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은 소주 이름만이 아니다. 수많은 역경에 부딪힐 때마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는 처음을 생각한다. 가장 열정적이고 도전적일 때가 처음이다. 때로는 능숙한 노련함도 필요하지만 ‘맨땅에 헤딩하듯’ 달려가는 패기가 더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이유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정규인(30세)도 그렇다. 정 씨는 치열한 취업 경쟁을 뚫고 번듯하게 시내 중심에 있는 S생명에서 근무하게 됐다. 정 씨는 기자에게 한참을 자신이 입사한 회사와 그 회사에서 팔고 있는 상품에 대해 자랑을 이어갔다. “정말 좋은 상품”이라는 말에는 진심도 묻어 나온다. 정 씨는 올 가을 결혼도 앞두고 있다. 그는 마음 속으로 한 달에 한 두번 아내와의 멋진 여행을 꿈꾸고 있다. 그래서 자꾸 SUV 차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정 씨와 그에게 꼭 맞아 떨어지는 차가 한대 있다. 정 씨와 함께 탄 차량은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르노삼성자동차의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 QM3다. 지난해 이미지 공개 만으로 7분 만에 1000대 예약 판매가 이뤄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QM3는 SUV의 성능은 간직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시내를 주행해 보면 깜찍한 디자인과 눈에 확 띄는 두가지 색 ‘투톤칼러’로 시선을 사로 잡는다. 두 시간 정도 QM3를 함께 타본 정 씨는 “개성 강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고, 왠지 오프로드를 달리고 싶은 차”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생활도 시작하고 결혼도 앞두고 있어, 새로운 차를 구입할 예정인데, 괜찮아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국내 출시된 소형 SUV 한국지엠 ‘트랙스’, 닛산 ‘쥬크’가 가솔린 엔진을 착용한 반면, QM3는 디젤엔진을 장착해 차별성을 가진다. 최고출력 90마력으로 낮지만 2.4㎏·m에 달하는 최대토크가 매력적이다. 게다가 연비도 뛰어나다. 리터당 18.5㎞까지 갈 수 있어 경제적이다. 반면에 디젤엔진의 단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주행 중 엔진 소리는 귀에 거슬리고, 승차감도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워 보인다. ‘페밀리카’라기 보다는 20~30대를 겨냥한 차이고, 시내 주행보다는 두명 정도가 장거리 여행을 떠나기에 적합해 보인다. 불편한 점은 또 있다. 차체가 작은 만큼 트렁크 공간도 부족해 많은 짐을 실어 나르기엔 불편하다. 뒷자석을 눕히면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지만 그렇게 된다면 사람이 못 탄다. 또 운전석과 조수석 등받이 각도를 문쪽이 아닌 사이드브레이크가 있는 안쪽에 있고 그마저도 수동으로 큰 나사를 조이듯 돌려가며 조절 해야 한다. 도저히 운행 중에는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없어 불편하다. 또 변속도 매끄럽지 않아 가끔 공회전을 하듯 ‘부우앙’ 하는 엔진 소리가 거슬린다. 조수석 쪽 글로브박스는 1.2리터 공간을 자랑하지만 서랍식이라 물건을 넣고 빼려면 좌석을 뒤로 밀어야 수월하다. 진짜 문제는 가격이다. 2,250~2,450만원으로 동급 ‘트랙스’(1,940~2,289만원)보다 비싸고 최근 출시된 르노삼성의 QM5 가솔린 가격도 2,250만원~3,310만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강남의 한 판매지점 직원은 “QM3를 예약하신 분 가운데, 매장에서 QM5로 바꾸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귀뜸한다. QM3는 스페인 공장에서 만들어져 들어오는 수입차인 반면 QM5는 부산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국산차다. 그래서일까 자꾸, QM5로 시선이 옮겨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