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코스피지수는 낙폭을 보이며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선사했다. 경기가 기대만큼 성장할지, 어느 국가·섹터가 수혜주로 부상할지 아직은 확신하기 어렵다. 이런 때, 투자 포지션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며, 어떤 상품이 유망한가. 재테크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추천할 수 있는 재테크 비법을 연속 시리즈로 소개한다. 스물한 번째로 국내 대표 증권사인 KTB투자증권이 제안하는 재테크 전략과 상품을 집중 조명한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에게 물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
*사진: 박재성 사진기자

지난해 하반기, 신흥국은 찬밥 신세였지만 미국·유럽 등 선진국은 선전했다. 하지만 선진국은 올해 10~15% 체면치레하는 정도의 성장률만을 유지해 상황은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찬밥’ 신흥국+‘우대’ 선진국 → 2014년, 신세 바뀐다

선진국은 선행지표와 함께 움직이고, 후진국은 동행지표와 동행한다. 선진국은 지난해 10월부터 호전된 선행지표를 선반영한 상태다. 임금, 소비지표 등 동행지표가 좋아진다고 해도 이미 시장의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돼 성장 모멘텀이 줄어들 것이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있기 때문에 제한적인, 혹은 박스권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S&P500 기준 PER가 16배 정도이다. 20년 평균치가 18~19배 정도이고, 거품이 끼었을 때는 20배까지 올랐다. 위로 상승 한계가 보이는 시점이다. 더불어 그동안 선진국 주가가 올랐던 기저에는 유동성이 있었는데, 유동성 요인이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자산 자체가 완만하게 증가할 것이다.

유럽은 밸류에이션과 유동성 양면을 볼 때, 추가 상승은 제한적이다. 올해 유럽이 15% 이상 상승하면 거품이 끼고 경제 붕괴가 올 수 있다.

日, 올해 말 120엔/달러 예상··· 약세 폭 둔화될 듯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엘리트’였던 일본은 엔저 현상이 지속되며 골칫덩어리로 변했다. 올해 주가와 엔화 이동 경로를 잘 살펴야 투자 손실을 보지 않을 것이다. 일본 주가는 올해 20% 정도 상승 여력이 있어 보이고, 엔화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엔저는 둔화될 것이다.

2분기(일본 기준: 1분기)인 4~6월 경제지표가 떨어질 것이다. 소비세 인상이라는 브레이크가 걸리며 일본 시장은 조정을 받겠지만, 3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개선돼 반등을 보일 것이다. 진검승부는 10월 이후가 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로 손꼽히는 엔화는 2~3월에 반전을 보일 것이다.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 통화가 강세로 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엔화는 이런 보통의 흐름과 다른 반응을 보이는 ‘별난’ 외화이다. 일본은 경제가 좋아지면서 주가는 상승, 엔화는 약세로 가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1985년 이후 두 번의 엔화 약세와 두 번의 엔화 강세가 있었다. 엔화는 복잡하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에는 일본 경기가 나빴지만, 엔화가 강세로 갔다. 달러 다음의 안전자산으로 여겼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기가 좋아졌지만, 엔화는 약세로 가는 양상을 보인다.

올해 아베노믹스의 성공·실패와 관계없이 부양정책의 일환으로 유동성이 계속 풀리면 엔화 약세가 이어질 확률이 높다. 아베노믹스가 성공해도 돈이 풀리면 금리가 올라가고, 엔화 약세-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승부가 실패하면 일본은 국가 파산에 처하게 될 것이다.

올해 말까지 길게 보면, 120엔/달러(800엔/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국가 예산의 1/4을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써야 하는 실정이다. 국가부채 GDP 비율이 260%에 달한다. 일본 경제지표가 2분기에 안 좋아진다고 가정하면, 상반기 102~106엔/달러 정도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엔화가 추가 약세로 갈 것이라는 불안감에 1월 말~2월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매수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만찮은 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엔화 약세는 천천히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미약하지만 약세 강도가 조금씩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노믹스의 인플레이션 타깃팅 정책과 엔화 약세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는데, 소비세 인상은 경기 부양에 브레이크 장치로 작용할 것이다.

中, 만만디(慢慢地)! 천천히 경제 성장한다

중국은 2014년 경제성장률이 7%대 중반에 이를 것이다. 더 떨어지기에는 도시화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땅파기(고정투자) GDP 비율이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 이 때문에 성장률의 하방이 있을 것이다. 또 유럽·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 수출기업의 가동률이 높아지고, 고용·임금·소비 상승을 불러올 것이다.

하지만 구조개혁은 천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농촌인구가 도시에 와서 농민공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대외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개혁을 가속화하면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구조개혁의 목적은 ‘자원의 배분 시스템 선진화’이기 때문에 장기 이슈가 될 것이다. 지난해 이슈가 됐던 그림자 금융을 예로 들어보자. 중국은 은행 이외의 여신 대출 비중이 20%에 달한다. 통계도 잡히지 않고, 규제 범위도 벗어났다. 이 때문에 강한 규제는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해에도 중국 정부가 메스를 대자마자 상하이 단기금융시장이 폭등했었다. 경제주체가 저금을 충분히 하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개혁을 시작, 대출을 줄여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건실한 기업까지 망가지지 않도록 구조조정은 속도 조절을 할 것이다.

신흥국 ‘제로금리+경기 확장’ 전제로 다시 뜬다

1) 제로금리가 1~2년간 유지되고, 2) 경기가 확장된다는 전제가 유지되면 신흥국 경기는 2014년, 눈에 띄는 속도로 좋아질 것이다.

만약 연준이 3월부터 금리를 올린다면 신흥국 주식은 비전이 없다. 제로금리가 유지돼야 시장의 국채 금리 상승도 제한적이다. 제로금리는 과잉 유동성 공급을 의미한다. 조달금리, 즉 예금 금리가 낮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해외 투자에의 조달 비용(=조달 금리=예금 금리=정책 금리)+기대 수익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조달 비용은 살인적인 저금리다. 실물경기는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고 있는데, 정책 금리는 한겨울 수준이다. 이런 갭이 신흥국을 타깃으로 하는 투자·투기를 유발한다.

신흥국의 경기 신호가 호전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만약 올해 경기가 가속 확장을 못하면 신흥국 주가는 오르지 않을 것이다. 올해 글로벌 경기가 가속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동행지수와 함께 움직이는 신흥국 지수도 오를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ISM지수 등 선진국 내에서 선행지수가 많이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금융시장에는 불안 요인이 많다. 유럽 은행의 자본 확충 리스크, 중국 경기 블랙박스에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주택경기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신흥국 중 Down Side Risk가 적은 나라를 골라야 한다. 1) 성장을 오래 쉬었어야 하고, 2)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어야 하고, 3) 선진국 경기가 좋아지는 데 따른 낙수효과가 있어야 하므로 수출 국가여야 하고, 4) 국가 부채 비율이 낮아야 하고, 5) 경상수지의 흑자 비율이 높은 국가가 견실한 신흥국이다. 이런 국가를 안정적 위험자산이라고 부를 수 있다.

반면, 위험적 위험자산은 중국 경기 호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프런티어 마켓 등을 꼽을 수 있다. 중국 경기가 7.5%가 아닌, 8% 상승한다면 이런 국가들도 상승 여지가 있지만 아직 불안하다.

안정적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완전히 한여름은 아니지만, 경기 확장세를 이어갈 것이다. PER가 8배 수준이고, 기업 실적 전망이 좋다. EPS가 떨어진다고 가정해도 10배 수준(수익률 10%)일 것이다.

미국 10년물 금리가 투자의 기준이 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고 하지만 삼성전자 이익이 분기당 8조3000억원, REP 8배 수준의 이익을 얻은 셈이다. 시장의 우려는 과해 보인다.

우량 신흥국 주식에 초점을 맞추고, 선진국 주식의 추가 상승을 노려보자. 리스크의 경계에 있는 원자재·상품(Commodity)은 고위험 고수익 투자자들에게 추천한다.

경기와 투자위험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는 미국 장기물(10년물) 금리다. 3% 이하에서는 신흥국 주식 등 위험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3%를 초과하면 금리 상승 속도가 경기 호전 속도보다 더 빠른 것이므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3.5% 경계선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