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업무보고에서 심각한 스모그 문제와 관련, 전쟁을 선포하며 그 원인인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정비를 돌파구로 삼겠다”고 밝혔다. 과거 베이징 등 북부지역에서만 대두되던 미세먼지 문제가 최근 상하이와 난징 등 남부지역까지 퍼지면서 중국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난징에 거주하는 50대 주부 양펑은 최근 들어 미국으로 이민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다. 미국인 남편과 결혼했지만 남편의 직장도 중국이고 양펑도 고향인 중국을 떠나고 싶지 않아서 20년 가까이 살아왔다.

그러나 최근 그녀가 마음을 바꾸게 된 데는 폐암으로 투병 중인 어머니가 큰 영향을 미쳤다. 양펑의 어머니는 평생 담배라고는 한 번도 피워본 적이 없는데 몸에 이상을 느껴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말기라서 달리 손쓸 방도가 없었다. 현재는 집에 머물면서 가족들의 간호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고통을 줄이기 위한 투약을 받을 뿐 사실상 치료는 어려운 상황이다.

양펑은 어머니의 폐암에 공기오염이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평생을 자식들을 위해서 애쓰면서 살아온 어머니가 폐암으로 고통받는 모습이 양펑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이다. 더불어 그녀 스스로도 나이가 들면서 부쩍 더 공기오염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다. 집 앞의 슈퍼마켓에 간단한 찬거리를 사러 나갈 때도 마스크를 빼놓지 않고 반드시 착용한다.

하늘이 비교적 푸르고 맑은 날이거나 흐린 날이거나 관계없이 양펑은 줄기차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닌다. 집에서도 공기청정기를 24시간 내내 가동시킨다고 한다. 너무 유난스럽다는 친구들에게 양펑은 공기오염으로 인해서 내가 건강을 잃는다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한다.

최근 중국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해서 푸른 하늘을 아예 볼 수 없게 되면서 공기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미세먼지로 인한 공기오염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베이징 등에서만 미세먼지 문제가 대두되었으나 지난해부터는 상하이와 난징 등 중국 남부지역에서도 심각한 공기오염 현상이 나타나면서 많은 사람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미세먼지는 경제발전과 함께 석탄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심각해졌다. 중국은 에너지 사용의 석탄 의존도가 70%에 달하기 때문에 엄청난 공해를 일으키는 것이다.

또 급격히 증가한 자동차 숫자와 더불어 매연과 배기가스가 늘면서 미세먼지 증가에 한몫을 했다. 특히 이들 미세먼지에는 중금속이 들어 있는데 몸으로 들어올 경우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남아서 기관지와 폐 질환의 원인이 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중국은 지름 2.5μm 이하인 초미세먼지를 측정해서 발표하고 있는데 중국 베이징의 경우 이 수치가 100 이상이면 노약자나 어린이들에게는 안전하지 못한 상태이고 150이 넘으면 모두에게 안전하지 못한 공기상태로 생각한다. 200이 넘으면 위험한 상황, 300이 넘으면 건강을 위협하는 상태이다. 그런데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수치는 최근 들어서 400을 넘는 상태가 수일간 지속되고 있다. 한때는 600이 넘기도 했다. 베이징의 미세먼지 수치는 WHO 허용치의 10배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오염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는 정부에 대한 불신도 늘어나고 있다. 허베이성에서는 스모그로 천식 환자가 됐다면서 정부를 상대로 대기오염 피해 소송을 내는 의외의 상황도 벌어졌다.

지난해부터 베이징에서는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베이징의 공기가 안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었으나 지난해부터 한 달에 20일 이상 위험수준의 공기오염이 나타나면서 일반 가정은 물론 사무실에서도 공기청정기는 필수가 됐다. 일부 사무실은 한 곳에 무려 8개의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등 조금이라도 쾌적한 공기를 만들기 위해서 애쓰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도 더는 관망만 할 수는 없는 상태가 됐다.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공기오염에 대한 대비책과 방안이 주요 안건으로 제기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중국은 공기오염의 주범인 석탄 연료 사용 감축에 초점을 맞춘 대기오염방지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큰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양펑처럼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고민하거나 아니면 공기청정기와 마스크로 중무장을 한 채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려는 데에 안간힘을 쓰고 있을 뿐이다.

 

<알아두면 좋은 중국의 풍습>

편안하고 자유스러운 중국 회식 문화 

한국에서는 회식도 근무의 연장으로 보는 시선이 강하다. 회식에 참석하지 않거나 중도에 빠지면 눈총을 받는 이유다.

중국의 회식 문화는 한국과 달리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고 반드시 참석해야 되는 것도 아니다. 많아 봤자 한 달에 한 번 또는 분기에 한 번 정도로 이뤄지는 회식은 참석하고 싶은 사람들만 참여하면 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보도 들을 수 있고 친목도 다질 수 있어서 대부분 참석하는 편이다.

비즈니스 미팅에서는 독하디독한 바이주를 마시고 건배를 하는 일이 흔하지만 직장 내 회식에서는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는 편이 더 많다. 그나마도 여직원들은 대부분 맥주가 아닌 주스나 물을 마시는 것으로 대신한다.

일부 회사의 경우 회식 비용을 대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직원들이 돈을 각출해서 내기 때문에 부어라 마셔라 하는 분위기보다는 저녁을 조촐하게 즐기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저녁식사 후의 2차는 일반적이지는 않고 간혹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KTV를 가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전원이 가는 것이 아니고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들만 간다. 이 때문에 술을 마시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는 노래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