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하드 NAS를 아십니까? NASA가 아닙니다

클라우드 바람이 이제 ‘개인’까지 내려왔다. 그 주역에 NAS(Network Attached Storage)가 있다. 네트워크 기능을 갖춘 데다 저장 공간도 넓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전파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생소한 단어지만, NAS를 제조하는 국내외 업체들은 한국을 ‘격전지’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NAS는 정말 스마트폰처럼 당연한 가정 속 ‘풍경’이 될 수 있을까.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1 지방 출장을 준비중인 회사원 김진호 씨(35세). 몇 번이고 노트북에 PPT 파일이 저장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회의 당일, PPT 파일에 첨부된 파일 하나가 누락되어 열리지 않는다. 결국 회의를 망친 김 씨. 지난날 우리의 풍경이었다. 집에서 쓰는 PC와 노트북이 달라 USB와 외장하드를 들고 다니며 자료 관리도 해왔다. 하지만 김 씨는 요즘 NAS를 하나 구비한 이후 이같은 자료 누락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어지게 됐다. 집에 설치한 NAS에 저장해 둔 자료를 자신이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태블릿 PC, 노트북에 언제든 다운받을 수 있기 때문. 이메일로 별도로 보내 관리할 필요도 없어졌다. 회의 자료뿐만 아니라 보고싶은 동영상도 NAS에 저장해서 지하철에서 언제든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의 저장 공간을 따로 할애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 김 씨는 신바람이 난다.

#2 서울시 용산에 위치한 전자상가 6층. 디지털 기기를 팔고 있는 업자 이형진 씨(38세)는 최근 NAS를 찾고 있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한다. 이 씨는 “1년 전만해도 한 달에 3대 정도 팔면 많이 팔은 편이었다”면서 “요새는 1주일에만 문의 건수가 수십 건이고, 판매도 지난해에 비해 10배 가량 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과거에는 마니아나 외국인들이 주로 외산 브랜드(후지쯔‧시놀로지 등)를 찾았다면, 요새는 사후 서비스 등을 고려해 국산 브랜드(Iptime‧새로텍)등을 많이 찾는다”며 “젊은 여성들은 1 Bay(HDD 1개)에 보급형을 주로 사가는 편이고, 남성들은 용량이 두 배인 2 Bay를 사간다”고 귀띔했다.

 

큐냅 NAS HS-210. 사진=큐냅 제공.

NAS에 대한 인식은 거의 전무했었다. 2008년에 만들어진 네이버의 NAS 카페(NAS 클라우드 웹하드 활용자모임)도 거의 마니아들만이 있었다. 그러던 게 2012년 께 가입자가 증가했고, 중고거래 장터에도 하루에 수 십건씩 글이 올라오는 등 회원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외장하드 쇼핑관련 검색어에도 NAS가 4위를 차지하고 있다.

NAS는 일명 네트워크가 가능한 ‘별도 저장장치’로 이해하면 빠르다. 외부 저장장치이긴 하지만 네트워크 기능이 가능하게 때문에 ‘넷 하드’라고 불리기도 한다. 별도의 네트워크 장비를 구축하기 위해선 고가의 서버를 사야할 필요가 없어 가정이나 작은 기업에서는 NAS를 최근 많이 이용하는 추세다. 최근 미국 ‘파이낸셜타임스’는 NAS가 매년 약 20%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NAS는 사용하는 규모에 따라 개인 사용자에서 시작하여 대기업까지 시장 형태가 나뉜다. 현재는 특정 부서 또는 워크그룹 중심으로 NAS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개인 사용도가 빈번해졌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주목받은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이미 북미와 유럽지역에서는 성숙기로 치닫고 있는 상태다.

이 기기를 집 안이나 오피스에 구축해 놓으면 NAS에 자료 저장(업로드)은 물론이고 다운로드도 손쉽다. PC를 굳이 켜놓지 않아도 NAS만 작동한다면 데이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도 있다. 또 대용량 HDD(하드디스크)를 별도의 외부 장치로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용량 면에서도 외부 저장장치보다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사용자들의 이야기다. 이외에도 사용자를 지정해 사용자간 정보도 교환할 수 있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최근 NAS가 주목받는 이유는 세 가지다. 하나는 서버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도 네트워크 저장장치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둘째는 기업에서 내놓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한계, 세 번째는 PC 외에도 다양한 디바이스들 간 정보 전송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즐겨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NAS는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용량이 큰 동영상을 와이파이만 연결되면 NAS에서 손쉽게 받을 수 있어 따로 저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에서 주로 쓰던 NAS가 개인으로까지 널리 퍼졌고, 보급형 NAS 상품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보급형 NAS를 제조하고 있는 새로텍의 서흥원 부장은 “포털사이트나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중화되어 있지만 용량의 한계로 인한 갈증을 느끼는 사용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니인터뷰>

마크 홍 시놀로지 아태지역 영업 매니저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Q. 시놀로지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전담 팀원을 배치했다. 이유는?

A. 시놀로지의 제품은 한국에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75%의 매출 성장을 보였으며 네이버 검색횟수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인식도 조사 또한 2007년 대비 80%이상 증가했다. 그래서 본사에서 한국을 ‘키 마켓(Key Market)’으로 꼽았다. 일단 한국은 네트워크 속도가 빠른데다가 인프라 구축이 잘 되어 있다. 또 스마트폰 보급률도 높은 편이다. NAS에서 중요한 것은 빠른 속도로 다양한 기기에서 데이터를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또 구매력 면에서도 유망한 시장이다. 이 둘을 동시에 갖추고 있기때문에서 시놀로지 본사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Q. 전담 부서라니 굉장히 특별한 시장이 된 것 같다. 시놀로지가 국내에서 기대하고 있는 포션은 어느 정도인가?

A. 법인이 새로 세워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총판을 맡고 있는 업체인 ‘에이블 스토어’가 판매는 계속한다. 단지 시놀로지 본사에서 3명의 마케팅 인원을 배정했다. 본부장이 되기 전 한국에 온 적이 없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방문했다. 정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현재 시놀로지의 총판업체와 협의를 통해서 용산과 같은 소매점 판매 비중도 늘리고 온라인에서도 쉽게 제품을 접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

Q. 국내 시장 비중을 늘리기 위해 어떤 것들을 해나갈 생각인가?

A. 시놀로지에서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가장 중요하고 소비자 평을 좌우한다고 보고 있다. 시놀로지에 들어가는 OS(운영체제)는 일단 좋은 평을 맞고 있다. B2B나 B2C에 모두 플렉서블에게 적용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애플이 애플스토어를 통해 잘 나갈 수 있지 않았나.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 있으면 못할 것이 없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일단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 주력하려고 한다. 한국 시장에서는 아직 후발주자라고 생각한다. 시장에 대한 조사와 공부도 진행하고 있다. 우선 블로거들이나 사용자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장을 만드려고 한다. 제품에 관한 피드백과 리뷰 등을 기반으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유저의 피드백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시놀로지 측에서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반응 모두 좋다.

이후 사용자 교육에 대한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유저의 테스팅을 듣고 이 피드백을 가져가 제품을 우수하게 만들 것이다.

Q. 대만 IT제품에 대한 우려가 있다. 대기업에 비해 사후서비스가 좋지 않다든지 하는.

A. 현재 시놀로지는 성장세지만 델이나 HP 등과 글로벌 기업과 다르게 엔터프라이즈급의 기기를 내놓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운영체제의 UX나 사진과 음악, 동영상을 공유하는 편리성은 좋다고 인정받고 있다. 이런 점을 적극 어필할 예정이다. 사후 서비스도 총판사와 긴밀히 결합해서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Q. NAS에 대한 보안 이슈도 있다. 극복 방안이 있나.

A. 보안 레벨을 두텁게 하기 위해 세 번에 거쳐서 업데이트 했다. 기술적으로도 보안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나 디바이스 데이터 측면, 인터넷 방화벽 등 여러 가지 레이어로 보안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