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흡연율이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의학협회저널(JAMA)에는 미국이 지난 50년간 흡연자 규제를 통해 약 800만 명의 조기 사망을 막고 수명은 평균 20년 연장시켰다는 내용의 논문이 실렸다.

이번 연구 결과는 워싱턴대학 건강지표 평가연구소 등이 1980년부터 2012년까지 187개 국가15세 이상 흡연인구의 수와 흡연량을 추정해 이뤄졌다.

평균수명은 흡연자 중 금연한 사람의 수를 계산하고 이들이 조기 사망의 위험에서 벗어난 수를 계산해 얻은 연구 결과로 미국의 남성 약 530만 명, 여성 270만 명이 흡연 규제를 통해 사망을 예방했다. 이렇게 금연한 사람들은 40세 기준 남성은 약 2.3년, 여성은 1.6년을 더 오래 산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흡연력을 모두 반영한 것은 아니지만 금연으로 인한 이득과 그 영향력을 잘 보여준 연구라는 평가다.

미국인의 흡연과 건강에 관한 보고서는 1964년 처음 발행됐다. 당시 미국인의 흡연율은 남성 60%, 여성은 33%였는데 현재는 성인의 흡연율이 20%도 되지 않는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흡연율은 줄었다. 1980년 세계 흡연비율은 25.9%였으나 2012년에는 18.7%로 감소했다. 그런데 흡연자 수는 7억2100만 명에서 9억6700만 명까지 증가했으며 이들이 소비하는 담배 숫자 또한 26%나 늘어났다.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흡연자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인구대국이다. 이들 국가는 2006년 이후 흡연자가 늘어나는 추세로 특히 중국의 경우 2012년 기준 흡연율은 24%로 1980년 30%에서 줄었지만 흡연자 수는 약 1억 명이 늘었다. 인도도 흡연율은 19%에서 13%로 감소했지만 3500만 명이었던 흡연자가 무려 1억1000만 명으로 많아졌다. 러시아는 인구의 3분의 1이 담배를 피우며 1980년에 비해 100만 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인구가 많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흡연자가 늘어나 전 세계 흡연자 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새해부터 금연법을 확대했다. 150㎡ 이상 음식점이나 호프집 등에 적용했던 금연구역을 100㎡ 이상 업소로 확대하는 등 실내흡연금지를 강화하고, 담뱃값은 OECD국가의 평균 수준인 6000원 수준으로 인상하자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금연구역 확대와 담뱃값 인상안 발표에도 우리나라의 15세 이상 흡연자 비율은 23.9%로 집계돼 세계 평균 18.7%보다 5% 이상 높은 수치를 보인다. 흡연자도 1980년 845만 명에서 996만여 명으로 오히려 150만 명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대학 연구소는 “흡연율이 높고 담배 소비량이 많은 나라, 금연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흡연자들의 질병 발생확률이 높다”며 “담배광고 금지, 금연지역의 확대, 담뱃갑에 금연 경고문을 기재해 담배의 해로움에 대한 인식을 높여주고 담뱃값 인상 등 규제를 통해 흡연 인구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