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피스텔 시장은 공급 과잉의 부작용 속에 이미 적체된 소형 원룸을 최대한 소진시켜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으며, 지역별 편차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 시장은 현재 2단계 사업으로 접어든 세종시와 위례신도시, 동탄2신도시 등 얼마 남지 않은 신도시 물량과 서울 구도심 및 재개발ㆍ재건축 현장에서 공급될 단지 내 상가에 관심이 몰릴 전망이다.

◇오피스텔= 널리 알려진 경제학 이론 중에 ‘거미집 모형’이라는 것이 있다. 간단히 말해 수요와 공급, 가격 상승과 하락은 일정한 사이클을 두고 반복되면서 균형점을 향해 수렴해간다는 원리이다. 부동산 시장을 설명하는 데 매우 유용하게 쓰이는 이 이론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은 주기적으로 수요초과와 공급초과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고 이 같은 현상은 수요와 공급 사이에 일정한 시간적 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인식되면서 엄청난 열풍을 몰고 왔던 오피스텔은 이제 하나의 시장 카테고리로 온전히 자리 잡은 모습이다. 하지만 2012년 들어서면서부터 차츰 공급 과잉에 따른 부작용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실제로 하반기에는 수도권 오피스텔의 평균 수익률이 눈에 띄게 하락하는 양상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다.

거미집 이론에 따르면 부동산은 어떤 원인에 의해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공급이 바로 증가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가격이 급등하게 된다. 2011년과 2012년 사이 강남, 분당, 송도, 세종시 등 인기 지역 오피스텔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 행진을 이어간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가격이 급등하면 신규 착공량 즉, 공급량이 증가한다. 시간이 경과해 착공 물량이 시장에 등장하는 시점이 되면 이미 공급 초과 현상이 발생해 가격은 하락하고 초과 공급 물량이 소화될 때까지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것이 부동산 사이클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이 따르지 못해 가격이 상승하는 시장을  ‘매도자 시장’이라 하고 공급은 늘어나는데 수요가 줄어들어 가격이 하락하는 시장을  ‘매수자 시장’이라고 한다. 아파트, 오피스텔 등은 매도자 시장과 매수자 시장이 반복되는 대표적 시장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수도권 오피스텔 시장은 2012년부터 서서히 매도자 시장에서 매수자 시장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서울 지역 분기별 오피스텔 수익률은 1분기 6.18%, 2분기 6.16%, 3분기 6.02%, 4분기 5.77%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1분기 5.63%를 시작으로 현재는 5.14%까지 떨어진 상태다. 불과 1년 만에 수익률 1% 정도가 사라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급히 오피스텔 공급을 줄이기 시작했지만 이미 올해만 3만 실 이상이 입주했고 내년에는 그보다 더 많은 입주 물량이 쏟아지게 된다. 게다가 2012년에만 3만5천 가구가 인허가된 도시형 생활주택 입주 물량도 있다. 오피스텔의 경우 83%가량이 초소형 원룸이라는 점도 문제다. 원룸형 월세 상품의 경우 수요층이 대학생이나 1인 주거 계층에 한정되지만 정작 시장에 필요한 것은 그보다 면적이 넓은 투룸형이다.

따라서 2014년 오피스텔 시장은 공급 과잉의 부작용 속에 이미 적체된 소형 원룸을 최대한 소진시켜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지역별 편차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례 등 새로운 신도시의 경우 판교처럼 오피스텔이 아닌 상업시설 비중이 늘어나 과거처럼 아파트 중심의 신도시로 조성될 전망이다. 오피스텔이 과다 공급된 광교나 청라, 마곡지구 등은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다. 송도신도시는 추가 공급될 오피스텔 용지가 많지 않아 분양 열기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세종시는 LH의 용지 공급 일정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 시내에서는 대학가나 역세권보다 업무 기능이 있는 지역이나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오피스텔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전망이며, 전용면적 33㎡가 넘는 투룸형의 경우 전문직 종사자, 개인사업자, 신혼부부 등 임차 수요 면에서 다양하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원룸형 수익률을 앞지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숙박시설 분양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제주 지역은 상업, 업무 용지가 신제주 등 도심 지역에 몰려 있지만 이미 호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어 오피스텔로 허가받아 숙박시설로 전환해 분양하는 방식의 개발사업이 점차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가= 상가 시장은 2008년 이후 꾸준히 규모가 줄어들어 1층 상가 공급 면적을 기준으로 2008년 26만3489㎡에서 2013년 16만6403㎡로 감소했다. 특히 판교, 청라, 동탄1신도시 등 2기 신도시의 개발이 대부분 완료되고 있는 데다 후속 신도시 개발이 늦어지거나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여서 기반 시설 역할을 하는 상업시설의 공급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아울러 리먼브라더스 부도 사태 이후 국내 내수 경기 및 창업 시장의 위축으로 상가 분양주에게 임대 수익을 안겨주어야 하는 임차인(자영업자)이 줄어든 것도 시장을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014년 상가 시장은 현재 2단계 사업으로 접어든 세종시와 위례신도시, 동탄2신도시 등 얼마 남지 않은 신도시 물량과 서울 구도심 및 재개발ㆍ재건축 현장에서 공급될 단지 내 상가에 관심이 몰릴 전망이다.

세종시는 이미 2011년부터 LH 단지 내 상가와 민간 단지 내 상가가 모두 완판 행진을 이어왔고 최근 공급되고 있는 근린상가 및 오피스텔 상가들도 무리 없이 높은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LH에서도 개발 일정에 따라 상업용지 공급을 조절하고 있어 한동안 투자 가치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청사 주변과 2~4생활권 등 이슈가 될 수 있는 일부 입지에서는 용지 경쟁에 의한 높은 낙찰가율과 그로 인한 고분양가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위례신도시와 동탄2신도시는 본격적인 상업시설 공급이 예상된다. 과거 판교처럼 상업용지 입찰 경쟁이 뜨겁지 않아 대부분 3000~4000만원대(1층)에 분양가격이 형성될 전망이며, 대기업이 시공하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는 착공 초기 프리미엄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 시내의 경우 뉴타운 현장과 재개발ㆍ재건축 단지 내 상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미 토지 가격이 높아져 역세권 등에서 상가 부지를 매입해 신축하는 것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상가 물량이 나올 곳은 택지지구 외에 그러한 재개발ㆍ재건축 단지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역삼자이, 서초우성3 래미안, 논현경복 e편한세상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규모가 작아 단지 내 상가의 희소가치가 높을 전망이고, 가락시영 재건축과 고덕시영 재건축 단지는 배후 세대가 풍부해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

◇분양형 숙박시설= 최근 제주 지역에서 숙박시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업무시설인 오피스텔로 허가를 받은 뒤 숙박시설로 용도를 전환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호텔로 허가받은 곳이 더 많아진 것이 새로워진 점이다. 특히 2012년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을 통해 생활형숙박업이 가능해져 이미 지어졌거나 공사 중인 오피스텔, 서비스드 레지던스의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시키면 숙박형 시설로 전환할 수 있게 되면서 분양 시장에서 그 비중이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분양형 숙박시설은 대외 변수에 매우 민감한 투자 상품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속도로 증가한 제주 지역은 현재 숙박시설이 매우 부족해 객실 가동률이 대부분 85%를 웃돌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이나 충청권 등 분양형 호텔이 비교적 많이 공급된 다른 지역에서는 객실 가동률이 70%에도 못 미치는 곳이 최근 많아지고 있다. 통상 가동률이 75%를 넘기면 투자자에게는 연 8% 이상의 수익이 분배된다.

분양형 숙박시설은 완공 후 위탁 업체에 의해 관리 운영된다. 이때 업체의 운영 노하우가 떨어지는 경우 가동률이 하락하고 그로 인해 투자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같은 지역에서도 개별 숙박시설마다 수익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투자에 앞서 입지, 설계, 운영 능력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

2014년에도 숙박시설 규모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4대문 안에 속한 지역에는 아직도 호텔로 개발될 예정인 부지가 많다. 제주 역시 신제주, 탑동 등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약 3000실 이상이 추가로 공급될 전망이다. 공급 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분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오피스텔 수익률이 5%대에 머물고 있어 마땅히 임대 수익을 노릴 만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투자이민제 실시 및 요건이 변수가 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현재 제주의 경우 5억원(미화 50만달러) 이상을 투자한 외국인에게 국내 거주 자격이, 5년 이상 체류한 외국인에게는 영주권이 주어진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7억원 이상 투자해야 대상이 된다. 지금은 숙박시설 및 체류시설로 한정돼 있고 그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특히 중국인들의 국내 숙박시설 투자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정 범위나 대상이 향후 변동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분양 시장에 미칠 영향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안민석 riomanjun@hanmail.net

전 한국경제신문 전국상권대해부 및 자영업컨설팅 자문위원, MBN ‘생방송부동산’ 및 MTN ‘부자들의 비밀노트’ 출연, 현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