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대한항공

아들이 미국에 간다. 출장을 가느냐고? 아니다. 방학 동안 할머님 댁에 가는 거다. 아들은 고작 10살이다. 워킹맘이라서 따라갈 수도 없는 노릇. 독립심 강하게 키우긴 했는데, 혼자 비행기를 태우자니 여간 불안한 게 아니다. 어떡하나, 보내지 말아야 하나 고민이 깊어진다. 결국…보내기로 했다!

 

아이 혼자 비행기를 타는 일은 생각보다 많다. 단기 연수·캠프를 가거나 해외 친지를 방문할 때가 그렇다. 김연수 양(10세·가명)도 그랬다. 지난 겨울방학 동안 미국에 있는 이모 댁에 갈 일이 있었다. 단기 연수를 할 요량이었는데, 이모와 머물면 좋을 것 같아서였다. 연수 양의 어머니는 워킹맘이라 동행하기 어려웠다. 다음은 미국에 거주하는 연수 양의 이모, 조은희 씨(가명)의 일기다.

 

“금이야 옥이야 키운 조카가 혼자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온단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중략). 공항에서 연수를 기다리는데 조마조마했다. 쪼끄만 게 혼자 오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중략). 이윽고 자동문이 열렸다. 어맛, 그런데 혼자가 아니다. 인상이 참 좋아 보이던 그 여성은 항공사 측 인솔자란다. 그는 조카를 내게 안겨주며 편지 뭉치를 건넸다. 14시간 비행하는 동안 있었던 일을 1시간 단위로 정리해놓은 글이었다. 연수가 뭘 먹었는지, 언제 잠들기 시작했는지 세세히 적혀 있었다. 홀로 비행이었지만, 혼자가 아니었단 느낌이 들었다. 와-. 이런 항공사 서비스는 처음 봤다. 한국에 있는 언니도 이 얘길 듣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중에 우리 아이도 한국에 혼자 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실제로 글로벌 홍보대행사 모 대표 또한 이 같은 경험을 했다. 그는 “얼마 전 11살인 아들을 미국에 있는 부모님께 보내려 했는데 업무 때문에 함께 갈 수 없었다”면서 “몇몇 항공사에 전화를 걸어 아동 인솔 서비스를 문의해봤지만 대부분 높은 위험 부담으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평소 자주 이용하던 대한항공에 전화를 걸었고, ‘OK’ 답변을 받았단다. 그는 “아들이 말하길, 인천공항에서 미국 공항에 도착하기까지 승무원이 항상 함께 있으면서 필요한 게 뭔지, 불편한 건 없는지, 배고 고픈지 계속 물어봤다”고 말했다.

 

비행 중 아이의 섭취·수면·기분 분석해 편지로

이제 아이 혼자 비행기에 태워도 걱정 안 해도 되겠다. 대한항공은 혼자 비행기를 타는 어린이 고객들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비동반소아(UM)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출발 공항에서 탑승권을 받는 순간부터 도착지에서 보호자를 만나기까지 빈틈없이 함께한다. 국내선의 경우 만 5세부터 13세 미만 어린이가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제선은 만 5세부터 12세 미만 어린이라면 이용 가능하다. 12∼17세의 청소년도 원하는 경우에는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별도 서비스 요금이 추가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은 어린이 승객의 출국심사와 보안검색 등을 돕고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탑승구 앞에서부터 마중 나온 보호자를 만날 때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면서 “연결편이 있을 때는 대한항공의 다른 비행편으로 환승하는 경우에 한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UM 서비스뿐만 아니라 글로벌 명품 항공사답게 차별화된 기내 서비스인 ‘플라잉맘 서비스(Flying Mom service)’도 제공한다. 2002년에 시작한 이 서비스는, 많은 부모가 홀로 항공여행을 하는 어린이들이 장시간 기내에서 어떻게 지내는지를 염려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서비스 이름 그대로 엄마처럼 어린이 승객의 식음료 섭취 내역, 수면, 휴식, 기분, 건강상태 등 기내 생활 전반을 세심하게 보살핀 후 편지를 작성한다. 그리고 도착지의 부모(혹은 보호자)에게 전달한다는 게 서비스 내용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정성이 가득 담긴 편지를 받고 나서 진한 감동을 느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해오는 칭송편지가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 서비스는 2007년, 기내 서비스 부문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머큐리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비빔밥, 비빔국수에 이어 머큐리상 3회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어린이 고객을 위한 기내식도 빼놓을 수 없는 서비스다. 국제선을 이용하는 만 2세 이상 12세 미만의 어린이를 위해 노선에 따라 김밥, 샌드위치, 자장면, 오므라이스, 햄버거, 피자, 스파게티, 치킨너겟 등 어린이의 입맛을 고려한 기내식을 제공하고 있다. 항공기 출발 24시간 전까지 서비스 센터(1588-2001)에서 주문하거나 홈페이지의 ‘나의 예약 보기’에서 신청해야 한다.

비동반 소아 서비스

혼자 여행하는 어린이가 공항에서 탑승권을 받는 순간부터 도착지에서 보호자를 만나기까지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

 

□ 대상

○ 국내선: 만 5세~만 13세 미만 어린이

○ 국제선: 만 5세~만 12세 미만 어린이(18세 이상의 보호자 또는 부모가 동일한 클래스에 동반하지 않는 경우)

 

□ 신청 방법

○ 최소 출발 24시간 전까지 대한항공 서비스센터에서 신청

○ 출·도착지에서 어린이를 인계, 인수할 부모나 보호자의 정확한 인적 사항과 연락처(주소, 전화번호) 필요

 

□ 서비스 요금

○ 국내선: 소아 운임 적용, 별도 서비스 요금 없음

○ 국제선: 성인 운임 적용, 별도 서비스 요금 없음

 

동반 유아 고객 서비스

□ 대상(여행 가능한 유아)

○ 국제선/국내선: 생후 7일 이상

 

□ 유아의 항공요금

○ 국제선: 성인 정상운임의 10%

○ 국내선: 무료

 

□ 기내 유아용 시설

○ 유아용 요람(제공 노선: 국제선 전 노선)

요람 사이즈: 가로 75cm(29.53인치) × 세로 34cm(13.38인치) × 높이 22.4cm(8.82인치) / 대상 유아 고객: 몸무게 11kg(24.25파운드) 미만, 신장 75cm(2.46피트) 미만 유아에 한해 이용 가능

○ 유아용 카시트

이용 가능한 카시트: UN(United Nations) 또는 각 나라의 ‘기내 사용 가능’ 확인 필증이 있는 유아용 카시트

○ 기저귀 교환대

모든 중/장거리 항공기 기종 내의 화장실에는 기저귀를 바꾸기 편하시도록 보조판(Baby Diaper Panel)이 설치돼 있음

 

□ 신청 방법: 항공편 출발 90일 전부터 48시간 전까지 대한항공 서비스센터 또는 예약처에서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