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 진열돼 있는 설 선물 매장 모습. [사진=이미화 기자]
명절 때마다 부모님이나 친지 어른, 상사나 스승께 보낼 선물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마음이야 최고의 선물을 드리고 싶지만 요즘처럼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형편에선 저렴하면서도 체면을 세울 수 있는 실속형 선물에 눈길을 먼저 둘 수밖에 없다. 이번 설 명절에도 백화점, 대형마트에서 저마다 10만원 안팎의 가격대에 다양한 실속형 선물들을 내놓고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설 명절 실속 선물세트들이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기 불황 탓에 좀 더 합리적인 가격대를 원하는 알뜰족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들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명절에 합리적인 포장과 구성으로 마련된 실속형 선물세트가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번 설에도 다양한 가격대의 알뜰 선물제품들을 준비해놓고 있다.

특히 5만원 안쪽의 제품들을 실속형으로 선보이고 있는데 온 가족이 즐겨 먹을 수 있는 가공햄 CJ스팸으로 구성된 ‘CJ스팸 6호’(4만4800원)를 비롯해 대상 청정원의 인기상품인 카놀라유, 우리팜델리, 석류(홍초), 참치, 런천미트 등으로 차려진 ‘청정원 K2호’(4만6900원) 복합선물세트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좀 더 저렴한 선물로는 샘표의 식용유, 간장, 참기름 등 요리 에센스 제품들로 장만된 ‘샘표 특선세트1호’(3만7500원),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 비누, 샴푸, 보디워시 등으로 꾸려진 ‘LG 향기2호’(2만7900원), 명절에 꼭 필요한 식용유만으로 구성한 ‘청정원 고급유 6호’(9100원) 등이 있다.

롯데백화점은 “실속형 선물들은 가격 부담이 적은 만큼 단품으로 선물하기 부족하다 싶으면 내용이 다른 3만원대짜리 2개로 구성해도 좋다”고 추천했다.

현대백화점은 알뜰하면서도 차별화된 10만원 내외의 이색 선물세트로 실속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제품은 국내 최초로 선보인 제비집 음료. 중화권 나라들에서 황제가 먹는 보양식으로 유명한 제비집 음료는 제비가 둥지를 만들 때 접착제 역할을 하는 제비침으로 만든 음료로 콜라겐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건강음료이다. 제비집을 가공처리해 음료수 형태로 출시된 ‘유얀상(Eu Yan Sang) 제비집 건강음료’(75g 6병, 7만9000원)는 현재 홍콩 대만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건강음료로 판매되고 있다.

또한 불고기, 국거리용 프리미엄 한우를 10만원대 실속형으로 차린 ‘현대 화식한우  선물세트’(17만원)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만족시켜줄 선물로 꼽히고 있다.

현대백화점 생활사업부 안용준 상무는 “올해 설에는 저렴하면서도 차별화된 선물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10만원 안팎의 실속형 선물세트 물량을 30% 이상 늘렸다”고 전했다.

대형마트들도 백화점에 뒤지지 않는 실속상품군을 준비하고 설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마트는 한우와 과일, 건강식품 등 다양한 설 선물세트를 구성했다. ‘한우갈비 2호’(13만8000원)는 최근 오름세를 보이는 한우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마트 미트센터에서 내놓은 기획상품. 한우갈비 2.7㎏과 양념소스 3팩이 들어 있어 맛있는 조리가 용이하다.

지난해 작황이 좋고 당도도 높은 과일의 경우, ‘NOVEL500 사과’(12입, 9만원)와 ‘NOBLE500 배’(9입, 8만50000원) 각각 500세트를 준비했다. 사과는 전북 장수, 배는 신고배 주산지인 전남 나주, 충남 천안에서 올라온 고품질 과일로 선별한 명산지 세트이다.

건강선물로는 국내산 6년근 홍삼으로 농축한 자체 브랜드 ‘이마트 6년근 홍삼정’(9만9000원)과 지난 2010년 국제 명차품평대회 금상 제품인 ‘쌍계 그랜드 셀렉션’(3만9800원)을 추천했다. 쌍계명차 선물세트는 전통식품 명인 제28호로 지정된 김동곤 명인이 전통방식 제다법으로 지리산 자락인 경남 하동에서 만든 제품으로 전통차 8종, 블렌딩티 4종, 허브티 4종으로 이뤄져 있다.

롯데마트는 과일, 채소, 축산, 수산, 가공식품 등 종목별 알뜰 선물들을 구비하는 동시에 포장용품을 줄여 그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포장재 수거 캠페인’도 진행한다.

사과와 배 6개씩으로 구성된 ‘통큰 혼합세트’(2만5000원)가 알찬 소비자의 발길을 잡고 있으며, 표고버섯 동고와 표고채, 표고버섯가루로 혼합구성된 ‘버섯 어울림 행복3호’(4만9000원)와 ‘통근 한우 갈비정육세트’(9만9000원), ‘통근 한우 꼬리반골 선물세트’(9만5000원)도 인기 실속품목 중 하나다.

아울러 1만원대 선물세트인 ‘초이스엘 서천산 재래김 세트’(1만원), 생활용품인 ‘아모레 종합1호’(9900원), ‘엘지 1호’(9850원), ‘맥심 모카믹스 40포 2+1 기획’(1만1300원) 등도 소비자의 손을 가볍게 해준다.

홈플러스는 실속과 함께 실용성을 더한 선물들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복주머니 패키지형 ‘디지털 상품권’을 판매하고 있다. 복주머니 모양의 연하장과 디지털상품권이 하나로 구성돼 선물과 함께 새해 메시지를 전하도록 했다. 디지털상품권은 금액 소진 뒤에도 홈플러스 고객센터에서 재충전이 가능하고, 카드 이미지를 자신이 원하는 배경이나 사진, 덕담을 넣어 맞춤형으로 꾸밀 수 있다. 이번 설 행사 기간에는 디지털상품권 20만원 이상 구매 시 5000원을 추가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유통업계 최초로 멀티문자메시지(MMS) 하나로 즉시 쇼핑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상품권’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모바일 상품권은 MMS에 상품권 바코드, 상품권 번호, 인증(PIN)번호, 사용 방법 등을 담아 매장에서 바로 실물 상품권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결제횟수의 제한 없이 사용금액이 차감되는 방식으로 기존 모바일 상품권과 차별화돼 있고, 금액을 재충전할 수 있어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또 홈플러스는 ‘산지기획 배 세트’(2만원), ‘프렌치카페 실속커피세트 41호’(5000원). ‘킨록 Heatup 양말2족세트’(8800원) 등을 실속선물로 내놓고 있다.

 

[설 실속선물 잘 고르는 방법]

과일은 사과·배 혼합으로…갈비는 찜용이 무난

명절을 맞아 선물 고르기로 고민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롯데마트가 선물 선택 요령을 들려줬다.

과일 선물세트의 경우, 과수의 크기가 균일한지 먼저 살펴보는 게 좋고, 일반 가정에 선물하는 과일이라면 좋은 사과와 배를 혼합한 세트를 준비하는 게 실속 구매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축산 및 수산물로 준비하려면 정육, 갈비 세트는 용도를 고려해 선택할 것을 권했다.

즉, 품격과 격식을 갖출 필요가 있는 자리에는 구이용 갈비나 스테이크로, 일반 가정에 선물하는 경우엔 집에서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찜용 부위와 갈비가 포함된 선물이 무난하다.

수산물 선물로는 굴비가 최고로 대접받는데 굴비는 눈이 선명하고 비늘이 고르게 분포된 것이 양질 제품이며, 원산지와 가공지가 국내산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포장된 굴비라면 국내산은 굴비의 머리 부분에 다이아몬드 형태가 선명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 눈여겨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일반적인 생활용품 세트는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불필요한 구성물이 없는지 먼저 확인하는게 좋다. 롯데마트는 “받는 사람의 가족 수에 구성품의 수량을 맞추는 것도 생활용품 선물구매의 현명한 에티켓”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