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답은 EU나 IMF가 구제 금융 방안 제시하는 것


그리스 사태가 표류하면서 주가가 급락으로 반응했다. 12주 연속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 상황에서 해외 악재가 기폭제가 된 셈이다.

그리스 사태는 구제 금융 지원과 IMF(국제통화기금) 주도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결국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날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그 여파가 자칫 주변 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위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면, 주식 시장이 다시 하락으로 방향을 잡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시 조정은 있지만, 작년 이후 올라왔던 상승 추세는 지켜질 것으로 판단한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그리스 사태는 당초 예상한 수순대로 진행되고 있다. 중간 중간에 기복과 시련을 거친다는 것이 문제인데, 지금이 여기에 해당된다. 사실 그리스 상황보다 우려되는 부분은 주변 국가로의 전염이다.

포르투갈로의 전염은 그리스 사태를 통해 얻은 모범 답안에 따라 처리되기 때문에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다. 그러나 스페인까지 전염되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설 수 있다. 이 부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속 시원한 해답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포괄적인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EU(유럽연합)나 IMF가 선제적으로 구제 금융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둘째, 남유럽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이 유로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 미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번 글로벌 경기 회복이 유로존을 배제한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신흥국 역내 교역 증가와 자체 내수시장 확대가 글로벌 성장의 새로운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 미국도 민간부문 회복이 구체화되고 있어 남유럽 재정 위기 악재를 충분히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이번의 경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다. 연초에 경험한 학습 효과에 기인한다.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 금리 하락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부분적으로 재현되고 있지만, 일시적인 흐름에 그칠 것이다.

오히려 남유럽 위기 부각은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 아시아로 몰리는 계기가 된다. 위험 자산 내 일종의 피난처로 해석 가능하며, 유로존 성장 모멘텀 악화가 글로벌 포트폴리오 재편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오현석 팀장은 홍익대 대학원을 나와 현대증권 리서치센터를 거쳐 지난 2003년부터 삼성증권에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