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에 한 스티커사진 매장에는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스택코너가 입접해 있다.


누에고치 모양의 캡슐 호텔과 한 사람이 간신히 누워 잘 수 있는 초미니 아파트. 땅값이 비싼 일본에서 이는 더 이상 낯선 광경이 아니다.

제한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일본인들의 노력은 끝이 없다. 최근 일본에선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아 죽은 공간에 불과했던 자투리 공간을 임대사업의 영역으로 확장시킨 사업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인터넷 부동산 중개 사이트인 노키사키닷컴(Nokisaki.com).

건물 가장자리의 돌출된 공간을 뜻하는 노키사키는 도시 주변의 빈 공간을 찾아내 단기 임대를 중개해주는 인터넷 사이트로 일본에서 번창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개했다.

실제로 일본에선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에 어느 공간이든 상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파트 건물 입구의 1㎡가량 공간은 머핀 등을 판매하는 노점이 들어설 수 있고 상점 앞 작은 공간에도 야채 노점이나 가판이 들어설 수 있다.

3시간 임대에 최소 15달러를 지불하면 이러한 공간을 노키사키닷컴에서 쉽게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임대시간과 임대료는 건물주나 땅 주인이 제시한다.

임대 절차도 간단하다. 임대인이 임대해줄 공간에 대한 정보와 사진을 올리면 임차인이 게시물을 보고 마음에 드는 공간을 선택해 예약하면 된다.

노키사키닷컴은 게시된 임대물을 검증하고 임차인이 신용카드나 은행권으로 지불한 임대료에서 35%를 제외한 금액을 임대인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노키사키닷컴의 등장은 임대인과 임차인을 쉽게 연결해주는 편리함을 가져다 준 것 외에도 죽은 공간을 수익 창출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는데 그 의의를 둘 수 있다.

노키사키닷컴의 운영자인 니시우라 아키코는 “건물주들이 임대를 생각조차 못했던 공간들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노키사키닷컴의 시작은 운영자인 니시우라 아키코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됐다. 칠레산 수입 접시 판매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가늠하고자 그는 임시 점포를 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인터넷이나 부동산 중개소를 통해 적당한 임시 점포를 임대하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았고 이점에 착안해 2008년 노키사키닷컴을 설립했다.

일시적으로 임대할 곳을 찾는 사람은 많지만 이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데 그는 주목한 것이다.

사업 초기 성과는 미미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실직 근로자들이 소규모 창업에 나서면서 사업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12개월 임대료에 해당하는 보증금 지급 없이 간편하게 원하는 장소를 임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 것이다.

현재 노키사키닷컴을 통한 월평균 계약건수는 200건에 육박하고 있다. 운영자인 니시우라 아키코는 계약건수가 내년 말까지 10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확한 수익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엔젤투자자로부터 1000만엔(11만달러) 규모의 투자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선혜 아시아경제 기자 shlee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