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연휴동안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됐다. 연준의 테이퍼링 규모 추가 확대, 美 경기 회복 시그널 발생, 안전자산 선호 트렌드 생성 등이 그것이다. 국내 채권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지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월,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할까.

연준은 1월 FOMC에서 자산 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추가로 축소하기로 결정하면서 월간 자산 매입 규모는 지난 12월 850억달러에서, 1월 750억달러, 2월 650억달러로 감소했다.

또 미국의 2013년 4분기 성장률은 3.2%를 기록해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지난 2013년 3분기(+4.1%)에 이어 빠른 회복세를 이어간 가운데, 수입이 0.9% 소폭 상승한 것과 달리 수출은 11.4% 급증했다. 민간소비는 +3.3% 증가해 2010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고, 1월 소비심리지수는 81.2를 기록해 예상치에 부합했다.

연준의 테이퍼링에 따른 이머징 시장 불안 확산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된 가운데, 글로벌 증시 하락과 함께 美 채권시장의 강세 흐름이 연출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설 연휴 전인 1월 29일 2.75%에서 2.64%로 급락했다.

세 가지 요소를 재료 삼아 그동안 침체기에 빠져있던 채권시장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채권발행 규모는 64.8조원(순발행 규모 32.7조원)으로 2013년 12월 발행 규모인 39.4조원(-6.1조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1월 중 외국인은 총 1.7조원 규모의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난 것은 명확하지만, ‘2월 원화채권이 글로벌 안전자산 대열에 진입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김지만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채권시장은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과 신흥시장의 위기 진행여부에 주목한 강세 진행이 예상된다. 국내 채권시장은 이머징 시장보다 미국, 독일과 같은 선진국과 움직임이 유사하다. 예상보다 신흥국 우려가 진정되는 데 시일이 소요된다면 채권금리 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 이에 영향을 받는 국내 채권 시장도 이번 달 캐리 이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박동진 삼성선물 연구원은 “신흥국 우려 확산으로 외국인이 당장 원화채권을 매도하지는 않겠지만 이를 원화 안전자산이라고 속단하긴 이르다. 현재 글로벌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높고, 국고 3년 금리 기준으로 2.85% 금리 하단 저항이 견고한 만큼 매수로 대응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2월, 채권시장의 강세 시도는 제한적일 전망이므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