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에서의 도요타 대규모 리콜 사태를 계기로 자동차업계의 품질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의 파트너십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세계 자동차부품 산업에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전문화와 대형화가 확대되고 있고 원천기술과 고효율·친환경차 부품의 기술적 리더십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자동차와 전자 및 정보통신 기술의 융합에 따른 전장화가 확대되면서 부품업체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는 최대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가 중심이 돼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듈 기술과 생산 능력 면에서 세계 최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첨단 미래기술 개발을 통해 친환경 자동차와 지능형 자동차에 대응하는 부품 경쟁력 강화로 글로벌 리더십 역량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하이브리드 핵심기술·지능형 자동차기술·센서기술 등 미래 신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세계적인 기술 동향과 기술 타당성 분석을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에 대한 지속적인 탐색 연구도 강화하고 있다.

정 부회장 “기술의 모비스 위상 강화”
정석수 현대모비스 부회장은 올해 경영목표를 “자동차 미래기술 확보를 통한 제3의 도약”으로 정했다. 정 부회장은 이를 위해 올 초부터 혁신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는 “품질과 서비스에 이르는 원천 경쟁력에 대한 치밀한 관리는 물론 미래 핵심동력 확보에도 역량을 집중해 성과를 내겠다”며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품질과 고객 신뢰와 같은 기본 경쟁력이 퇴색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목표인 국내 매출 11조7000억 원과 해외법인 매출 89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정 부회장은 “기술의 모비스로서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총 9400억 원으로 잡혀있는 투자 계획 가운데 3200억 원을 연구개발(R&D) 투자에 배정했다. 이로써 신제품 및 신기술 연구개발 프로젝트만 총 550건에 달한다.

올해 현대모비스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모듈 시스템의 첨단화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진출한 대부분의 해외 생산 공장 근처에 현지 모듈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현대모비스는 단순 조립형 모듈이 아닌 최적의 부품 조립단위를 갖추면서 높은 품질을 끌어낼 수 있는 ‘기능 통합형 모듈’에 집중하고 있다.

또 모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에어백과 브레이크, 변속기, 조향장치, 램프 등을 자체적으로 개발·생산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함께 높이고 있다.

세계 유수 메이커들로부터 ‘러브콜’
지난 1999년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 부품 모듈화란 선진 생산 방식을 처음 선보인 현대모비스는 국내 생산이 본궤도에 진입한 2002년부터 현대·기아차와 해외 동반 진출을 모색했다.

첫 결실은 중국 장쑤모듈공장. 2002년 12월 독자법인으로 출발한 장쑤공장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천리마, 프라이드, 스포티지 등에 13만 대 규모 섀시모듈과 운전석모듈을 공급하며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이후 베이징, 미국 앨라배마와 오하이오, 유럽 슬로바키아와 체코, 인도 등에 잇따라 모듈공장을 세워 현대모비스는 현재 268만 대 모듈을 해외에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올해 미국 조지아공장(연간 30만 대), 2011년 러시아공장(15만대)의 양산이 시작되면 해외 생산 능력은 313만 대로 늘어난다.

거미줄처럼 촘촘히 구축된 글로벌 A/S 물류네트워크도 현대모비스의 강점. 현대모비스는 현재 22개의 물류센터와 1만여개 현지 딜러 및 대리점을 통해 200여 개국에 걸쳐 166개 차종에 들어가는 140만개의 순정품을 전 세계 고객에게 공급하고 있다.

2006년 현대모비스는 미국 오하이오에 위치한 크라이슬러 공장 내에 컴플리트 섀시모듈공장을 건설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크라이슬러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에게 모듈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사실 자체가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그만큼 현대모비스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다임러, 폴크스바겐 등으로부터 각종 부품과 모듈 공급계약을 맺어 지금까지 모두 25억5500만달러의 해외 수주를 기록했다.

조윤성 기자 co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