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에너지’로 눈을 돌렸다. LG는 차세대 먹거리로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지목하고 이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힘찬 걸음을 내딛고 있다. LG는 그룹사 사업장에 지붕형 태양광 발전소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 구축 외에도 향후 LG전자· LG화학·LG유플러스·LG CNS 등 계열사의 에너지 관련 제품과 기술을 집결해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에서부터 저장, 효율적 사용에 이르는 에너지 솔루션을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19개 사업장, 지붕형 태양광 발전소 구축

최근 LG는 태양광 모듈 설치가 가능한 전국의 모든 사업장에 지붕형 태양광 발전소를 전면 구축하기로 밝혔다. 오는 3월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LG전자·LG이노텍·LG생활건강·LG하우시스 등 계열사의 전국 19개 사업장 지붕에 총 19MWh급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태양광발전사업자인 서브원이 12일 한국중부발전과 ‘공장 지붕을 활용한 지붕형 태양광 발전소 건립 추진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지붕형 태양광 발전소 구축에는 총 7만여 개의 태양광 모듈이 사용된다. 사용되는 모듈은 국내 최고 수준의 출력과 효율을 갖고 있는 LG전자 태양광 모듈이며, 태양광 모듈로부터 생산된 직류 전력을 교류로 전환해 전력망에 연결하는 데는 LG유플러스의 전력변환시스템(PCS)이 적용된다.

규모는 설치 면적만 축구장 32개 크기와 비슷한 23만1000㎡에 달한다. 연말 설치가 완료되면, 연간 22.8GWh(예상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7600세대가 1년 동안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또 동일량 전력 생산을 위한 화력발전소 운영 대비 연간 1만여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지붕형 태양광 모듈 설치로 인한 단열효과로 여름철 사업장 내부 온도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어 에너지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기존에 LG가 운영 중인 LG전자 창원과 구미, LG화학 오창 공장을 포함하면 LG의 지붕형 태양광 발전소 규모는 총 23개 사업장에 총 27.4MWh로 증가된다. LG 측은 “19개 추가 구축이 끝나면, 국내 지붕형 태양광 발전소의 발전 용량과 설치면적은 최대 규모”라며 “생산된 전기는 전력거래소를 통해 파주·구미·울산 등 사업장 인근 지역에 공급될 전망이며, 국가 차원에서도 전력 피크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LG는 한국중부발전과 공동으로 전력 판매 등 지붕형 태양광 발전소 운영 수익의 일부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시범적으로 구축해 운영하는 ‘행복나눔발전마을(가칭)’ 조성사업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LG의 사업장 인근 지역 행복나눔발전마을에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이 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 익산·오창 공장에 국내 최대 규모 ESS 설치

LG화학은 익산과 오창 공장에 국내 최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시스템(이하 ESS·Energy Storage System)을 만든다. 두 공장의 전기 사용량이 증가하는 데 따라 전기 요금을 현실화하는 맥락과도 맞닿아 있다.  ESS는 전력을 저장하여 필요할 때 사용함으로써 전력 이용 효율을 높이고, 고품질의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다. 이 장치를 활용할 경우 전기료 절감은 물론이고 대규모 ESS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검증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자사에서 생산하는 2차 전지를 적용해 익산 공장에 23MWh, 오창 공장에 7MWh 등 총 30MWh 규모의 ESS를 상반기 내에 설치하고 7월 중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익산 공장의 설치가 완료되면 단일 ESS 시스템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가 된다. 특히 발전소 및 변전소 등 전력 생산과 전송 계통이 아닌 전력을 사용하는 전력 수요처에 설치한 ESS로는 세계최대 규모급에 달한다고 이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익산과 오창 공장에 ESS 시스템이 가동되면 밤 11시부터 아침 9시까지 전기 요금이 낮은 시간에 전기를 충전했다가, 전기 요금이 높은 낮 시간대에 충전한 전기를 함께 사용해 연간 약 13억원(익산공장 9억원, 오창공장 4억원)의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LG화학은 ESS 시스템을 설치함으로써 여름철 전력 수급 불안정 상황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된다. 정부는 지난해 계약전력 5000kW 이상인 전국 2631개 사업체에 8월 한 달 동안 피크시간대 전기사용량의 3∼15%를 의무적으로 감축하도록 했는데, 오창과 익산 공장은 ESS 시스템을 갖추면 이런 상황이 다시 발생해도 가동 중단이나 별도의 비상발전기 가동 없이 생산에 필요한 전기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네비건트리서치’가 지난해 발표한  ESS 배터리 제조사 국제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LG화학이 1위, 미국 존슨 컨트롤이 2위, 삼성SDI가 3위다. 

LG화학은 ESS 특허 분야도 선도하고 있다. LG화학 자료에 따르면 2001∼2010년까지 출원된 ESS 관련 국내 특허건수 총 944건 중 ESS용 리튬 배터리 출원건수의 41%를 차지한다. ESS용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배터리관리시스템) 출원건수의 34%가 LG화학의 특허다.

7월 가동 예정인 오창·익산 공장의 ESS 설치 사례는 소규모 가정용이나 발전 분야뿐만 아니라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산업체 생산공장에 적용하는 새로운 미래 비즈니스 모델이 될 전망이다. 네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ESS 세계 시장 규모는 2013년 16조원에서 2015년에는 28조1000억원, 2020년에는 58조6000억원으로 성장하게 된다. 

 

LG CNS·LG U+ 등 계열사 역량 결집 

LG화학의 익산-오창공장 ESS 구축 프로젝트에는 LG화학의 ESS용 배터리 외에 LG CNS가 에너지관리시스템(EMS·Energy Management System)을 포함한 전체 시스템 설계 및 구축을 총괄하고 LG유플러스가 전력변환시스템(PCS) 공급에 참여해 LG 계열사들의 ICT 융복합 에너지 솔루션 사업 역량이 결집된다.

LG CNS는 지난해 태안 태양광발전소에 태양광 발전과 ESS를 연계한 기술 난이도가 높은 마이크로그리드를 설치하고, 제주 실증단지 마이크로그리드 EMS·신라대학교 ESS·불가리아 21.3MWh급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에너지 설비 구축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LG CNS는 2012년 ‘빌딩 한 채부터 대규모 도시까지 손쉽게 IT를 통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통합 솔루션인 ‘스마트 그린 솔루션’을 출시했다. LG CNS는 호텔, 중소형 매장 등 다양한 영역의 특화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스마트 그린 솔루션’ 확대 적용을 통한 에너지 절감에 앞장서고 있다.

탈통신을 강조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대구에서 개최된 세계에너지총회에서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전력망에 연결하는 태양광 전력변환시스템과 ESS에 저장되는 전력을 일정하게 관리해주는 ESS 전력변환시스템, 안정적인 전력 송전을 위해 전압을 제어하는 전압관리시스템(VMS) 등 에너지 송배전 시스템 공개한 바 있다.

특히 ▲ESS(에너지저장장치) ▲고효율 태양광 모듈 및 발전용 연료전지 시스템 ▲가스 및 지열 활용 냉난방 시스템 ▲고효율 전력 변환 장비 ▲스마트 미터 시스템 ▲빌딩관리시스템(BMS)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스마트그린솔루션 등을 통해 에너지의 생산에서부터 저장, 효율적 사용에 이르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LG는 올해 중반경 착공에 들어가는 첨단 융복합 R&D 기지인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를 첨단 에너지 솔루션 사업 역량을 집결한 ‘플래그십 모델(선도 모델)’로 건설키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