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기네스·아모레퍼시픽·노스페이스·G마켓 등 꼽혀
대부분 시장 점유율 선두주자…비결은 지속적·체계적 브랜드 관리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는 고객층을 확대하거나 시장을 유지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 특정 상품을 떠올렸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아이콘 브랜드(Icon Brand)’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국내 소비 시장에서 고객의 마음을 지배하는 대한민국 대표 아이콘 브랜드는 무엇일까? 브랜드 파워에 대한 일반 소비자 대상 조사는 많다. <이코노믹리뷰>는 조사 대상을 달리해보았다.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에 높은 집중도를 보이는 국내 대표 포털의 파워 카페에 주목했다.

우선 대표적인 내수소비업종인 유통 분야로 설문 범위를 한정했다. 이어 이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는지를 따져 조사 부문을 선정했다. <편집자 주>

주말 늦은 오후, 일주일치 장을 보러 대형 할인마트에 간 맞벌이 주부 김영주(32)씨. 시간에 쫓기던 김씨는 필요한 것들을 생각나는 대로 집어 쇼핑 카트에 넣었다.

라면 코너에 들른 그녀는 자연스레 신라면 묶음 상품을 집어 들었다. 이러한 김씨의 구매 행동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것은 무엇일까? 바로 ‘브랜드 인지도’다.

브랜드 홍수 시대, 기업들의 치열한 광고전 속에서 소비자들은 가장 먼저 연상되는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

박정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이콘 브랜드를 만들어라’라는 보고서를 통해 “상품 차별화가 더욱 어려워지고 기업의 광고 활동 등에 무감각해지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브랜드가 추구해야 할 지향점으로 ‘아이콘 브랜드’가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콘(Icon)’은 그림을 뜻하는 그리스어 ‘eikoon’에서 온 말로 ‘우상’을 전문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주로 어떤 분야의 최고 또는 무엇을 대표하는 말로 사용된다. 이에 비추어보면 아이콘 브랜드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즉, ‘아이콘 브랜드’란 소비자의 마음을 확실하게 지배하는 브랜드, 소비자의 뇌리에 깊숙이 각인된 대표 브랜드를 말한다.

대규모 마니아층의 형성으로 고객과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나이키·스타벅스·아이팟·BMW 등 다국적 브랜드가 그 예다. 이들 브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대규모 마니아 소비자들의 강력한 로열티에 힘입어 높은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최근 <이코노믹리뷰>가 다음과 네이버의 파워 카페 회원들을 대상으로 유통분야 ‘대표 아이콘 브랜드’를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라면(라면)’ ‘기네스(수입맥주)’ ‘아모레퍼시픽(화장품)’ ‘노스페이스(아웃도어)’ ‘G마켓(인터넷쇼핑사이트)’이 1위에 뽑혔다. 이들 브랜드 중 대부분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충성도를 기반으로 국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라면은 국내 라면시장에서 단일 품목으로 점유율 25%를 기록하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은 점유율 35%로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업계 선도 기업이다.

노스페이스 역시 최근 7년간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일등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으며, G마켓도 국내 전체 사이트 방문자 수 5위를 기록하며 인터넷 쇼핑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정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이콘 브랜드 성공전략으로 ‘소비자 니즈 파악’ ‘일관된 메시지 전달’ ‘소비자 피드백 반영’ ‘지속적인 브랜드 관리’ 등을 꼽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구매 결정에 큰 역할
실제 이번에 선정된 브랜드들이 1위 자리를 꿰찰 수 있었던 것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브랜드 관리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인한 국내외 경기 침체에도 전년 대비 16%의 성장을 이어갔다. 이는 불황 속에서도 차별화된 기능성 프리미엄 제품의 성공적 출시 및 고객과의 관계 강화 등을 통해 꾸준히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려는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는 평가다.

G마켓은 이용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거래의 안정성과 고객의 신뢰 확보에 힘쓰고 있다. 업계 최초로 ‘거래 정보 3중 복구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6개 신고센터를 운영, 불만 신고 내용은 1주일 안에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한 신라면은 ‘얼큰하고 매콤한 한국의 맛과 문화’라는 지속적인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 국내 대표 라면 제품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일상공간으로 부상하면서 오프라인에서도 위력을 떨치고 있다. 실제 인터넷 동호회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고 특정 제품의 매출이 크게 오르는 일은 비일비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얻는 꼼꼼한 제품 평가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하는 행태는 이미 보편화됐다. 심지어 일부 거대 커뮤니티는 배너 광고 등의 유치로 수익을 내면서 오프라인 기업의 형태로 전환, 운영되기도 한다.

이승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회원들 간에 공통 상품 및 관심사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구매 경험, 소감, 평가 등 많은 정보가 축적된다”며 “이러한 정보는 지속적으로 커뮤니티 내·외부에 반복 노출되면서 일반 소비자의 구매 활동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마니아적 성향을 가진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이 기업에서 주목하는 소비자 집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고객과의 강력한 관계 구축을 위해 영향력 있는 인터넷 동호회 회원들의 마음을 지배하는 아이콘 브랜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민정 기자 puri21@
주순구 기자 j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