가 취약한 탓에 번번이 경영권을 위협받았다. 과거 일동제약 지분 7%를 보유했던 개인주주 안희태 씨는 일동제약 오너가와 굵직한 경영 현안을 두고 빈번하게 충돌했다. 지난해 2월에서야 안희태 씨의 지분을 시세보다 20%가량 웃돈을 주고 인수해 비교적 안정적인 지분율(37.04%)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녹십자와 지분 차이가 5% 안팎으로 좁혀져 있고 내부적으로도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 특히 우호적 관계에 있던 지분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

지주사 전환의 발목을 잡은 것도 그동안 우호지분으로 분류됐던 이호찬 씨가 녹십자에 지분을 넘겼기 때문이다. 이 씨는 일동제약 고문을 역임한 이홍근 연합유리 대표의 아들이다. 연합유리는 의약용기 제조업체로 주요 거래처 중 한 곳이 일동제약이다. 이 씨가 지분을 녹십자에 넘기면 일동제약이 연합유리와의 거래 관계를 끊을 가능성이 높지만, 향후 녹십자가 일동제약을 인수할 경우 새로운 계약 관계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씨가 일동제약에 반기를 든 것으로 분석된다.

일동후디스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 한 주가 아쉬운 시기에 일동후디스가 일동제약 지분을 장내 매각했다. 이에 따라 윤 회장과 특별관계 주주들의 지분율은 37.04%에서 35.39%로 낮아졌다. 녹십자와 격차가 더욱 줄어든 것이다. 일동제약 측에선 자금 확보를 위한 매각이라고 설명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녹십자가 인수에 성공하면 일동후디스 입장에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번 기회에 일동제약과 거리를 두고 지분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녹십자는 느긋한 분위기다. 일동제약과 지분 격차는 좁혀졌고, 일동제약 지분 9.99%를 갖고 있는 피델리티와 연합한다면 일동제약보다 지분이 많아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 또한 피텔리티가 보유한 주식가치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도 5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지만, 자본시장을 활용할 줄 아는 녹십자 입장에서는 결코 높은 금액이 아니다. 더욱이 녹십자는 일동제약 주가 상승으로 200억원가량의 수익을 얻었다. 지난 2월 27일 종가 기준(1만3050원)으로 녹십자가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 가치는 960억원. 지난 2012년부터 투입한 총 금액은 738억원으로 벌써 3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녹십자 투자 전력 VS 일동제약 방어, 누가 승리할까

전문가들은 녹십자의 투자 능력은 이미 업계에 정평이 나 있어 어렵지 않게 일동제약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001년 상아제약 인수를 시작으로 10년 넘게 지분투자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

녹십자는 지난 2012년부터 동아제약의 지분을 4.2% 매입했고 지난해 동아제약의 분할 이후 대부분 지분을 매각했다. 이때 200억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지난 2012년 5월 150억원을 투자한 이노셀(현재 녹십자셀)의 주식 가치는 603억원으로 1년 8개월 만에 4배로 뛰었다. 녹십자는 2003년 1600억원에 인수한 대신생명(현재 녹십자생명)을 8년 후 현대자동차에 2283억원을 받고 팔기도 했다.

이에 IB 한 관계자는 “녹십자는 여러 차례 지분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 경험이 있고, 금융시장을 활용한 자금 확보 능력도 뛰어나다”면서 “이호찬 씨의 주식을 매수 할 때도 매수자금을 외환은행과 씨티은행으로부터 차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녹십자가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과거의 사례를 볼 때 공격을 하는 쪽이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만약 일동제약이 백기사(white night)를 활용한다면, 녹십자 입장에선 난처한 상황에 빠질 우려가 있다. 현재 의결권이 제한돼 있는 자사주와 자회사들의 보유한 주식을 백기사에게 넘기면 녹십자와의 지분이 6% 이상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3자배정 종류주식 발행 등으로 대응할 수도 있어 1대 주주인 일동제약 입장에서 방어수단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인수건은 긴 싸움이 될 것”이라며 “양사 모두 미래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