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 / 사진 = 쌍용자동차 제공

든든한 아버지 같은, 그러나 매력 넘치는

“너 나중에 크면 자동차 뭐 살래?”

“음… 코란도, 그러다 나이 들면 그랜저 타야지?”

지금 30, 40대에게 코란도는 젊음의 상징, 오프로드에 대한 로망이었다. 사고 싶은 차가 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코란도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름도 좋았다.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의 영문 약자로 80년대 급성장하는 한국 경제를 상징했고 가정을 위해 맹목적으로 달려가던 우리 아버지의 모습과 오버랩됐다. 그래서 몇 차례 주인이 바뀌는 등 코란도가 겪은 우여곡절은 왠지 남의 일 같지 않다.

코란도는 1974년 신진자동차공업이 생산한 지프차가 모태다. 1983년부터 코란도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1988년 회사가 쌍용자동차로 상호를 바꾸면서 ‘코란도훼미리’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단종됐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코란도는 3세대 모델로 1996년 벤츠 엔진을 장착하고 파격적인 디자인을 도입하면서 무려 36만 대 넘게 팔려 나갔다. 그러다 2005년 9월에 공식적으로 단종된 후 휴식기를 거친 뒤 2010년 4월, 귀족적이고 정숙하며 친환경적(Classy, Comfortable, Clean)이라는 영어의 알파벳 C를 달고 부활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코란도 투리스모’, ‘코란도 스포츠’ 등 이른바 코란도 3형제가 연달아 출시되면서 쌍용차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 실적을 올리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코란도투리스모 9인승’을 30세 직장인 최문종 씨와 함께 타봤다. 최 씨는 이른바 캠핑 마니아다. 보유하고 있는 캠핑 장비 구입에 대략 3000만원 정도 썼다고 한다. 한겨울 추위에도 야외 취침이 가능해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캠핑장을 찾는단다. 그래서 최 씨는 많은 캠핑 장비를 실을 수 있는 현대차 대형  SUV 베라크루즈를 타고 있다. “널찍하네요. 캠핑 장비를 다 싣고도 4명 정도는 여유롭게 어디든지 다닐 수 있겠습니다.” 최 씨는 캠핑 마니아답게 가장 먼저 실내 공간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직접 운전을 해본 최 씨는 “전면, 측면, 사이드미러 할 거 없이 큼직하고 시원해서 운전하기 편하네요. 차체는 높은데 승차감도 나쁘지 않고 출발, 가속, 등판 등 모든 상황에서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최 씨는 183cm의 장신이다. 이날 함께 탄 또 다른 동승자는 189cm에 100kg은 족히 넘어 보이는 거구다. 이들과 경기도 광명 일대에서 다양한 도로를 달렸지만 실내공간, 승차감, 구동력 모두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 실내 모습 / 사진 = 쌍용자동차 제공

 

전국 유명 사찰에 가면 ‘로디우스’라는 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4륜구동이고 승합차이면서  연비도 좋아서 4계절 내내 불자님들을 모시고 산중 사찰을 다니기엔 이만한 차가 없다. ‘로디우스’가 이름과 디자인을 모두 바꾸고 ‘코란도 투리스모’로 새롭게 태어났다. 투리스모는 이탈리아어로 관광이나 여행을 뜻한다. 6명 이상 탑승하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로 달릴 수 있고 9인승 모델은 속도제한장치를 달지 않아, 2종 보통운전면허 소지자도 운전할 수 있어 여러 모로 매력적이다. 차량 앞뒤로 각각 서브프레임을 덧대어 요철과 급회전에서 승차감을 높였고 e-XDi200 LET(Low-end Torque) 한국형 디젤엔진을 장착해 최대 출력 155ps/4000rpm, 최대 토크 36.7kg·m/1500~2800rpm으로 넘치는 힘을 자랑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태우고 전국 방방곡곡 여행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든든한 ‘코란도 투리스모’가 제격일 듯.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 시승에 동참한 독자 최문종(30세)씨 / 사진 = 김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