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 써본 사람, 손들어보세요...  아! 물론 전제는 있다. 성인이면서, 미혼이지만 ‘찐한’ 연애를 해봤거나, 기혼자에 국한된 얘기다. 그런데 콘돔 살 때 아마도 계산대에서 그리 당당하지는 못했을걸?

누구나 ‘밤일’을 하지만 ‘밤에 쓰는 물건’을 사는 데는 소극적인 게 사실이다. 지난 2009년 제약회사 ‘화이자’가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아시아·태평양 13개국 성인 3957명을 대상으로 한 ‘성생활 만족도’다.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12위에 머물렀다. 최하위권이라는 말이다. 그보다 앞선 2006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만족스러운 삶에 성(性)이 필수 요소인지’를 묻는 질문에, 한국 남성 91%와 여성의 85%가 ‘동의’했다. 행복한성문화센터가 40세 이상 중년여성 2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10명 중 7명이 “성생활 만족도는 인생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2011년).

이를 조합해보면 “성생활은 매우 중요한데, 만족도는 크게 떨어진다”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이제는 자문자답할 때다. 그대는 ‘만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봤는가? 우선 ‘만족도’를 위한 요소를 짚어보자. 여성은 남성의 ‘강직함’을 원하고, 남성은 여성의 ‘촉촉함’을 원한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다.

실제로 ‘기구’를 사용하는 사람은 꽤 많다. 미국의 경우, 성인의 절반 정도가 애용자라고 한다. 성인용품 제조회사인 ‘처치 앤 드와잇’ 사의 조사 결과다(2009년). 16~80세의 여성 2000명과 남성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분석해보니, 성인 여성의 50%는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한 적이 있다. 또한 성인 남성의 45%도 파트너를 만족시키기 위해 이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들은 “사용 이후 성적 욕구나 성감이 훨씬 증가했다”고 답했고, 남성들 또한 “4가지 성기능(발기, 만족도, 오르가슴, 성욕)이 향상됐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성생활 만족도와 기구 사용 여부, 정확한 비율을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아닐 수 없다.

여기저기서 변화의 기지개가 감지되기도 하지만 국내 성인용품 시장은 아직 ‘음지’에 숨어 있는 양상이다. 아직도 고속도로에 내몰리는가 하면, 후미진 골목에서 ‘소심하게’ 영업하는 정도다. 수입·수출 통관에도 규제가 많다. ‘음란하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다. 그런데 성인에게 성인용품이 과연 ‘음란’한 걸까. 국내 성인용품 시장의 현주소를 작심하고 진단해봤다. 왜 하필 지금이냐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니까. 당신의 성욕 마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