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까지 미국 채권시장의 약세에도 국내 시장은 강세 흐름을 보였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점진적인 테이퍼링을 결정한 이후 미국 국채 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여왔지만, 한국 국채 금리는 오히려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주를 기점으로 채권금리의 방향성이 전환했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1만 계약 이상 매도하기 시작하면서 채권시장이 약세로 전환됐다. 최근 외국인 매도가 일부 포지션에 대한 차익실현인지 아니면 금리 방향의 변화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미국 채권 시장 대비 강세를 나타냈던 국내시장이 레벨 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금리 방향 변화에 무게를 두고 보수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하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연준의 테이퍼링 영향으로 금리 상승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된다”며 “완만한 금리 상승 기조를 이어가며 2.90~3.05%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한 후 향후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12월보다 늘어난 1월 국고채 발행규모도 수급상 채권시장에 악재로 꼽힌다.

환율은 국내자산 감소에 따른 원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금요일 코스피에서 외국인들이 3200억원가량을 매도하면서 모처럼 원∙달러 환율이 반등했다. 다만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과 이월된 네고물량으로 환율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1050원대 중반의 레인지 흐름이 전개될 전망이다.

이에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당국 개입으로 하단은 1050원에서 막혀 있지만, 상단은 여전히 열린 상황”이라며 “현재 국내자산이 약해져 있고 달러인덱스도 80.6까지 급등하는 등 대외 여건상 106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새해 첫 거래일 996원대까지 급락했던 원·엔 환율도 달러∙엔 환율의 진정과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1000원 초반에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간 반면 일본은 계속 엔화를 풀고 있어서 엔화 약세 기조는 한동안 거스르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