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원 A씨는 아마존 국내 진출 소식에 반색했다. 해외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던 그는 같은 제품을 구매해도 국내와 해외의 가격 차이가 얼마나 큰지 진작부터 알았기 때문이다. A씨는 귀국후에도 꾸준히 해외직구를 이용해왔는데,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아마존이 국내에 상륙한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이다.

# 유통업계 관계자 B씨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미 국내 소비자 상당수가 해외 직구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에 진출하게 된다면 매출 부분에 있어서 큰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히려 위축되는 것은 국내 업체들. 유통뿐 아니라 IT, 물류 회사까지 새로운 ‘거대’ 경쟁자의 등장에 내부적으로 유통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이 한국 시장에 들어오면서 국내 휴대폰과 통신 시장이 재편된 것처럼, 아마존의 국내 진출에 따라 우리나라의 유통 시장도 새롭게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소비자는 반색하고, 국내 업체는 속이 타들어가는 모습이다.

아마존이 한국에 ‘아마존 코퍼레이트 서비시즈 코리아(AWS)’를 설립한 건 2012년. 그러나 국내 IT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만 집중해왔다. 이에 일반 소비자들은 아마존의 다양한 서비스를 한국에서 직접 접할 수 없었다.

최근 아마존 한국 지사는 염동훈 전 구글코리아 대표를 제너럴매니저(GM)로 영입했고, 솔루션 설계, 지역영업담당, 전문기술영업, 고객관리 담당 등 각 분야별 한국직원 채용에 나섰다. 본격적으로 국내 진출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된 것.

사실 아마존의 국내 유통시장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있었다. 1999년 삼성물산과 업무 협약을 맺었지만 실제 진출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시 일본 진출과 맞물리면서 시장 집중 공략을 위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을 보류했다. 2009년에는 인터파크와 관련 이야기가 오갔지만 이 역시 가시화되지는 않았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한국어 쇼핑몰 운영이 올 연말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드러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아마존의 강점은 환불이나 교환 등 소비자가 불편을 겪을만한 요소에 대해 지극히 ‘고객 중심적’이라는 것. 아마존의 현금보유액이 12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자금을 지속적으로 시스템개선과 가격인하에 투자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더불어 고객 서비스 만족까지 갖춘 아마존이 국내에 진출하게 된다면 국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양한 물류시스템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일부지역에서 일요배송 시범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소형 무인비행기를 이용한 30분 내 배송서비스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마존의 국내 점령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의 한 소식통은 “국내 택배 시스템 역시 당일배송 등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아마존의 물류 시스템이 큰 강점으로 부각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얼마만큼 고객의 편의를 생각하고 다양한 상품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느냐가 관건이지만, 국내 온라인 쇼핑 역시 만만치 않은 경쟁 시장이어서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