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시장은 1만1000P를 돌파하는 모습이고 국내 역시 연중 고점을 갱신하며 금융 위기 당시의 하락분을 돌려놓고 있다.

시장 주도주들의 경우 공통적으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며 상승했다. 2010년 3월 한 달 간 만 보더라도 외국인들은 5조 원이 넘는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그러나 몇 개 위주의 종목만을 매수하는 편중현상이 심했다.

외국인들의 일부 우량주 편식 현상은 실적, 성장성, 안전성을 중시하는 성향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그 이면의 이유들에 대해서도 한번쯤 짚어봐야 한다.

우선 달러화의 중장기 약세 전망을 예의주시해 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2007년 금융 위기 이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자산은 8900억 달러에서 현재 2조5000억 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그만큼 달러의 유통물량이 늘어났으며, 늘어난 유동성은 시장을 상승시키는 이유가 됐다. 그러나 이는 화폐 가치의 중기적 약세 전환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반면 최근 달러인덱스가 80을 돌파한 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강세의 흐름을 보였다. 이는 일시적인 흐름으로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엔 그리스 발 악재 등으로 유로화와 엔화의 약세가 이어졌다. 이 두 화폐가 달러인덱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0%가 넘는다는 점을 기억하면, 달러 강세 흐름은 보는 것과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국내 시장을 살펴보자. 1500원을 넘던 원화 환율은 현재 1200원 이하에 놓여 있다. 그 동안 줄기차게 매수에 가담했던 외국인들은 환차익만으로도 큰 이익을 냈을 것이다.

외국인들의 매도는 중장기 관점에서 달러 약세가 최고조에 달하고 원화 강세의 고점에 이르렀을 때 터질 확률이 커 보인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부분적인 물량의 출회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현재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수출주 중심의 주도주들을 꾸준히 매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외국인은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실적가치 보다 환율에 베팅하고 있고, 유동성이 좋은 종목을 골라서 집중 매입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현 시점에서 많이 오른 주도주를 지속적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맥락에서 핵심 주도 우량주는 단기적으로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를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며 조정 시점의 편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박진석(필명:초록미소) 엑스원 전문가
키움증권 우량주 단기 매매 전문가로 <투자기법의 맥>을 집필했다. 현재는 엑스원(www.x1.co.kr)에서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