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국민카드의 한글 시리즈 ‘훈.민.정.음 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필요 없는 곳의 어설픈 혜택을 과감히 버리고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4가지로 나눠 분야별로 집중 할인을 적용했다. 타 카드 대비 연회비도 낮다. 이 카드, 달라도 뭔가 다르다.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이번에 저희 카드사에서 20~30대를 위해 쇼핑 혜택을 추가한 새로운 카드가 나와 전화 드렸습니다. 이 카드로 말씀드리자면~(블라블라).”

신용카드 고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전화를 받아봤을 것이다. 듣다 보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렇게 만든 카드만 벌써 4~5장. 하지만 막상 필요할 때 쓰려고 보면 어느 카드가 어디에 쓸모 있는지 도통 떠오르지가 않는다. 카드 이름도 복잡하고 길다. 온갖 영어 단어가 섞여 내가 무슨 카드를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습관적으로 쓰는 카드만 쓴다.

“혜택이요? 글쎄요. 현금 가지고 다니는 대신 카드 한 장으로 다 계산되니까 편리해서 쓰는 거죠 뭐.”

신용카드의 할인 혜택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고객이 과연 얼마나 될까. 처음에는 알뜰한 소비자가 돼 보겠다고 온갖 혜택을 따져가며 카드를 선택하지만 결국은 지불 수단에 그치고 만다.

카드를 선정할 때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 소비 습관이다. 소비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어 카드 사용이 가장 잦은 분야를 알면 관련 할인율이 가장 높은 상품으로 고를 수 있기 때문. 굳이 이것저것 온갖 혜택이 섞여 어설프게 할인해주는 카드를 사용하는 것보다 한곳에 집중해 더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는 것이 훨씬 이익이다.

최근 KB국민카드의 한글 시리즈 카드인 ‘훈.민.정.음 카드’가 상품과 연계된 다양한 스토리와 집중 할인 혜택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카드는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금융에 스토리를 입힌 ‘훈민정음 카드’

“글자를 알면 백성들도 힘이 생긴다. 밥이 나오지는 않지만 밥을 더 많이 만드는 법을 알게 될 것이고 양반이 되진 않지만 양반들에게 지금처럼 힘없이 당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지난 2011년 우리나라 안방을 강타한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대왕 역을 맡은 한석규의 명대사다. 대신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왜 한글을 반드시 만들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 실제 세종대왕은 당시 어려운 한자 때문에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도 자기 의사를 표현하지 못함으로써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누구나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한글을 창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종대왕 즉위 만 25년 만의 일이다.

지난해 12월 첫선을 보인 ‘훈민정음 카드’ 또한 KB국민카드 설립 만 25년 만에 출시됐다. 새로 취임한 심재오 사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훈민정음을 창제했듯이 KB국민카드는 국민을 위해 간결하고 편리한 훈민정음카드를 만들었다고 심 사장은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KB국민카드는 이처럼 상품과 스토리를 연계한 ‘스토리 금융’이라는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어렸을 적 할머니로부터 자주 접해온 옛날 이야기를 금융 상품과 연결시켜 좀 더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훈민정음 카드의 광고 역시 카드 출시 배경과 의의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모델로 채용했다. 바로 마지막 황손이라 불리는 이석 황실문화재단 총재. 세종대왕의 28대 손이다.

시리즈 카드인 만큼 종류도 4가지로 함축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한 가지 라이프 스타일에 집중 할인을 적용했다. 각 카드의 색상도 전통 색상인 ‘오방색’을 활용해 카드마다 지닌 특징을 설명해줄 수 있도록 했다. 훈, 민, 정, 음 이라는 각 카드 음절이 가진 뜻을 이용해 혜택을 나눴다.

각 카드의 연회비는 국내전용 5000원, 국내외겸용 1만원이다. 집중된 분야의 할인율도 평균 10% 이상으로 타 카드와 비교해봐도 높은 수준이다. 타 카드사의 관련 대표 카드 혜택과 비교해보면 보통 국내전용 연회비는 8000원 선으로 할인율도 5%대다.

이 밖에 특별서비스로는 앱카드 ‘K-모션’으로 편의점에서 결제 시 5%, 시즌별로 특화 가맹점 이용 시 50% 할인에 이어 KB국민은행 장기거래 고객에게는 5% 할인이 추가 제공된다.

 

가르침을 받아 배움이 풍족하니 ‘훈 카드’

‘훈 카드’는 가르칠 훈(訓)을 떠올리면 된다.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학원 분야에 대한 혜택을 높였다. 카드 색상도 인간의 지혜를 뜻하는 검은색이며 보조 수식어는 ‘알찬 내일’이다. 자녀교육과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기술, 문리, 외국어 등 학원 업종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할인율은 10%로 전월 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1만원, 60만원 이상이면 2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단, 자동차와 예체능 학원 업종, 인터넷 결제 이용금액은 제외된다.

이 밖에 종합스포츠센터, 레포츠클럽 업종 등 레저와 피트니스 업종에서는 5% 할인율이 적용된다. 약국에서도 5% 할인이 적용되나 KB국민은행 장기거래 고객의 경우 5%가 추가돼 최대 1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국민의 생활이 행복하니 '민 카드'

‘민 카드’는 국민을 뜻하는 한자 백성 민(民)이 연상된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찾게 되는 대형마트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카드 색상은 풍요로움을 나타내는 노란색으로 보조수식어는 ‘행복한 생활’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 10% 할인율이 적용된다. 전월 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1만원, 60만원 이상이면 2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단, 온라인 쇼핑몰 이용금액, 상품권 구매 및 건물 내 임대매장 이용금액 등에 대해서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GS25, 세븐일레븐, CU 등 편의점에서는 이용금액의 5%가 할인된다. 더욱 풍족한 생활을 위해 통신요금도 할인해준다. SKT, KT올레, LG유플러스 등 국내 3대 이동통신사 이용요금의 5~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나를 가꿔 매력이 빛나니 ‘정 카드’

‘정 카드’는 빛날 정(炡)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쇼핑이나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된다. 자신을 가꿔 매력이 최대한 빛날 수 있도록 관련 업종에 할인을 집중했다. 카드 색상은 반짝반짝 빛난다 하여 정열과 창조를 뜻하는 빨간색으로 디자인했다. 보조수식어는 ‘빛나는 매력’이다.

G마켓, 옥션, 인터파크, 11번가, 롯데닷컴, 신세계몰, YES24 등 인터넷 쇼핑몰과 CJ, GS, 현대 등 홈쇼핑에서 총 사용금액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단, 인터넷 쇼핑몰 내 상품권, 여행, 항공권, 티켓, 도서 이용금액에 대해서는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미용실, 피부미용원, 화장품 업종에서도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국내 3대 백화점과 면세점에서는 최대 10%까지 할인이 적용된다.

 

커피 한잔의 여유로 휴식이 즐거우니 ‘음 카드’

‘음 카드’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커피를 마신다는 뜻으로 마실 음(飮)을 떠올리면 기억하기 쉽다. 말 그대로 커피 업종에서 제대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카드 색상은 생명과 성장을 의미하는 파란색으로 보조수식어는 ‘즐거운 휴식’이다.

스타벅스, 커피빈, 파스쿠찌 등 커피전문점에서 이용금액의 30%가 할인된다. 좀 더 즐거운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에서는 5% 할인된 가격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이 밖에 인터파크, 티켓링크 등에서 공연을 예매하거나 쿠팡, 티켓몬스터 등 소셜커머스에서 결제 시 5% 할인이 적용된다. 골프 및 KB투어 해외 여행 상품에 대해서는 최대 1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