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면화 농가는 위성 추적 장치인 ‘GPS’를 농사에 활용한다. 씨를 뿌리거나 물을 줄때 빠트리거나 중복되는 곳이 없도록 농작업 경로 안내장치로 공급한다.

‘첨단기술, 친환경’은 미국 면화 농가의 경쟁력을 떠받치는 ‘듀엣’이자, 브라질, 중국을 비롯한 후발 주자들의 가격 공세를 막아내는 버팀목이다.

미국 면화 농가들은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 비용을 줄이고, 제품 이미지도 개선했다. 브랜딩은 이러한 비교 우위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왈라스 다네일 협회장은 협회의 코튼 마크(COTTON USA MARK) 사례를 든다. 이 마크는 면화업계의 ‘인텔 인사이드’다 .

인텔의 로고는 제품의 안정성을 상징한다. 워드나 엑셀, 혹은 아웃룩 등 프로그램이 작업 중간에 멈추거나, 운영 체제가 다운되지 않을 것이라는 ‘무언의 보증’이다. 그는 “코튼 마크는 친환경, 신뢰, 품질의 상징”이라고 강조한다.

미국의 면화 재배 농가가 재배한 면화에서 뽑아낸 면을 50% 이상 함유한 섬유이니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는 메시지다.

미국 면화 농가가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는 배경으로는 협회와 미국 면화 농가의 일사불란한 팀워크를 꼽을 수 있다.

미 면화 농가는 친환경 농법을 적용한 원재료를 공급하고, 협회는 시장공략을 뒷받침한다.

미국산 면이 50% 이상 함유된 섬유에 코튼 마크를 부착한 방직 업체를 상대로 이 분야 트렌드를 비롯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고객사의 성공을 돕는다는 원칙에도 충실하다. 면섬유를 기능성섬유 못지 않은 상품으로 바꿔주는 기술을 방직회사에 제공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땀은 잘 흡수하고 습기는 빨리 말리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왈라스 다네일 협회장이 요즘 주시하고 있는 경쟁 국가는 중국이다. “이 나라의 면화 재배 농가들은 가족 단위 소농이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계이긴 합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면화 농가의 대형화를 유도하고 규모의 경제를 꾀하면 시장을 뒤흔들 잠재력은 매우 큽니다.”

그는 미국 면화산업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다.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이러한 추세는 증가하는 재배면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면화가 에탄올 원료인 옥수수에 밀려나는 등 미국 농가에서 찬밥 신세가 될 가능성도 낮게 본다.

친환경 바람으로 면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다, 옥수수에 비해 단위재배 면적당 수익이 더 높은 고부가가치 상품이기 때문.

미국면화협회는 1956년 설립된 미국 면화 마케팅의 해외 전담 조직으로, 전 세계 45개 나라에서 미국 원면과 면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등 판촉을 지원하고 있다. 섬유의 품질을 높이는 첨단 기술을 개발해 방직회사에 제공하고 있다.

원면 생산 분야의 전문가인 다네일 미국 면화협회장은 제 9회 코튼데이 행사차 지난 5월12일 방한했다가 같은 달 25일 서울을 떠났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