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3년 새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각광받던 오피스텔이 공급 과잉으로 수익률이 곤두박질하면서 앞다퉈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탈바꿈하고 있다.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개별 호실 분양으로 임대료를 받거나 일정면적을 분양받은 후 임대료로 발생한 수익을 배당받는 구조로 소액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떠오르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주거(apartment)와 업무(office) 그리고 식음료(F&B) 등의 호텔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이다. 호텔의 숙박 기능보다 아파트처럼 주방 시설을 갖춘 주거의 성격이 강하지만 회의실, 비즈니스센터 등 부대시설에서 일부 업무 기능을 소화할 수 있고 무엇보다 청소, 세탁, 우편물, 프런트데스크, 수영장 등 호텔에서나 누릴 수 있는 서비스가 장점이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고급 숙박시장은 호텔이 담당하고 있으나 중·장기 숙박업에는 마땅한 맹주가 없다. 프리미엄 시장의 호텔은 숙박비가 너무 비싸고 모텔 등의 단기 숙박시설은 비즈니스 기능이나 편의시설 기능이 약하다. 요즘 우리나라 의료 기술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호텔식 서비스와 주거가 결합돼 자유롭고 질 좋은 주거 서비스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서비스드 레지던스가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은 최근 7년 새 50%가 넘게 증가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연간 600만 명 안팎이었던 외국인 입국자 수는 한류가 꿈틀거리기 시작한 2009년 780만 명으로 껑충 뛴 이후 2011년에는 100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경쟁관계인 호텔을 찾는 외국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강남지역 특1등급 호텔의 객실 이용률은 2010년 70.15%에서 2011년 83.90%로 12%p 이상 올랐다. 특2등급 및 1등급 가족호텔의 이용률도 2010년에 비해 2011년에 10~20%p가량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1년 객실 이용자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2.33%로 호텔 객실 이용률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오피스텔의 단기임대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 호텔업계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중위생관리법 일부 개정안이 2012년 1월 국무회의 통과로 오피스텔을 숙박시설로 용도 변환하는 합법적인 길이 열렸지만 호텔업계는 이를 인정치 않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반독점적인 호텔 시장에서 오피스텔이 외국인 수요를 빼앗을 수 있는 대체수요로 보고 있는 것이다.

■호텔형 서비스드 레지던스 ‘묻지마’ 인기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개별 호실 분양으로 임대료를 받거나 일정면적을 분양받은 후 임대료로 발생한 수익을 배당받는 구조로 소액투자가 가능하다. 운영은 통상 관리업체에서 위탁관리하고 수익금만 오피스텔 임대인 통장에 입금해주기 때문에 임대인 입장에서는 공실에 따른 관리비, 부동산 비용 같은 운영 리스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2012년 6월 분양해 최고 2034 대 1이라는 역사적인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해운대 푸르지오 시티’도 오피스텔로 시공 후 용도변경을 통해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런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배경에는 유명 관광지인 해운대에서 오피스텔을 호텔처럼 숙박업소로 변경하여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공실률 걱정이 적은 데다가 임대료보다 2배가량 높은 숙박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6월 준공 예정인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오피스텔 벨리시모. 향후 숙박시설로 용도 변경하는 ‘서비스드 레지던스형’이라며 분양이 한창이다. 인근 롯데월드 관광객을 유치해 숙박업을 하므로 연간 분양가의 7% 수익을 보장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계약금 1800만원만 내면 월 임대수익으로 100만원을 지급한다는 매력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지어지는 오피스텔인 디아일랜드블루 분양업체는 제주도 관광객을 상대로 호텔식으로 운영해 연간 10% 이상 수익률을 올려준다며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애초 오피스텔 용도로 지어졌지만 용도변경을 통해 레지던스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외국인 유입이 많은 을지로 5가에 위치한 ‘웨스턴 코업레지던스’와 삼성동 ‘까사빌’은 기존 오피스텔을 리모델링해 레지던스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률은 약속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청사진인 경우가 많다. 어떤 호재가 예정대로 된다고 하면 수익률이 나올 수 있다는 식으로 광고를 한다. 그리고 대부분 적은 초기자금으로 많은 수익률을 꾸준히 올릴 수 있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적은 돈으로 손쉽게 많은 돈을 안정적으로 벌 수 있는 방법은 사기 말고는 없다.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점은?

새로 짓는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홍보가 되지 않아 공실률이 높아 초기 1~2년간은 큰 수익이 나지 않은 경우가 보통이다. 그래서 상가 등 보통의 수익형 부동산 상품과 비슷한 형태로 분양가를 부풀려 높게 받은 분양가로 수익을 보장해주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분양가 대비 연 10% 이상 고수익을 약속한 이후 결과가 좋지 않으면 부도를 내고 나 몰라라 하는 악성 시행사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오피스텔과 달리 레지던스는 시행사에 운영관리 대행을 맡기기 때문에 대행사의 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리대행사와 계약하는 확정수익률 수준, 대행사의 신뢰도와 관리능력을 꼼꼼히 따지고 부대시설 종류와 서비스의 질, 숙박료 수준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

내부 시설 변경 등 리모델링 공사로 분양가 외에 추가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해외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한다면 최근 트렌드에 맞게 정기적으로 시설을 리모델링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수익 중 일부를 예치해 주기적으로 건물 리모델링이나 수리를 해야 한다. 이를 감안하지 않고 투자 수익률을 계산할 경우 수익률이 과대 포장될 수 있다.

최근 늘어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숙박업을 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분양하는 오피스텔이 많다. 하지만 이처럼 광고하는 오피스텔이 합법적으로 숙박업을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월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오피스텔 등 업무시설에서도 숙박업을 할 수 있는 ‘생활형 숙박업’ 제도를 정비했다. 합법화는 됐지만 생활형 숙박업으로 용도 전환이 어려울 수 있다. 숙박시설과 오피스텔은 도시계획상의 입지, 학교나 주거시설과의 거리, 내부설계, 소방시설 등 적용기준이 다르다. 처음부터 건축법상 숙박업을 할 수 없는 곳에 지어진 오피스텔은 아예 생활형 숙박업으로 신청할 수 없다. 게다가 입지상 변경할 수 있어도 건물구조를 리모델링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용도 변경하기 위해선 전체 분양자의 동의도 필요하다. 이런 제약 등으로 생활형 숙박업 제도가 올해 초 만들어졌지만 기존 오피스텔이 변경을 신청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리얼투데이 김광석 이사(www.Realtoday.co.kr)

리얼투데이 김광석 센터장은 현재 영암, 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주택과 산업단지, 계량분석 전문가로 부동산 정보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닥터아파트 정보분석팀장, 유니에셋 리서치센터 팀장, 스피드뱅크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