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내수주, 차별화된 전략으로 2014년에도 씽씽

국내 소비경기는 2012년 하반기 바닥을 다진 이후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2013년 하반기부터는 각종 지표가 개선되며 지난 2년간의 하강 사이클에서 벗어날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유통, 패션, 식품 업종 주가 역시 이런 추이를 반영해 지난해 하반기 들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업마다 회복 속도의 차이는 있었다. 가장 먼저 바닥을 친 기업은 오뚜기, 신세계, 베이직하우스, SK텔레콤이다.

오뚜기는 업계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필수소비재 업종 중 가장 높은 알파지수를 보였다. 오뚜기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여전히 불황기에 가까운 시장 환경에서 오뚜기의 장점인 ‘저렴한 가격’이 두각을 보인 것이다. 또한 경쟁업체들과 달리 가공식품에서 출발한 오뚜기는 여러 단계의 제조과정을 거쳐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식생활의 다양화, 1인 가구 증가, 캠핑 문화 확산으로 급변하는 식문화를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를 통해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형마트 영업 규제의 일시 중단에 따른 악영향에도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경쟁사들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오뚜기는 독보적인 브랜드력과 낮은 판관비율,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가장 안전한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세계도 유통업체 중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했다. 신세계가 성공한 이유는 다름 아닌 프리미엄 아웃렛이다. 신세계는 2007년 국내 최초로 교외형 프리미엄 아웃렛을 선보이며 소비 트렌드를 주도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비용관리 경영에 초점을 맞추면서 역성장한 유통산업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향후 소비진작으로 유통 업황의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가운데 신세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지속적인 비용구조의 슬림화를 통해 동종기업 대비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욱이 아웃렛 시장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성장 모멘텀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베이직하우스는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 시장으로 눈길로 돌려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베이직하우스는 점진적인 중국 소비경기 회복을 예상하고 신규 브랜드 론칭과 매장 확대로 실적을 개선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베이직하우스의 주가 상승은 중국 진출을 통한 성장전략이 주효했다”며 “예상보다 빠른 중국 패션경기 회복으로 향후에도 영업이익 개선세를 유지∙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탄탄한 펀더멘털이 빛을 발한 SK텔레콤

SKT는 독보적인 시장점유율로 실적 안정성을 공고히 했다. 지난해 대형 유통사의 알뜰폰 시장 진입으로 통신사에 위협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SKT 자회사인 SK텔링크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가입자 순감 영향이 가장 약했다.

또한 마케팅 비용을 줄였지만, 가입자당 평균매출액(ARPU)이 4% 이상 증가해 이익 측면에서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향후에도 경쟁사 대비 광대역 LTE와 LTE-A 서비스 모두 강점이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 호재가 예상된다. SK텔레콤은 광대역 LTE, LTE-A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해 타사보다 초고속 LTE 네트워크 커버리지가 넓다. 가입자 수가 많아 설비투자의 효율성도 높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에 비해 설비투자 효율성이 높고 마케팅 비용이 낮아 자금사정이 좋고, B2B 솔루션, 미디어, 헬스케어 등 비통신 사업들도 점차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SKT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