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 1월 수출입량이 큰 폭으로 늘면서 중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시진핑 주석의 개혁정책으로 내수시장이 위축되면서 침체 양상을 보였던 중국 경제는 지난해 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들의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불안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1월 수출입량 증가를 두고 전문가들마저도 의심 어린 시각을 보이는 까닭이다.

하지만 일단 중국의 지난달 지표의 속내를 보면 미국과 유럽의 경제회복 영향이 고스란히 묻어나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자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춘절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선주문으로 수출입량을 급증시켰다면 2월 지표가 1월에 대한 정답을 내려줄 것으로 보인다.  춘절에 따른 거품인지, 미국과 유럽 경제 회복에 따른 긍정적 신호인지는 좀 더 관찰해보자는 의견이 우세하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가 12일 발표한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10.6%가 증가했다. 발표 전 시장 전망치 0.1%와 지난해 12월 증가율 4.3%를 크게 상회한 수치였다.

당초 중국의 1월 수출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설인 춘절과 계절에 따른 영향으로 두 달 연속으로 기준선인 50을 하회했던 구매관리자지수(PMI)의 수출주문지수 등을 고려해봤을 때 1월 수출증가율은 한 자릿수를 지켜내기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 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의 1월 제조업 PMI는 50.5로 전월 대비 0.5%p 낮아졌다. 지수는 두 달 연속 하락하며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대외무역 상황을 반영하는 신규수출주문지수와 수입지수가 각각 0.5%p, 0.8%p 하락한 49.3과 48.2로 기준선인 50 선을 밑돌았다. 통상 PMI 지수가 50 이상이면 경기 호조를 뜻하고 50 이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국가통계국에 앞서 민간기관인 HSBC가 발표한 1월 제조업 PMI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49.5로 전월의 50.5보다 1%p 떨어진 것은 물론 예상치였던 46.1보다도 낮게 나왔다. 수치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국가통계국과 HSBC의 자료 모두 중국 제조업 경기 성장 둔화세를 시사했다.

그런데 불과 열흘 만인 지난 12일 해관총서가 발표한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10.6% 증가한 2071억3000만달러(약 221조원)로 나타났다. 수입 또한 10% 늘어난 1735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호조 덕분에 무역흑자는 총 318억달러,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규모였다.

주요 국가와의 양호한 무역 덕분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중국과 미국의 무역총액은 8.8%, 유럽연합(EU)과는 14.6%,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1.3%, 일본 7.8% 등으로 늘었다. 경제지표 발표 직후 곳곳에서 조심스레 수출 호조세로 인한 경기 회복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성연주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심리지표인 PMI보다는 실물지표인 수출지표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며 “홍콩과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인 반면 전반적으로 다른 국가에 대한 실수요가 늘어 중국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2월까지도 PMI 지표는 둔화 가능성이 있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판단은 3월까지 지표를 지켜본 이후에야 확실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PMI가 부진한 가운데 무역수치만 호조를 보이는 데 대해 부정적인 반응도 존재한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통계 왜곡의 가능성이 있어 지표를 충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며 “선진국의 신흥국 수출품에 대한 수입 감소와 신흥국 금융불안이 중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데 수출입 지표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달 개최 예정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시장 친화적이거나 시장 기대를 충족하는 언급이 나오기 전까지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지표의 왜곡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초 발표된 PMI지수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온 결과라 신뢰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며 “춘절 연휴를 앞두고 선주문에 의한 일시적인 증가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또한 “홍콩과의 무역총액은 크게 감소해 완벽하게 두 자릿수로 회복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제지표가 중국 경제의 회복에 큰 호재로 작용할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지금 당장 회복세를 단언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