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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국은 밥, 김치와 함께 밥상에서 빼기 어려운, 장점이 많은 음식이다. 국은 식품 위생 측면에서 봐도 매우 안전한 식품이다. 가열해 끓이는 도중 식중독균 등 유해균들이 모두 사멸되기 때문이다. 또 끓이는 과정에서 육류 등 건더기가 부드러워져 소화가 잘 된다. 채소를 데치거나 끓이면 부피가 줄어들어 생채소보다 더 많이 먹을 수 있다는 것도 국의 장점이다. 국물엔 또 다양한 영양분이 들어 있어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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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 완화에 효과적인 국

특히 계란국, 콩나물국과 같은 맑은 국은 숙취 완화에 효과적이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아미노산), 비타민 B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해장국은 자기 전이나 기상 직후 등 빈 속에 먹는 것이 좋다. 공복에 먹으면 혈당 유지에 도움이 되고 포도당이 각 세포 내로 신속, 충분히 공급되어 알코올의 분해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해장국을 끓일 때 고춧가루를 너무 많이 넣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자극적인 해장국은 위, 간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다. 이보다는 담백하고 시원한 느낌이 드는 콩나물국, 북엇국과 같은 맑은 국이 좋다. 콩나물엔 아미노산의 일종인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다. 아스파라긴산은 간에서 알코올 분해 효소가 더 많이 만들어지도록 돕는다. 서양인이 숙취 예방식품으로 아스파라거스 수프를 즐겨 먹는 것은 우리가 콩나물국을 찾는 것과 같은 이유다. 숙취를 덜어주기 위한 콩나물국을 끓일 때는 뿌리를 다듬지 말고 국에 넣는 것이 이익이다. 뿌리 부분에 아스파라긴산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콩나물 머리도 함께 넣으면 국 맛이 훨씬 구수해진다. 콩나물 머리를 넣고 국을 끓일 때는 냄비 뚜껑을 계속 연 채로 조리해야 콩나물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명태가 주원료인 북엇국, 생태탕, 황태탕도 효과적인 해장국이다. 바싹 말린 명태가 북어다. 덕장에서 명태를 얼렸다 녹였다를 수없이 반복한 것이 황태다. 명태엔 함황(含黃)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이 풍부하다. 메티오닌은 체내에 들어가 항산화 성분인 글루타티온으로 바뀐다. 글루타티온은 알코올로 인해 쌓인 유해산소를 없애 간을 보호한다. 게다가 북어는 다른 생선보다 지방 함량이 적어 맛이 개운하고 담백하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에 먹기에도 부담이 적다. 조갯국의 숙취 해소 성분은 타우린이다. 타우린도 아미노산의 일종이며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한다. 미역국엔 간의 활동을 돕고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를 촉진하는 글리코겐이 풍부하다. 선짓국엔 콩나물국보다 철분, 단백질이 더 많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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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품으로 국물 맛을 내자

국과 탕에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끓이는 동안 비타민 C 등 열에 약한 영양소가 파괴된다. 최대 약점은 국물의 기본적인 맛이 짠맛이어서 소금(나트륨)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금의 과다 섭취는 혈압을 올리는 요인이다. 고염식은 과체중, 과음, 스트레스, 운동 부족과 함께 고혈압의 5대 원인으로 꼽힌다. 미소국, 염장 채소, 소금에 절인 생선을 즐기는 일본 아키타 주민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22.5g이다. 그래서인지 아키타 주민(성인)의 40%가 고혈압 환자다. 소금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심장병, 뇌졸중, 신장질환, 골다공증, 위암 등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소금 섭취를 줄이기란 쉽지 않다. 짠맛에 길들여져 있는데다 전통 음식인 국, 찌개, 김치, 젓갈 등에 다량의 소금이 들어 있어서다.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요 음식별 나트륨 섭취율은 국·찌개·면류가 전체 1일 나트륨 섭취량의 30.7%를 차지하여 1위를 했고, 그 뒤로 부식류(25.9%), 김치류(23.0%), 간식류(8.9%), 밥류(6%) 순이다. 국을 통한 나트륨(소금) 섭취를 줄이려면 국이 어느 정도 식은 뒤에 간을 해야 한다. 국이 뜨거울 때는 짠맛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식탁에 오른 국이나 탕에 추가로 소금 간을 하는 것도 피한다. 국에 밥을 말아서 먹지 말고 밥그릇에 국을 조금씩 덜어서 먹는 것도 방법이다. 소금 대신 마른새우, 멸치, 표고버섯 등 자연식품으로 국물 맛을 내는 것도 효과가 있다. 식초, 겨자, 후추, 파, 마늘, 양파, 참깨 등을 이용하는 것도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국 한 그릇의 소금 함량은 1.4〜3.5g이다. 따라서 국은 작은 그릇에 담아 먹는 것이 좋다. 한국인이 먹는 된장국 한 그릇(평균 무게 270g)에는 대략 소금이 2.7g 함유돼 있다. 작은 그릇에 담긴 일본 미소국(된장국의 일종, 평균 국 무게 150g)의 소금 함량은 1.5g 정도다. 작은 국그릇의 내용량은 150ml 정도로 작은 국그릇을 이용하면 국물을 통한 나트륨 섭취량을 30% 가량 줄일 수 있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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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건강소식 제 2013.6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