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계가 또 다시에 할리우드와의 전쟁에 나선다. ‘할리우드 군단’의 첨병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스칼렛 요한슨이 합작하고 있는 ‘아이언맨2’.

이에 맞서는 한국 대표로는 황정민-차승원-황정민이 나서는 ‘이준익군단’과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똘똘 뭉친 ‘대한민국 1%’다.

지난해 ‘아바타’, 올해 ‘타이탄’으로 이어지는 할리우드 첨단 3G에 맞서 나름대로 선전한 한국 영화는 ‘전우치’와 최근 엄정화가 나선 ‘베스트셀러’정도다.

참신한 소재와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으로 맞선다면 나름대로 경쟁력을 확보한 한국 영화였다. 그럼 이번에는 어떤 팀들이 한국 대표로 나서고, 또 결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지난 4월29일 ‘아이언맨2’와 정면 대결을 펼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거장 이준익 감독의 해학적인 연출과 황정민-차승원으로 이어지는 등장 인물들의 강렬한 드라마가 돋보였다.

이후(5월5일)를 책임질 한국 영화는 손병호, 임원희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대한민국 1%’다. 꽃향기 그윽한 5월의 첫 주 한국영화사를 장식할 걸작들을 점검해본다.

거장 이준익의 해학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거장 이준익 감독이 5년 만에 내놓은 사극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왜구의 침입과 지독한 파벌 싸움으로 국운이 기울어가던 16세기 조선을 배경으로 평등 세상을 꿈꾸는 검객 황정학(황정민 분)과 왕족 출신의 반란군 이몽학(차승원 분), 그리고 세도가의 서자 견자(백성현 분), 기생의 신분을 가진 백지(한지혜 분) 등 네 인물이 그려가는 역사 서사극이 그 문제작이다.

제목부터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사뭇 풍자적이고 해학적이다.
드라마 전편에 흐르는 묵직한 역사성은 등장인물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황홀한 연출력으로 매번 새롭게 다가오고, 네 주인공의 액션은 흑백 화면속에서 한국적인 액션으로 거듭난다.

천안함의 영웅들이 떠오르는 ‘대한민국 1%’
천안함 희생자의 영결식이 전 국민을 비통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해병대 장병들의 진솔한 삶을 한폭의 영상에 담은 ‘대한민국1%’는 영화 ‘간 큰 가족’의 고(故) 조명남 감독의 유작이라는 점에서 또 한번 고개를 떨구게 한다.

영화 ‘대한민국1%’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강도 높은 훈련과 상상을 뛰어넘는 체력 단련으로 명성이 자자한 해병대 내 특수수색대 장병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국가와 전우의 안전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대원들의 투철한 희생정신을 그려 눈길을 끈다.

황용희 아시아경제 대중문화부장 hee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