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가정용 정수기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 리커창 총리가 직접 스모그 등 환경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환경오염은 골칫거리다. 대기뿐 아니라 수질 등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 중국인들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 제품 구매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대도시 거주자들은 가정용 정수기를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업체 중이캉은 지난해 중국의 정수 설비는 전년 대비 57.5% 늘어난 428만 대, 매출은 180억위안(약 3조1318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20년까지 연 4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 규모는 1000억위안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산업수준이 낮아 품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보완해야 할 대목이다.  중국의 정수기 생산업체는 3000여 개에 이르지만 대부분 중소형업체로 시장이 분산돼 있고, 위생부 검사 결과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불합격 제품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기 제품 간 품질 격차가 크고 A/S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사용자들의 인식도 개선돼야 할 점 중 하나다. 중국가전협회 조사에 따르면 정수기 사용자 중 24%가 여과필터 교체시간을 몰라 2차 오염을 초래하고 있다. 정수기를 쓰는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이다.

몇몇 개선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정수기를 중심으로 중국 소형가전시장 구조의 변화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정수기 브랜드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 데다 수많은 수출형 가전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을 목표로 공기정화기와 정수기 판매 활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대도시들에 정수기 보급이 집중돼 있지만 향후 다른 도시로도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수질오염이 더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정수기 개발 등을 통해 시장을 개척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언론은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늘고 구매력이 커짐에 따라 정수기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만큼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