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이 다시 재계 화제가 되고 있다.
대우그룹 전 임직원 600여명이 모여 성대하게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출범식을 단행한 게 직접적인 계기다.

더불어 이번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출범이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재기 단초가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설왕설래 말이 많다.

지난해 9월 19일 출범한 연구회는 대우의 옛 영광을 모색하는 자리를 넘어 대우그룹을 다시 세우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구회에 가입하는 회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8월 말 마감한 창립 회원 모집 당시 900여명이었던 회원 수는 창립총회 당시 1400여명으로 늘어난 후 올해 2월 말 현재 2300여명에 달하고 있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출범을 이끈 주역은 대우그룹 임원 출신들의 상조회 격인 대우인회 회원들이다.

신임 임원은 없고 기존 임원은 계속 나이가 들면서 대우인회 존속을 우려하던 몇몇 회원이 직원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지난해 홈페이지(www.daewoosky.com)를 열고 차근차근 준비작업을 했다.

장병주 회장을 필두로 추호석 전 대우중공업 사장(현 파라다이스 사장), 이태용 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현 아주그룹 부회장), 이동호 대우자판 사장, 이경훈 전 대우그룹 중국지역 본사 사장(현 서울대 초빙교수), 백기승 전 대우그룹 기획조정실 전무 등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대우그룹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으고 창립총회 참가 신청을 받았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원들은 한결같이 “김우중 전 회장과 딱히 연관 짓지 말아 달라”고 입을 모은다.

장병주 전 (주)대우 사장도 “김 전 회장 개인보다는 대우그룹 32년간의 경영철학이었던 세계 경영의 의미와 성과를 재평가하자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다”며 “대우그룹은 외환위기 주범이 아니라 최대 피해자였다”고 주장했다.

이는 결국 김우중 전 회장이 ‘실패한 경영자’가 아닌, ‘때를 잘못 만난 경영자’라는 의미도 된다.

조윤성 기자 cool@asiae.co.kr