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이마트는 PB를 PL(Private Label)로 통칭하고 있다. 2006년 이마트는 PL상품을 내놓으며 웰빙식품, 애완용품에 이어 키즈, 간편 가정식까지 다양한 라인을 구축했다. 특히 기존 대비 40% 이상 저렴한 홍삼정, 원액기, 전구 등을 출시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인테리어, 광고, 모델 등에 대한 추가 비용 발생을 없애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다.

2006년 이마트는 PL상품 3000여 개를 시작으로 지난해 기준으로 1만8000여 개를 운영 중이다. 신선 및 가공식품과 일상, 주방용품 등을 중심으로 5개 브랜드 3000여 상품을 론칭한 데 이어, 2008년 2월에는 유·아동복과 패션 잡화 등 PL 상품을 대거 새롭게 선보이며 1만5000여 개 품목에 이르는 PL 라인을 구축했다.

이후 이마트는 웰빙 식품인 ‘스마트 이팅’, 애완용품 ‘M&M dogs’와 문구·생활용품 ‘이마트키즈’, 간편가정식 ‘HMR’을 차례로 선보이는 등 지속적으로 PL 라인을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가격이 일반 NB 상품 대비 최소 10~50%가량 저렴하게 기획된 상품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 원액기는 일반 유명 브랜드 제품 대비 절반 수준에 판매되고 있으며, LED 전구도 40% 이상 저렴한 가격에 기획된 상품이다.

이마트는 2009년 10월 대대적인 PL상품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이마트 PL을 ‘베스트(BEST)-이마트(E-MART)-세이브(SAVE)’ 3계층으로 재편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PL상품의 리뉴얼은 간결한 브랜드 네이밍과 디자인 통일성 강화를 통해 고객들이 이마트 PL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PL상품의 인지도를 더욱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마트는 PL상품 리뉴얼을 통해 상품 기능 업그레이드나 유명산지 원부재료 사용 등으로 품질 차별성을 부각시킨 프리미엄급 PL ‘베스트(BEST)’, 대용량 상품이나 패키지 간소화로 가격 메리트를 높인 저가의 실속형 PL ‘세이브(SAVE)’를 적극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워 상품 충성도가 높은 ‘Only 이마트’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반값 전략으로 매출효과 ‘톡톡’

이마트는 홍삼정과 LED전구 등을 출시하며 반값 전략에 따른 매출증가 효과를 봤다. 2012년 10월 출시된 홍삼정은 준비한 수량 2000개가 이틀 만에 완판됐고, 예약 물량이 2만 건에 달한 바 있다. 이처럼 고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경쟁 브랜드들도 가격을 인하하는 등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데도 일조했다는 평가다. 관계자에 따르면 제조사와 사전준비를 통해 물량을 대량으로 직매입해 단가를 낮췄거나 PL 브랜드로 유통마진을 줄여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이마트는 반값 가전에도 뛰어들었다. 이마트 TV는 2011년 11월 출시 이후 6만5000대가량이 팔려 나갔으며, 지난해와 전년의 경우 32인치 이마트 TV의 판매 비중은 50%를 넘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마트가 최근 출시한 ‘이마트 드림뷰 24형 LED-TV’의 가격은 26만9000원으로 유사 사양의 유명 브랜드 LED TV보다 30%가량 저렴하다. 특히 소형 가전을 선호하는 싱글족이나 소규모 가족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외에서도 이마트 PL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왓슨그룹과 과자, 율무차, 라면, 고추장 등 35종의 가공식품을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왓슨그룹이 이마트 PL상품에 관심을 보인 것은 부쩍 높아진 한국 식품의 인기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PL상품 수출은 모든 비용(물류비, 선결제 대금, 상품파손 보험료 등)을 이마트가 부담하기 때문에, 협력사는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마트에 납품만 하면 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외 유통업체들은 다양한 제품을 조금씩 받길 원해 물류비가 많이 든다”며 “유통업체 간의 수출로 중소업체의 물류 부담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품목은 NB보다 PL이 잘 팔려

이마트 PL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5.2% 신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품목에서는 PL상품이 NB상품보다 많이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 양곡의 경우 이마트 PB가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한다. 일반 브랜드 양곡보다도 많이 판매돼 브랜드 매출 1위다. 우유 역시 PB상품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판매되고 있으며, 우유 전체 매출에서 13% 정도의 구성비를 보이고 있다. 생수 시장의 경우 삼다수 다음으로 이마트 봉평샘물과 블루가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매출도 28%의 구성비를 보이는 등 PL 상품의 매출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일반 상품 대비 PL상품의 가격이 저렴한 이유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NB상품과 달리 광고, 판촉 등을 진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빅텐’ 등 스포츠 상품의 경우 이마트 바이어가 개발 단계에서부터 공장에서 대량매입해 원가를 절감하고 매장 인테리어비, 모델료 등 부가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NB상품 대비 5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는 것도 대형마트가 PL상품을 운영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PL 브랜드와 상품 수를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2007년 연말 기준 9%대의 PL 비중을 지난해 22%로 늘렸으며 매출액 규모도 3100억원으로 8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도 PL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는 ‘반신반의’라는 게 업계 전문가의 견해다. 한국소비자원이 PL상품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구입 후 불만을 느끼거나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30%나 됐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에 믿고 살 수 있는 제품이 될 수 있도록 소비자의 신뢰도를 회복하고 이어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아무리 불황이라도 소비자가 저렴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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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담당 PL상품과 관련 기획 과정을 소개해 달라

A. 이마트 홍삼정, 이마트 홍삼추출액, 홍삼진액 등의 기획을 담당했다. 특히 홍삼정은 기존 20만원에 육박하는 홍삼정 시장에 합리적인 가격의 자체 브랜드 제품 출시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기획 과정은 PL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품질기준을 통과한 생산업체를 선정(2~3개)하고 원가 경쟁력 및 상품 경쟁력을 갖춘 제조사와 접촉한다. 이어 생산공장 실사 및 품질 검증 전문회사에 의뢰해 2차 검증을 진행한 후, 상품의 세부사항(원재료 및 맛,디자인 등)을 확정해 상품으로 출시한다.

Q. PL상품 선정 시 고려사항은

A. 가장 중요한 건 상품의 시장성을 고려해 매출과 고객만족도를 점검하는 일이다. 아울러 기존 NB상품의 가격 합리성을 살펴보기 위해 유통구조나 관리비 및 광고비 등을 검토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다.

Q. PL상품이 저렴하지만 ‘잘 믿지 못하겠다’는 소비자도 있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A. 6년근 홍삼을 사용해 만든 이마트 홍삼정(240g)은 동량의 유명 브랜드 제품의 절반 수준인 9만9000원에 판매, 출시 2일 만에 2개월 판매 분량으로 기획한 2000여 개가 조기 완판된 바 있다. 이후 진행한 사전예약 건수만 2만여 건으로 큰 호응을 얻은 사례가 있다. 이처럼 이마트는 사전 공장심사를 수차례 진행해 품질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Q. PL시장 어떻게 전망하나

A. 유럽 등 선진국 PL시장은 이미 큰 규모로 자리 잡았고, 활발한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역시 합리적인 소비문화 확대로 고객인식이 변화하고 있으며, 관련 수요 또한 계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PL 상품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