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고프고 음식을 만들자니 번거로울 때 이용하는 것이 바로 배달음식이다. 중국에서도 이런 배달 서비스가 확장되고 있다. 음식은 물론 조리에 필요한 냄비까지 가져다준다. 여러 음식점을 대상으로 주문과 배달을 대신해주는 배달전문업체까지 등장했다.

추운 겨울철이나 비가 주룩주룩 오는 날이면 꼭 입맛이 당기는 음식이 있다. 바로 훠궈(火锅)다.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는 중국 사천지역의 음식이다. 맑은 하얀색 국물과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 빨간색 국물이 반반씩 나오는 원앙(鴛鴦)식 국물에 각종 고기와 채소를 넣어서 익혀 먹는다. 중국에 살다가 귀국한 한국사람들이 종종 그립다고 말할 정도로 맵고 따끈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 입맛에도 꼭 맞는 음식이다.

훠궈를 하는 식당은 정말 많지만 중국 전역에 체인점을 보유한 하이디라오(海底捞)는 특히 친절한 서비스와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어 인기가 높다.

아쉽게도 인근 지역에 하이디라오가 없어서 투덜거렸더니 동료가 지나가면서 “거기 배달해주는데 배달시켜 먹지 그래?”라고 한다. “가운데가 나눠진 커다란 냄비가 필요할 텐데”라는 고민에 대번  “배달할 때 냄비를 포함해서 모든 주방용품이 함께 오니까 육수와 기타 재료를 넣고 끓여서 먹기만 하면 된다”고 알려준다.

훠궈는 중국인에게도 인기가 높은 음식으로 2010년 기준 전체 요식업 시장점유율 30% 이상으로 수요가 높다. 하지만 각종 채소와 고기를 손질해야 하고 육수 등준비 절차가 많아서 집에서 먹는 경우보다는 외식하는 사람이 많다.

배달 서비스는 번거로운 준비 절차 없이 집에서 편하게 훠궈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겨냥해서 만들어졌다.

요리할 수 있는 냄비까지 함께 배달되는 훠궈 배달 서비스라니.

한국이 배달 서비스의 천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국도 배달 서비스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다양한 배달이 이뤄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배달이 가능한 곳이 많지 않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웬만한 음식점이나 슈퍼마켓 등은 배달이 필수적이다.

햄버거나 피자는 오래전부터 배달이 이뤄져왔다.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맥도날드는 추가로 배달요금을 붙이기는 하지만 주문 후 30분 정도면 집까지 배달해준다.

대학교 근처의 작은 음식점들은 특히나 빠른 배달이 생명이다. 음식값도 저렴한 이들 음식점은 그 가격에 배달까지 하면 남는 게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호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장사이기 때문에 불과 10~20위안(한화 1700~3500원) 정도의 음식 가격에도 오토바이로 신속하게 배달을 해준다.

외부인 출입이 금지된 교문 너머로 배달될 식사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슈퍼마켓도 전화 한 통화만 걸면 여러 가지 식품을 바로 배달해준다. 슈퍼마켓의 경우 최소 배달 가능 금액이 있지만 50위안(한화 8700원)가량으로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나가기 귀찮거나 한창 요리 중에 추가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전화로 슈퍼마켓에 주문을 할 수 있다.

심지어 편의점도 배달을 해준다. 중국에서도 편의점은 동네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는데 일정 금액 이상, 몇 개 품목 이상을 주문하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달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점포 숫자가 적고 브랜드 이미지가 낮은 중국계 편의점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고 세븐일레븐 등 유명 외국 편의점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아예 음식만 전문적으로 배달해주는 배달전문업체도 등장했다. 개별 음식점이 배달하는 경우도 있지만 배달 인력이 부족하거나 배달 서비스가 없는 음식점을 대상으로 해서 주문과 배달을 대신 해주는 업체이다.

대학가 중심으로 배달이 활발한 ‘을러머(饿了么 배고프냐는 질문)’는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를 중심으로 전국 12개 도시에서 5만 개 음식점과 제휴를 맺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다른 배달전문업체 셰르파(Sherpa’s)는 베이징, 상하이, 쑤저우 등 3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총 288개 음식점과 제휴를 맺고 있다. 셰르파는 다양한 외국 요리 음식점들의 음식을 배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배달전문업체들 덕택으로 배달 서비스가 가능하지 않았던 많은 음식점들의 요리를 집 안에서도 편안하게 앉아서 먹을 수 있다. 대체로 10위안 안팎의 배달수수료를 따로 부과하지만 시내까지 인파를 헤쳐서 나가고 움직여야 하는 시간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평이다.

 

<알아두면 좋은 중국의 풍습>

창밖으로 나부끼는 속옷 부끄럽지 않아요

얼마 전 새로 이사한 집에서 창밖을 내다보니 건너편 아파트의 집들이 보인다.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하겠지 하면서 베란다를 죽 훑어보는데 웃음이 터져 나온다.

앞 동의 베란다에 나란히 걸려 있는 빨래 때문이다. 한국 같으면 베란다 안에 빨래를 널었을 텐데 중국은 베란다가 있음에도 꼭 베란다 밖으로 빨래를 내건다.

빨래도 수건이나 옷 정도가 아니고 속옷까지 모조리 내다 건다. 여자들 속옷까지 전부 밖에 매달려서 흔들리고 있으니 처음에는 민망했지만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속옷이나 잠옷도 옷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는 중국인의 특성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남방지역은 일 년 내내 습도가 높아서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 편이다. 실내에 빨래를 널면 눅눅해지기 일쑤이기 때문에 기다란 대나무 장대에 빨래를 걸어서 훤히 보이거나 말거나 밖으로 거는 것이다. 또 햇볕에 말리는 것이 살균이 된다고 생각한다.

고층 아파트에서도 베란다에서 밖으로 대나무 장대를 뻗어서 빨래를 거는 경우가 많다. 베란다가 없거나 아파트가 아닌 주택의 경우 아예 집 앞의 길거리에 널어놓기도 한다.

작은 골목길을 마주 보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주택들의 경우 골목길의 전봇대나 심지어 전기줄에다가도 빨래를 널어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inchunghan@gmail.com

뉴욕공과대학(NYIT)의 중국 난징캠퍼스에서 경영학과 조교수로 근무중이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근무했으며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역경영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