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는 마니아적 취향과 감성에 좌우…여타 부문은 일반인 인식과 비슷


일반적으로 아이콘 브랜드를 알아보기 위해 ‘브랜드 인지도에 관한 소비자 조사’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조사 항목 중 최초 상기도(TOM:Top of Mind)는 아이콘 브랜드 규명에 가장 효과적인 툴로 평가된다.

이에 <이코노믹리뷰>는 유통 분야 아이콘 선별을 위해 해당 제품 또는 서비스와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설문은 지난 4월21일부터 5월2일까지 진행됐다. 대상은 ‘마니아’라는 타깃층을 명확히 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개설연수 5년 이상, 회원 수 1만 명 이상의 인터넷 동호회로 한정했다.

이들 커뮤니티는 대표 포털 사이트인 다음(Daum)과 네이버(Naver)의 우수 또는 대표 카페로 지정된 곳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단순한 친목 도모보다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정보 교류 등이 목적이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평가 수준에서 나아가, 무료 컨설팅이나 봉사 활동 등을 하는 곳도 있었다.


신라면·G마켓 2위와 격차 적어
라면 부문은 다음 카페 ‘라면천국’ 회원 6만5837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158명의 응답자 중 72명(45.6%)이 ‘신라면’을 대표 라면 아이콘으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삼양라면(52명·32.9%), 너구리(13명·8.2%) 순이었다. ‘국민 라면’이라 불리는 신라면은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높은 소비자 로열티를 보였다.

단, 2위인 삼양라면과의 응답률 격차가 12.7%로 크지 않은 점은 눈 여겨 볼 만 했다.
맥주 아이콘 브랜드는 국내 최대 맥주 관련 동호회인 다음카페 ‘맥주 만들기 동호회(맥만동)’ 회원 1만3069명에게 물었다. 특이하게 회원들의 관심도를 반영, 국산 맥주가 아닌 수입 맥주를 설문조사 부문으로 설정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네스’의 응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의 응답자 중 43명이 택했다. 하이네켄(26명·26%), 호가든(12명·12%)이 그 뒤를 이었다.

호가든, 하이네켄 등 시장점유율 상위 제품을 제치고 아일랜드의 흑맥주 ‘기네스’가 1위를 차지한 점은 특히 주목할 만 했다.

‘맥만동’은 외국생활을 한 회원들이 많은데다, 각자의 입맛에 맞는 맥주를 만들고 시음하는 열성 맥주 애호가들이 모인 것이 특징.

때문에 특정 맛과 종류에 대한 취향과 브랜드 고유의 문화 등 감성적 요인들이 마니아층의 아이콘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화장품은 단일 제품 브랜드가 아닌, ‘기업 브랜드’가 선정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네이버 카페 ‘파우더룸’ 회원 53만442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714명의 응답자 중 234명(32.8%)이 ‘아모레퍼시픽’이라고 답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제품 브랜드인 헤라(146명·20.4%), 설화수(124명·17.4%), 라네즈(97명·13.5%), 아이오페(28명·3.9%)가 그 뒤를 이었다.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88%(629명)가 아모레퍼시픽 계열 브랜드를 선정한 것. 50여 년 넘게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 온 아모레퍼시픽의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실감케 한 대목이었다.

아웃도어 부문에서는 ‘노스페이스’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 산악회’ 회원 1만78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8명의 응답자 중 28명(41.2%)이 선택했다.

2위는 코오롱스포츠(14명·20.6%), 3위는 K2(7명·10.3%)였다.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는 e-마켓플레이스인 ‘G마켓’이 선두를 점했다.
다음 카페 ‘내가게’ 회원 15만57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280명의 43.9%(123명)가 답한 결과다.

그 다음으로는 옥션(110명·39.3%), 11번가(19명·6.8%) 순이었다.
라면과 마찬가지로 2위 브랜드와의 격차는 4.6%로 크지 않았다.

아웃도어 브랜드 인식 변화 감지
이번 조사 결과를 놓고,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지난 3월 발표한 ‘2010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의 그것과 비교해보았다.

K-BPI는 소비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내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각 브랜드가 갖고 있는 영향력을 파악, 지수화한 것. 올해로 12회를 맞는 국내 대표 브랜드 조사로 평가되고 있다. 평가 기준은 최초 인지도에 40%의 가장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2010 K-BPI’ 조사 결과 라면은 신라면, 여성 색조화장품은 헤라, 기초화장품은 설화수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터넷 쇼핑 사이트 아이콘 브랜드로 선정된 G마켓은 e-마켓플레이스 부문에서 선두를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는 일반 소비자와 마니아적 성향의 소비자 집단 간의 브랜드 인지도 차이가 크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

한편 ‘아웃도어=등산의류’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음이 두 설문조사 비교를 통해 확인됐다.

아웃도어 부문 아이콘 브랜드로 선정된 ‘노스페이스’는 K-BPI 등산용품 부문 조사에서 K2에 이어 2위를 기록, 아웃도어와 등산의류를 구분하는 소비자의 브랜드 인식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전민정 기자 pu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