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현대종합상사·㈜쌍용 등 워크아웃 종합상사들이 새 주인 찾기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성장 동력 개발에 한창이다.

지난 5월14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관련 우선협상 대상자로 포스코가 선정됨에 따라 워크아웃을 경험한 국내 대형 종합상사는 모두 그룹 계열로 편입됐다.

지난 1999년 그룹 해체와 함께 워크아웃에 돌입한 ㈜쌍용은 2005년 모건스탠리에 매각된 이후 지난해 9월 GS에 인수됐다.

이후 사명도 ‘GS글로벌’로 바꿨다. 또 같은 해 12월에는 워크아웃을 졸업한 현대종합상사가 현대중공업그룹에 인수됐다.

이들 종합상사가 누구나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으로 변신한 것은 그동안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신성장동력인 자원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각 그룹은 편입 이후 특성에 맞는 시너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대우, 수직계열화 완성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계기로 종합소재 그룹화에 전력한다. 포스코는 기존의 철강뿐만 아니라 마그네슘과 리튬, 티타늄, 지르코늄 등 비철금속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함으로써 이를 차세대 신성장 사업 분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점에서 자원탐사에서부터 상업생산에 이르는 분야까지 상당한 경험을 축적해온 대우인터내셔널의 유무형 자산을 고스란히 흡수할 경우 포스코의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시너지가 무궁무진하다.

대우인터는 미얀마 및 페루 가스전과 마다가스카르 니켈광산, 호주 유연탄광 등 에너지·광물개발 거점을 15곳 정도 보유하고 있다.

대우인터의 자원 개발 능력에 포스코의 안정적인 자금력과 포스코건설·포스코파워 등 계열사들의 협력이 뒷받침된다면 상승 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대우인터가 포스코의 주력 상품인 철강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전력사업과 플랜트사업 등의 프로젝트 개발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포스코가 그룹화 전략의 한 축으로 꼽는 사업다각화 전략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물론 당장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대우인터는 현재 포스코의 냉연제품과 특수강 등의 수출을 맡고 있다. 상사부문에서 포스코의 매출 비중이 20%가 넘는다.

포스코 역시 해외수출의 25%가 대우인터를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포스코가 이미 자사의 주력인 철강제품 판매에 익숙한 대우인터를 계열사로 편입할 경우 110개국에 걸친 해외 판매망과 노하우를 그대로 살릴 수 있어 중동과 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훨씬 유리해진다.

현대중공업-상사, 자원 개발 총력
현대종합상사도 모기업인 현대중공업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연해주 농장을 위탁한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울산에서 현대중공업과 합동영업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도 현대중공업과의 시너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정 회장은 “현대중공업과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협력할 부분이 있으면 적극 검토하라”고 독려했다.

협력을 위해 현대종합상사는 현대중공업과의 합동회의도 개최했다. 양사가 모여 회의를 진행한 것은 상사가 워크아웃에 돌입하기 직전인 2002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게다가 1년에 한 번 열리는 경영전략회의 기간 중 합동회의를 개최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양사는 영업회의를 정례화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미 양사는 에너지와 자원 개발에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현대중공업의 컨소시엄 일원으로 참여해 지난 1월 파키스탄에 50㎿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한데 이어 2월에는 러시아 연해주의 친환경 영농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영농사업은 현대중공업이 진행해왔는데, 현대종합상사에 위탁한 것이다.

최근 현대상사가 신용평가기관인 한국신용평가에서 ‘A(안정적)’ 등급을 받은 것도 이 같은 협력 관계와 무관치 않다.

GS, 석유화학 연계사업 활발
GS글로벌도 GS그룹 인수 후 GS칼텍스 등 계열사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허창수 GS회장은 “GS글로벌은 해외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해 온 경험과 좋은 네트워크,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GS가 성공적으로 국제화함에 있어 큰 기여를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GS글로벌은 철강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에서 그룹과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석유화학과 해외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최근 석유화학 무역부서의 부활에 이어 해외자원 개발부서도 출범했다. 이를 위한 인력 구성도 현재 진행 중이며 자원개발사업부서도 연내 가동될 예정이다.

GS그룹의 주력인 GS칼텍스가 주력 사업인 석유와 석유화학 부문에서 매출의 50% 이상을 수출에서 거두고 있는 만큼 GS글로벌도 석유화학 부문 사업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GS는 해외 사업 컨트롤 타워격인 GS글로벌을 통해 신사업을 발굴하고 추진 플랫폼을 확보하는 등 역량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조윤성 기자 co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