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대립이 주요 서방국가들의영향력 행사를 불러일으키면서 크림반도 내 갈등이 새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크림반도 내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군사적, 외교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군사 개입 논란이 주요 서방국가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포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여러 서방국가는 러시아의 군사 개입을 철수하도록 강력한 경제 제재와 러시아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등을 토대로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과연 러시아의 군사 개입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비판이 올바른 행동일까?

러시아 군사 개입...왜?

     우크라이나 남부지역에 위치하는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접하고 있는 지역으로서 1950년대에 우크라이나에 편입되었지만, 절반 이상의 인구가 러시아계 주민인 이유로 친러 성향이 강하다.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독립 후, 우크라이나 영토이면서 자치공화국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독립 후, 우크라이나는 북서지역의 친유럽파와 남동지역 친러시아의 대립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이 지역의 크고 작은 갈등들이 주로 민족주의나 국가 정체성에 관련한 사례들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도 별다름이 없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군사 개입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크림반도 내 러시아계 민족을 지키겠다”는 주요 명분 아래 행해졌다. 이는 러시아의 주권 아래 있지 않은 영토 내에서 러시아의 영향력과 이익을 지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의 발표로는 “최대 1만 5천 명의 러시아 병력이 크림반도에 들어와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친러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가 EU와의 FTA 협상을 중단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계속된 우크라이나의 반정부 유혈시위가 울렉산드로 투르치노프 임시 대통령이 이끄는 친유럽파 과도정부가 들어서는데 기여했다. 이후에 크림반도 내에서 친러세력들과 과도정부세력의 대립과 더불어 크림반도 내 러시아 주민의 안보 위험이 붉어지면서 푸틴 대통령이 군사 개입이라는 패를 내놓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우크라이나, G8 모두 러시아 비난. 적절한 비판인가?

     이와 같은 러시아의 도발에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G8 국가들은 러시아의 군사외교를 비난하며 강력히 제재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의 이번 군사 개입을 현대 국제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침략행위”라고 비난했고,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군사 개입 중단을 요청했다. 더불어 미국을 포함한 G8 국가들은 “러시아의 군사 개입은 우크라이나 주권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며, 국제법 위반”이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크림반도 내의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 주민을 보호한다는 명분과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호의 갈등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민족주의, 국가 정체성에 관한 문제인 동시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각각의 이해 타산적인 외교에서 일어난 것으로 미뤄보아, 결코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정확히 짚고 넘어가 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아무리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의 군사 개입에 대해서 국제법 위반이라는 등의 비판을 내세우고 있다 해도, 러시아가 크림반도 내의 러시아 주민들을 보호하려는 명분은 한 국가가 그 나라 국가 정체성을 가진 시민들을 보호하는 의무로 미루어 보았을 때, 타당하고도 합법적인 절차이다. 서방국가들의 비판적인 여론과 움직임은 러시아가 이번 군사 개입을 통해 동유럽을 비롯한 유럽지역의 힘의 균형을 흐트리려는 위협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아닐까 싶다. 물론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국가관이나 성향을 바탕으로 이러한 타당한 명분 아래 동유럽 내에 러시아 영향력을 키울 목적이 내포되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영향력 확장이라는 계획이 확실치 않은 가운데 러시아의 군사 파병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보존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내세우는 것은 정당성에 어긋난다.

현재 상황으로는 우크라이나나 러시아 모두 정당한 명분 아래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진영이 옳고 그르다를 판명하는 것은 알맞지 않다. 두 국가 서로 정당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을수록 끊임없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앞에서 말했듯이 두 나라 사이의 민족주의와 국가 정체성 등의 민감한 문제들이 이번 사태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실을 보았을 때 의견이 다른 두 집단의 이해와 양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로이터 통신이 “러시아의 이번 군사 개입은 냉전 시대 이후 서구 사회와의 가장 큰 분쟁으로 번지고 있다”고 전하는 것과 같이 현재 크림반도 내의 긴장감은 최고조로 보인다. 세계 각국의 관료들과 정상들의 발 빠르고도 정당한 정치외교적 화합이 시급하다.

[신웅현 드림플러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