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는 승객이 어느 좌석에 앉는 것을 가장 선호할까. 항공사들은 운임이 높은 퍼스트 클래스나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항공사가 승객들을 퍼스트 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 뒤에 위치한 ‘프리미엄 이코노미’ 석을 채우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최근 여객기 내부에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이 등장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비즈니스와 이코노미를 합쳐 놓은 일종의 하이브리드 클래스다. 이 좌석은 일반 이코노미 클래스에 비해 승객들이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으며, 기내식도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좀 더 고급으로 제공된다. 항공권 가격은 기존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비싸지만, 비즈니스 클래스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항공사 입장에서도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매력적이다. 이 좌석에 들어가는 비용은 비즈니스석보다 훨씬 낮다. 즉,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공간과 비용을 조금 더 들여 일반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높은 운임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기존 이코노미 클래스에 비해 공간을 조금씩만 더 넓힌 것뿐이라 여전히 많은 승객을 태울 수도 있다. 항공사 관계자들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야말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좌석이라고 주장한다.

독일의 루프트한자 항공은 오는 10월부터 모든 국제선 여객기에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옌스 비쇼프 루프트한자 최고영업책임자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이 고수익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프트한자가 새로 만든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은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을 17cm, 등받이 길이를 10cm 늘렸다. 하지만 이렇게 공간을 설계해도 일반적인 이코노미 클래스에 비해 한 열마다 줄어드는 좌석 수가 2개밖에 되지 않는다. 승객 2명이 팔걸이 하나를 공유할 필요도 없다. 여행 정보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의 운임이 최저가 이코노미 운임에 비해 2~4배 더 비쌀 것으로 추산한다. 비즈니스 클래스의 운임은 최저가 이코노미 운임에 비해 10배 더 높을 수 있다.

현재 보잉이 제작하는 베스트셀러 제트 여객기 777 기종 가운데 30% 이상에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이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777기종에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이 없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설치하는 구형 기종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루프트한자는 내년 말까지 장거리 항공기 106편에 프리미엄 이코노미 섹션을 설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